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520) 우크라이나 위기

필자 (匹子) 2022. 2. 1. 17:30

1. 우크라이나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1월 30일을 기해서 다시금 군 병력을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국경에 추가로 배치시켰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한 미국은 벨라루스에 체류 중인 미국 외교관 가족을 본국으로 철수시키는 조처를 취하고 있다. 물론 우크라이나 국경에 전운이 감도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전쟁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사람들은 올해 3월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하리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발생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2. 잃어버린 옛땅을 찾고 싶은 푸틴의 전략: 푸틴의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땅이 잃어버린 옛 영토와 같다. 소련이 붕괴하고 동유럽에서 많은 나라들이 독립했을 때 푸틴은 소련 붕괴를 조국의 패망으로 간주했던 것이다. 푸틴으로서는 잃어버린 옛 영토를 찾는 일은 경제적으로 그리고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푸틴은 아무런 소득 없이 17만 군인들을 철수시키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17만 군인들의 군사비만 하더라도 만만찮을 것이며, 크림 반도의 복속 이후 5년만에 찾아온 기회를 호락호락 저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3.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 나토 가입 국가들은 군사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도우려고 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심지어는 핀란드까지 탱크, 비행기, 그리고 고성능 무기를 지원하려고 한다. 그런데 독일은 지금 이 순간에도 무기의 지원을 꺼리고 있다. 독일의 외무부 장관인 베어보크는 5000 개의 헬멧을 우크라이나 군대에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는 나토 국가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경제적으로 그리고 군사적으로 막강한 독일이 무기를 공급해주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우며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도 매스컴에 출연하여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압박하기 위해서라도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해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4.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할 수 없는 두 가지 이유 (1): 그러나 독일의 입장에서 고찰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은 명분상으로 그리고 실리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1990년 독일의 헬무트 콜 수상은 러시아 측에 두 가지를 약속한 다음에 독일 통일을 선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하나는 동쪽 독일 지역에 남아 있는 소련의 물자에 대한 총 비용을 125억 달러로 책정하고 이를 돌려주는 일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독일이 차제에는 오더 나이세 국경 (현재 폴란드와 독일 국경)을 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사실 독일의 역사를 고찰할 때 동방으로의 침략 전쟁은 국가를 강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반대로 러시아의 입장에서 고찰하면, 서방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잃어버린 옛땅을 되찾는 애국의 노력이라고 간주되고 있다.

 

5.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할 수 없는 두 가지 이유 (2): 게다가 독일은 경제적으로 묘하게 러시아로부터 압박을 당하고 있다. 독일은 러시아 정부와 천연 가스 공급을 위한 경제적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른바 러시아와 북부 독일 사이에 “노르트 스트림 2”라는 천연 가스관을 설치하여 러시아로부터 일정 기간 동안 천연가스를 구매한다는 계획이 바로 그것이다. 천연가스 공급을 위한 설비 공사는 2021년 9월에 이미 종결되었지만, 천연가스는 아직 제대로 공급되지는 않고 있다. 푸틴은 천연가스의 공급 문제를 가지고 독일로 하여금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여할 수 없도록 간접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6. 독일의 천연가스 수요와 그 배경: 요약하건대 독일 정부는 러시아와의 통일 당시의 조약으로 인해서 그리고 가스 공급과 같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독일은 가스 공급을 받지 않더라도 에너지 수급에 그렇게 커다란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다만 독일은 2030년까지 탈원전을 선언하고, 그때까지 석탄 에너지와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잠정적으로 천연가스를 선택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는 이번에 신호등 연정에 참여한 녹색당 사람들의 대다수의 견해이다. 상기한 사항을 고려할 때 독일로서는 러시아로부터의 천연가스의 공급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7. 나토와 러시아에는 국경 문제에 관한 진지한 회담이 없었다.: 1990년 독일 통일을 전후하여 계약을 맺은 당사자는 독일과 러시아였다. 공교롭게도 나토는 독일 통일의 조약에서 제외되었다. 이것이 문제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만 것이다. 러시아의 외무부 사람들은 이때의 계약을 지금도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 만약 당시에 러시아가 독일 정부가 아니라, 나토와 분명한 계약을 체결했더라면, 우크라이나에서의 갈등은 발생하지 않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러시아와 불가침 조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독일이었을 뿐 나토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반면에, 러시아는 (내심 그렇지는 않지만) 점점 강해지는 나토의 세력에 위협을 느낀다고 명시적으로 공언하는 실정이다.

 

8. 문제는 우크라이나 인민들이다: 러시아는 줄곧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지만, 미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친서방적 경제적 군사적 정책에 동의한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과반수이상이 서방 세계와 군사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교류하기를 강하게 바라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에는 소련 인종의 소수가 거주하고 있으며, 대부분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전쟁이 발발하면, 끝까지 싸우겠다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수는 그렇게 많지 않다. 어느 나라와 친하게 지내든 간에 중요한 것은 평화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푸틴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력으로 우크라이나를 복속시키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