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재 2

서로박: 토마스 브루시히의 우리 같은 영웅들

친애하는 H, 브루시히는 이 작품에서 30대 중반에 해당되는 남자, 울츠트를 등장시킵니다. 구동독이라는 나라 자체가 주인공에 의하면 패러디의 대상입니다. 클라우스 울츠트는 -50년대 이후에 태어난 구동독 사람들을 대변하고 있는데- 사회주의 운동에 관해 어떠한 관심도 표명하지 않습니다. 가령 맑스는 주인공에게는 100마르크 지폐에 그려진 자이고, 엥겔스는 50마르크 지폐에 그려진 자일뿐입니다. 주인공의 톤은 스페인의 악한 소설을 연상시킬 정도로 유머러스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렇기에 독자는 이 소설을 (상기한 두 편의 작품과는 달리)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자칭 미래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클라우스 울츠트는 1968년 8월 소련군의 탱크가 프라하로 진군할 때 거실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소..

45 동독문학 2021.12.26

서로박: 브루시히의 '불빛은 어떻게 비치는가?' (1)

“기억은 인간을 자신의 과거와 함께 살게 하고,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면서 경험한 것들을 소화시킨다.” (Brussig) (1) 거침없는 작가, 토마스 브루시히: 친애하는 B, 오늘은 1965년의 작가 토마스 브루시히 Thomas Brussig의 『불빛은 어떻게 비치는가? Wie es leuchtet?』를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1996년에『우리 같은 영웅들 Helden wie wir』이 발표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놀라운 풍자와 아이러니를 동원하여 구동독의 국가시스템을 적나라하고도 통렬하게 비판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후의 작품에서는 작가의 음색이 비교적 부드럽습니다. 이를테면 『존넨 알레의 무척 짧은 끝에서 Am kürzesten Ende der Sonnenallee』(1999)라는 작품을 예로 들 수 있습..

48 최신독문헌 2021.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