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외국시

서로박: 마리나 츠베타예바의 연애시 (2)

필자 (匹子) 2023. 9. 9. 15:24

다음의 시는 마리나 츠베타예바의 시를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나는 부끄럽게도 러시아어를 구사할 줄 모른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독일어와 프랑스어로 번역된 시를 한국어로 번역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 츠베타예바처럼 아름답고 애절한 연애시를 집필한 시인도 드물 것이다.

그미는 모든 오감을 동원하여 사랑의 극한을 체험하려 하였고,

사랑, 더욱 정확하게 말하면 고통 속에 도사린 사랑의 본질을 언어로 표현하려 하였다.,

 

 

사랑의 징후

 

마치 앞섶에 산 (山) 하나 보듬은 것처럼

온 몸이 고통으로 시달리고 있어요!

괴로움으로써 사랑을 알아차리지요, 나는.

온 몸이 땅 아래로 축 쳐지고 있어요.

마치 마음속에 들판이 퀭하게 뚫린 것처럼

드러난 내 가슴을 내리 꽂는 천둥과 뇌우.

모든 가까움이 가장 먼 곳으로 향하여

퍼져나갈 때, 사랑을 알아차리지요, 나는.

마치 내 몸에 구멍 하나가 파헤쳐진 것처럼

소나무의 송진 속으로 내 심장 속으로.

몸을 관통하여 땅 아래로 피 흐르게 하는

동맥에서 사랑을 알아차리지요, 나는

신음 소리 내면서. 바람의 공기 한 자락,

바로 그 야만인을 감싸서 숨기지요. 그를

튕기어 보내는 가장 충직한 현 (絃)의 비약에서

사랑을 알아차리지요, 나는 구겨진

목덜미에서. 후두 (喉頭) 부위에 녹이

슬어요. 마치 소금이 부서지는 것 같아요.

바로 그 틈새에서 사랑을 알아차리지요,

아니, 온 몸을 비집으며 나를 떨리게 하고

마구 찔러대는 아픔에서 그걸 느끼지요.

 

 

Als trüg ich im Schoß einen Berg -

Der ganze Körper schmerzt!

Ich erkenne die Liebe am Schmerz -

Den Körper lang bodenwärts.

Als würd ich in mir ein Feld aufgefahren

Offen jedem Gewitterblitz.

Ich erkenne die Liebe, wenn alles Nahe

In fernste Ferne stürzt.

Als würd in mich ein Loch gegraben

Ins innre Harz, ins Herz.

Ich erkenne die Liebe an der Ader

Den Körper lang bodenwärts

Stöhnend. Luft-Mähne der Winde

die den Hunnen umhüllt:

Ich erkenne die Liebe am Springen

Der treusten Saiten, zerknüllt

In der Kehle - am Kehlkopf frißt

Der Rost, ein Salz, das nagt.

Ich erkenne die Liebe am Riß,

Nein! - am Triller, am Biß:

Der den Körper durchjagt!

 

.............................

 

 

 

나는 그의 가까운 친구라고 여기고 있어요. 나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 비참하게 살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지 몰라도 떠나가는 분들의 시신을 바라보면, 그들이 나의 일부라고 여겨집니다. 나의 동경 그리고 나의 영혼은 나보다 더 빨리 그곳 집으로 향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내가 그들과 함께 부활하면 그들과 함께 같은 시간에 죽을 것입니다. 나는 관속에서 울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내 몸을 덮고 있기 때문이지요. 지상에서의 신뢰를 어느 정도 상실한 뒤에 세상에 나 자신 온통 살았음을 확인할 거예요. 어디론가 떠나다니요? 나는 그림자를 미리 떠나보내려 합니다. 대신에 여기서 지옥으로 향하는 뱃사공 샤론에 뱃삯을 지불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