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522) 아일랜드의 사랑의 삶

필자 (匹子) 2022. 2. 6. 21:27

몇 년 전만하더라도 유럽에서 이혼이 불가능한 유일한 나라는 아일랜드였다. 가톨릭 교리에 의하면 이혼은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어느 누군들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과 오랫동안 살고 싶지 않겠는가? 아무리 원하더라도 안 되니까, 지지고 볶고 싸우는 게 아닌가? 성격 차이는 성의 격식 차이로서, 맞지 않을 때에는 절대로 맞지 않는다. 이는 제 아무리 이성적인 노력을 다해도 수정되지 않는다.

 

이혼을 나쁘게 생각하는, 금실 좋은 (속은 어떤지 모르지만) 아일랜드 부부들은 고통과 갈등 속에서 살아가는 부부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결혼이란 이런 거야’ 하고 말하며, 장님 코끼리 더듬듯이 자기 결혼 생활의 범례로써 수많은 개연성을 지닌, 각양각색의 결혼 생활을 하나로 일반화시킨다.

 

그런데 아일랜드에서 이혼이 불가능했던 까닭은 가톨릭 교리 때문만은 아니다. 이혼율이 증가하게 되면, 이는 사회 정치적으로 좋지 못한 문제를 낳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의 실업난은 엄청나다. 이러한 내심은 드러나지 않고, 허울 좋게 가톨릭 교리만이 거론된다. 부부간의 갈등으로 괴로워하는 남자는 흔히 홍등가를 찾는다. 매춘은 용인되나, 다른 파트너를 사랑하는 것은 용인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성을 사랑하는 것은 죄가 되고, 돈 주고 욕정을 가라앉히는 것은 죄가 죄지 않는다. 일곱 번 결혼하고 일곱 번 이혼한 독일 남자보다, 한 번도 이혼하지 않고 비밀리에 술집 여자를 갈아 치우는 아일랜드 남자가 더욱 저질로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한마디로 이중 윤리 때문이다.

 

 

아일랜드에서도 요즈음 ‘콜 보이’들이 서서히 돈을 번다고 한다. 여성들도 돈으로 남성의 성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돈을 주고 성을 구매하는 행위가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남자들이 전유하던 관습을 여성 또한 누릴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공평한 면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