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그는 숙명적 비극의 세계관을 피력하지만, 스스로 보수주의를 좋게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라인하르트 이르글 (1953 - )은 구동독에서 자랐으며, 전기공학을 전공하였습니다. 그의 소설은 통독 이후에야 발표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두 가지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첫째로 구동독 문화 관료들의 눈에는 이르글의 문학 작품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쳤습니다. 그래서 그는 서랍 속에 원고를 넣어두었습니다. 둘째로 이르글은 언어 유희의 요소를 작품에 담고 있습니다. 이 역시 구동독의 독자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안겨주지 못했습니다.
체코 지역에서 독일 인종이 살았던 지역을 표기한 것입니다. 흔히 우리는 체코에 거주하던 독일인을 Sudetendeutsche 라고 명명하곤 랍니다. 이들은 제3제국의 시대에 팔에다 하얀 띠를 달아야 했습니다. 이르글은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는 소외된 독일인의 애환을 문학적으로 형상화시켰습니다. 체코 독일인 가운데 문학적으로 성공을 거둔 작가로서 우리는 프란츠 퓌만을 들 수 있습니다.
1945년 종전 이후에 체코에 거주하던 독일인들은 강제로 본국으로 송환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러한 비극을 겪었습니다. 1920년대 만주 지역에 거주하던 한국인들은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에 따라 카자흐스탄으로 강제로 이주해야 했습니다. 그들은 일본군의 핍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압록간 두만강 국경선 근처에 살았습니다. 그들이 국경선 근처에 거주한 까닭은 해방이 되면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함이었습니다. 현재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지역에 한국인들이 거주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이동순 시인은 시집 "강제이주 열차"창작과 비평사 (2019)에서 한민족의 애환을 노래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베를린의 쉽바우어담에 위치하고 있는 베를린 앙상블 건물입니다. 지금도 이곳에서는 훌륭한 연극 작품이 공연되고 있습니다. 이르글은 70년대에 이곳에서 전기 조명 담당 기술자로 일했는데, 하이너 뮐러에 의해서 재능을 인정받고 소설을 집필하였습니다.
베를린 앙상블 앞에 위치한 브레히트의 동상입니다. 브레히트는 1933년부터 1947년까지 약 14년 동안 "신발보다 더 자주 나라를 바꾸면서" 해외를 떠돌았습니다. 그의 바람은 자신의 고유한 극장을 지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연극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1933년 체코, 1934 오스트리아, 1938년 덴마크, 1940년 노르웨이를 거쳐 핀란드, 1944년 모스크바 횡단 블라디보스토크, 1944년 미국, 1947년 스위스 그리고 1948년에 동독으로 입국하였습니다,
위의 사진은 구동독의 잘츠베델 Salzwedel이라는 지역입니다. 이곳은 이르글의 "미완성의 사람들"의 무대가 된 도시, 비르크하임을 연상시킵니다. 작가는 자신의 유년기, 청년기를 이곳에서 보냈습니다. 사진은 성탄 전야의 잘츠베델의 구시가지의 모습입니다.
이것은 잘츠베델의 명품으로 알려진 잘츠베델 바움쿠헨 Salzwedel-baumkuchen 이라고 합니다. 크림, 요구르트, 편도 등으로 만들어집니다. 맛이 일품입니다. ^^
위의 사진은 베를린의 제네펠더 가의 모습입니다. 이르글은 미완성의 사람들이라는 소설을 집필 발표했습니다. 이 소설의 마지막에 주인공은 치과의사의 일을 때려치우고 제네펠더 가에서 서점을 경영합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돈을 벌지 못합니다. 이게 아이러니입니다. 재미있는 일을 하면 돈을 벌 수 없고, 돈을 많이 벌려면, 재미없는 일을 해야 합니다. (물론 이빨 치료가 재미없는 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주인공에게는 지루한 일감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라인하르트 이르글이 자신의 작품을 낭독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르글은 2010년 독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게오르크 뷔히너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이르글의 문장은 복잡합니다. 단어 역시 복합적 의미를 드러내고 있으며, 쉽게 읽히는 작품들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미완성의 사람들은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간 독일인의 비애를 문학적으로 형상화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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