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식 4

(명저 소개) 이재학 시집 "소사천"

시집 『소사천』 (미디어 저널 2019) 그리고 수상록 『엄마가 치매야』 (저널 2019, 이것은 수상록이라기보다는 시로 쓴 단상 모음집이다.)을 읽었을 때 두 가지 상념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 하나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영화였고, 다른 하나는 이재학 시인의 젊은 시절의 모습이었습니다. 필자가 1989년 가을에 한신대학교 강의실에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이재학 시인은 26세의 젊은 학생이었습니다. 그의 곁에는 현철호, 오동식 (현 한신대 교수님), 강승희 그리고 윤교희 (현 분당 한신교회 목사님) 등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시에 수록된 작품들은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한 인상을 안겨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부천의 작은 동네의 모습, 유년의 경험 그리고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

1 알림 (명저) 2023.01.09

가벼운 내가 떠나리라, 혹은 메타세쿼이아

승염이사 (僧厭離寺), 사염승거 (寺厭僧去) 중이 싫어 절을 떠날까, 아니면 절이 싫어 중을 떠날까? 이는 참으로 어려운 질문입니다. 1980년대 말에 김수행, 정운영 두분 교수님은 학교를 떠났습니다. 학교의 재정을 문제 삼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학교 당국은 "사표를 제출하면, 아무 일도 없었던 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두 분 교수님은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고 사표를 제출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사표를 수리한 다음에, 두 분 교수님을 강제로 퇴직시켰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그것은 실제로 존재했던 가장 치졸하고 가장 저열한 사기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수행 교수님은 다행히 S대에 자리를 잡았지만, 정운영 교수님은 오랜 기간 실직 상태에 처해 있었습니다. 당시 학..

2 나의 글 2021.09.27

하이너 뮐러의 문학

하이너 뮐러의 문학을 이해하려면 다음의 책을 참고하세요. 한국 브레히트 학회 편: 하이너 뮐러의 연극세계, 연극과 인간 2006. 필자: 하재철, 박설호, 이정린,서요성,손양근,장혜순,송희영,김명찬,이준서,임미오,이상복,김맹하,윤시향,왕치현,장은수,정민영, 위의 사진은 오동식 교수님의 박사학위 논문집 "하이너 뮐러에게 나타난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의 모티프에 관하여"입니다. 실제로 유년의 경험은 평생 기억됩니다. 하이너 뮐러의 아버지는 시청 공무원이었는데, 1933년 사민당을 지지하여 일시적으로 감옥에 수감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나치의 돌격대원 두 사람은 사민당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뮐러의 아버지를 구타한 다음에 어디론가 끌고 갑니다. 어린 뮐러는 이러한 장면을 열쇠 구멍으로 바라보면서 경악에 사로잡혔습..

9 문학 이야기 2021.09.24

이성욱과의 첫 만남

근자에 이르러 이성욱의 여러 책이 간행되었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이성욱을 만난 것은 198X년 여름이었다. 당시에 나는 귀국 후 부산 독일 문화원에서 독일어를 가르치고 있었고, 이성욱은 한신대 대학원 학생이었다. 그는 어떻게 주소를 알아냈는지 몰라도 (아마도 염무웅 선생님이 중간에서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생면부지의 나에게 편지를 써서, 한신대 임용을 권했다. 아마 초여름이라고 기억된다. 한우근, 차봉희 선생님은 나를 만나기 위하여 부산까지 내려오셨다. 어느 더운 여름 날 한신대에서 교수 임용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의 좌장은 주재용 학장이었다. 특히 학생처장으로 근무하시던 故 고재식 박사님이 나에게 유독 까다로운 질문을 많이 던졌다. 면접을 마친 뒤에 나는 처음으로 이성욱을 만..

2 나의 글 2021.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