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식 5

서로박: (3) 되블린의 'Novemver 1918'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로자 룩셈부르크의 기이한 망상: 제4권 『카를과 로자』는 소설의 범위 그리고 내용을 고려할 때 정점을 이루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가는 일차적으로 로자 룩셈부르크가 수감된 장면을 세밀하게 서술해 나갑니다. 이미 언급했듯이 감옥에서 로자 룩셈부르크는 정신 착란의 상태에서 연인이었던 하네스 뒤스터베르크와 만납니다. [그미의 실제 연인은 한스 디펜바흐 (Hans Diefenbach, 1884 – 1917)였습니다.] 이때 로자 룩셈부르크는 비몽사몽 간에 어떤 기이한 망상에 사로잡힙니다. 자신의 연인 하네스는 악마의 모습으로 그미의 자궁 속에 자라난다는 망상이었습니다.  작가 되블린은 로자 룩셈부르크가 보낸 마지막 혁명의 나날을 이러한 방식으로 서술할 수밖에 없었습니..

43 20전독문헌 2024.11.14

(명저 소개) 이재학 시집 "소사천"

시집 『소사천』 (미디어 저널 2019) 그리고 수상록 『엄마가 치매야』 (저널 2019, 이것은 수상록이라기보다는 시로 쓴 단상 모음집이다.)을 읽었을 때 두 가지 상념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 하나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영화였고, 다른 하나는 이재학 시인의 젊은 시절의 모습이었습니다. 필자가 1989년 가을에 한신대학교 강의실에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이재학 시인은 26세의 젊은 학생이었습니다. 그의 곁에는 현철호, 오동식 (현 한신대 교수님), 강승희 그리고 윤교희 (현 분당 한신교회 목사님) 등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시에 수록된 작품들은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한 인상을 안겨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부천의 작은 동네의 모습, 유년의 경험 그리고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

1 알림 (명저) 2023.01.09

하이너 뮐러의 문학

하이너 뮐러의 문학을 이해하려면 다음의 책을 참고하세요.한국 브레히트 학회 편: 하이너 뮐러의 연극세계, 연극과 인간 2006. 필자: 하재철, 박설호, 이정린,서요성,손양근,장혜순,송희영,김명찬,이준서,임미오,이상복,김맹하,윤시향,왕치현,장은수,정민영,   위의 사진은 오동식 교수님의 박사학위 논문집 "하이너 뮐러에게 나타난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의 모티프에 관하여"입니다. 실제로 유년의 경험은 평생 기억됩니다. 하이너 뮐러의 아버지는 시청 공무원이었는데, 1933년 사민당을 지지하여 일시적으로 감옥에 수감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나치의 돌격대원 두 사람은 사민당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뮐러의 아버지를 구타한 다음에 어디론가 끌고 갑니다. 어린 뮐러는 이러한 장면을 열쇠 구멍으로 바라보면서 경악에 사로잡혔..

9 문학 이야기 2021.09.24

이성욱과의 첫 만남

근자에 이르러 이성욱의 여러 책이 간행되었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이성욱을 만난 것은 198X년 여름이었다. 당시에 나는 귀국 후 부산 독일 문화원에서 독일어를 가르치고 있었고, 이성욱은 한신대 대학원 학생이었다. 그는 어떻게 주소를 알아냈는지 몰라도 (아마도 염무웅 선생님이 중간에서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생면부지의 나에게 편지를 써서, 한신대 임용을 권했다. 아마 초여름이라고 기억된다. 한우근, 차봉희 선생님은 나를 만나기 위하여 부산까지 내려오셨다. 어느 더운 여름 날 한신대에서 교수 임용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의 좌장은 주재용 학장이었다. 특히 학생처장으로 근무하시던 故 고재식 박사님이 나에게 유독 까다로운 질문을 많이 던졌다. 면접을 마친 뒤에 나는 처음으로 이성욱을 만..

2a 나의 산문 2021.05.24

서로박: 하이너 뮐러의 연애시 (3)

(앞에서 계속됩니다.) 나: 그런데 하이너 뮐러는 자신의 연애시를 생전에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너: 글쎄요. 어쩌면 순수 극작품을 집필하는 작가로서 사적인 사랑에 관한 작품을 발표하기 꺼렸을 것입니다. 특히 미발표 작품은 포르노 그리고 연애시 사이의 한계가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의 연애시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작품은 인간의 적나라한 성욕을 있는 그대로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나: 마지막으로 브레히트의 초기 시 「나무 오르기에 관하여 Vom Klettern in Bäumen」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너희가 저녁에 물속에서 올라오면틀림없이 너흰 벌거벗고, 피부는 부드러울 거야.또한 잔잔한 바람결에 너희의 커다란 나무로올라가겠지 하늘 역시 창백..

21 독일시 2020.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