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임 5

서로박: 슈테판 하임의 "아하스베어"

슈테판 하임 (Stefan Heym, 1913 - 2001)의 장편 소설 "아하스베어"는 1981년에 간행되었다. 어째서 유대인들은 영원히 방랑하는 숙명을 지니는 것일까? 하임 역시 스스로 유대인이자 사회주의자로서 일찍이 나치 독일을 떠나야 했다. 그는 30년대에 체코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하였다. 1947년에 미국에서 메카시 선풍으로 인한 반공산주의적 분위기에 혐오감을 느끼며, 구 동독으로 돌아왔다. 이로써 구 동독은 하임으로 하여금 수많은 갈등을 빚게 만든 고향이 되었다. 예컨대 1976년 비어만 추방령을 철회해 달라는 공개적 서한문에 서명하였다. 하임은 소설 "아하스베어"에서 창세기 이전의 신비로운 이야기를 추적하고 있다. 아하스베어는 원래 루치퍼와 함께 천사였다. 그는 불과 정령을 관장하는 존재이다..

45 동독문학 2021.10.17

토마스 브라쉬의 극작품들 (5) 친애하는 게오르크

실험적 극작품 「친애하는 게오르크 Lieber Georg」는 1988년 극작품 모음집 『사랑스러운 리타, 친애하는 게오르크, 메르체데스』으로 베를린에서 간행되었습니다. (Thomas Brasch: Lovely Rita, Lieber Georg, Mercedes. Theaterstücke, Frankfurt a. M. 2008). 여기서 말하는 “게오르크”는 1912년에 독일의 하벨 강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다가, 강물 아래로 빠져 비명횡사한 시인 게오르크 하임 (Georg Heym, 1887 - 1912)을 가리킵니다. 브라쉬는 요절한 게오르크 하임의 짧은 생애를 반추하면서, 시인과 예술가들이 현대의 산업 사회에서 겪어야 하는 냉대 그리고 주위 일상 사람들로부터 얻게 되는 소외감 등을 문학적으로 다루려고 하..

48 최신독문헌 2020.09.29

서로박: 슈테판 하임의 슈바르첸베르크

슈테판 하임 (Stefan Heym, 1913 - 2001)의 소설 "슈바르첸베르크"는 1984년에 발표되었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과거 역사 속에 실제로 주어졌던 사실을 추적하고 있다. 하임은 전후시기에 자신의 친구로부터 미국과 소련의 영향으로부터 거리감을 취했던 조그만 도시, 슈바르첸베르크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친구는 다름 아니라 작센 지방의 고등 검사장으로 재직했던 칼 콘 (K. Kohn)이라는 인물이다. 콘은 당시에 슈바르첸베르크로 직접 찾아가 그곳의 상황을 직접 체험했다고 한다. 그러나 하임은 슈바르첸베르크에 관한 실제의 영역에 관한 생생한 묘사를 어느 정도 생략하고 있다. 왜냐하면 하임에게 중요한 것은 과거에 있었던 사건에 대한 재현이 아니라, 어떤 독자적 사회주의의 가능성 내지 이..

45 동독문학 2020.04.07

전환기 소설 (2)

- Kurt Drawert: Spiegelland, 1992. 구동독의 브란덴부르크 출신인 시인 쿠르트 드라베르트 (1956 - )는 1992년에 내적 독백의 소설 『거울 나라』를 발표하였다. “거울 나라”는 시인 자신이 태어난 곳인 구동독을 가리킨다. 작가는 작품을 19개의 장으로 나누면서, “독일의 독백”으로 지칭한다. 그는 자신의 두 아들, 다시 말해서 새롭게 이 땅에서 살아갈 후세 사람들에게 과거에 존재했던, 그러나 조만간 망각의 심연으로 나락할 하나의 나라에 관해서 서술하고 있다. “그럼에도/ 어떤 유산이 있어야 할 거야./ 나 자신 언젠가 (먼 훗날에는 망각이 기억 위에/ 득세하게 되겠지만) 다시 포착할 수 있는 이야기,/ 마치 사진 속의 감정을 담은 모음집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내면의 나..

48 최신독문헌 2017.09.15

서로박: 우베 텔캄프의 탑 (5)

(앞에서 계속됩니다.) (26) 제목의 의미 (1): 친애하는 T, 지금까지 우리는 작품의 주제 및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작품의 제목인 “탑”은 여러 가지의 의미를 지닙니다. 첫째로 그것은 드레스덴의 가상적 도시구역을 가리킵니다. 텔캄프는 집필 당시에 실제로 존재하는 “바이서 히르쉬” 지역을 염두에 두었다고 합니다. 둘째로 제목은 상아탑 내지 동독의 교양 있는 시민계급의 삶의 영역을 지칭합니다. 작가는 작가 그룹 내지 의사들이 살아가는 지역으로서 “탑 속에서”를 설정하였습니다. 학식을 지니고 삶의 모든 측면을 비판적으로 그리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줄 알았던 계급은 1977년 비어만 사건 이후로 더 이상 정치에 관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사회 참여를 거부하고 실내음악에 몰두하는 등 사적인 삶에 몰입..

48 최신독문헌 2012.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