3 내 단상

(단상. 445) 나이 먹는 나 자신에게

필자 (匹子) 2020. 6. 29. 11:36

나 자신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기란 힘이 든다. 70억 가운데 한 마리라서 그러한가. 나의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은 세상에 너무 적다. 문제는 15%에 해당하는 완고한 골통들에게 있다. 그들은 권위주의에 맹종하면서, 절대로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이들을 어떻게 계도할 것인가? 아니, 완고한 골통은 바로 나일까?

 

6월 25일은 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날이었다. 김일성은 통일이라는 원대한 목표로써 남침했지만, “외세의 개입”으로 인하여 전쟁이 비화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외세의 개입”이라는 표현이다. 나의 조모가 직접 체험한 이야기인데, 당시 하동 근처에서 만난 인민군들은 무척 유순했다고 한다.

 

문제의 발단은 맥아더의 인천 상륙이었고, 중공군의 진군이 끔찍한 동족상잔의 비극에 불을 당겼다. 외국 군인들도 많이 죽었다.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는 외침은 아직도 유효하다. 그렇다고 100% 미군 철수는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없다. 최소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미 공군만 당분간 한반도에 주둔하는 게 필요악의 정책일지 모른다.

 

100년 된 느티나무는 위풍당당함을 자랑한다. 그러나 100세 노인의 몸은 그렇지 못하다. “몸나”는 늙었어도 “얼나”는 살아 있어야 한다. 끊임없이 반성하고 스스로를 성찰하지 않으면, 늙어빠진 늙은이의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설령 치매를 앓을지언정 유연한 심리 구조와 공명정대한 판단력을 잃지 말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