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 10

서로박: (1)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1. 토머스 모어와 마키아벨리 그리고 에라스뮈스: 친애하는 J, 오늘은 토머스 모어 (Thomas Morus, 1477/78 - 1535)의 『유토피아』에 관해서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 이 책은 국가에 관한 철학적 대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작품은 1516년 간행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훌륭한 국가의 법과 새로운 섬 유토피아에 관한 정말로 멋진, 일시적이라기보다는 어떤 구원을 담은 소책자 Libellus vere aureus nec salutaris quam festivus de optimo republicae statu deque nova insula Utopia.” 16세기 유럽은 정신사적으로 고찰할 때 전환과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이를테면 바로 이 시기에 훌륭한 문헌..

35 근대영문헌 2023.05.20

블로흐: (3) "굴종의 회개인가, 성령의 수용인가". 루터 비판

(앞에서 계속됩니다.) 인간 존재는 루터에 의하면 자신의 고유한 힘으로써 믿음이라는 찬란하고 순수한 빛을 확인할 수 없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루터는 신앙인을 도우려고 하는 수사들의 노력마저 용납하지 않았다. 수사계급은 신앙인들에게 어떠한 가치 있는 믿음을 전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신의 과업이 진행되면, 피조물은 이에 대해 어떠한 대응도 할 수 없으며, 교회의 행위 역시 부질없을 뿐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든 간에 신의 과업 앞에서 수동적으로 행동하고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 따라서 인간은 그냥 휴식을 취하는 일 외에는 행할 게 없다. 실제로 루터는 어떤 형태를 갖춘 인간적 자유를 헐뜯고 철저히 부정한다. 이러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그는 자신의 신앙을 성당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말하자면 루터는 보헤..

24 신학이론 2023.05.03

박설호: (2) 캄파넬라의 옥중 시편

나: 일단 캄파넬라의 시 한 편을 인용하려고 합니다, 제목은 「침대를 불지르고 미쳐버린...Di se stesso, quando, ecc...」이라는 작품입니다. “카이사르를 피해, 그리스와 리비아로 자유를 찾아 떠났다, 독재자의 적 카토는. 도저히 달랠 수 없는 욕망으로 자청해서 죽음 속으로 뛰어들었다. 망각한 권력으로부터 피할 수 없다는 걸 영리한 한니발이 알아차렸을 때, 그는 독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래 클레오파트라 역시 뱀을 움켜쥐었다. 경건한 마카비도 그렇게 행동했다, 브루투스와 솔론도 일순 광증에 사로잡혔고, 다윗 역시, 가트 지역의 왕에 대한 두려움으로. 예언자 요나가 어디론가 잠적한 뒤에 다시 돌아왔듯이, 나 또한 성스러운 마음으로 희생물을 바쳤다, 방화를 저지름으로써.“ (필..

22 외국시 2022.12.14

서로박: 푸코의 '성의 역사' (3)

10. 고대 그리스인들의 성: 마지막으로 『성의 역사』 제 4권에 관해서 언급하려고 합니다. 철학자는 초기 기독교의 성의 윤리를 중점적으로 탐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성적 갈망에 대한 해석과 관련되는 물음이기도 합니다. 17세기 이래로 성은 수많은 발언을 낳게 하였으며, 지식의 물신 숭배적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1984년에 푸코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의 관심을 끄는 것은 성 문제를 논의할 때 개개인에게 유효한 어떤 방법론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과연 쾌락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가? 하고 묻습니다. 뒤이어 푸코는 고대 사회로 자신의 시각을 돌리고 있습니다. 기원전 4세기에 그리스 사람들은 자신의 성적 향유를 즐겼습니다. 그들의 육체와 사랑에 관한 자극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조..

33 현대불문헌 2022.06.17

박설호의 시 "법원과 검찰청이 폭파되어야 하는 단 한 가지 이유"

법원과 검찰청이 폭파되어야 하는 단 한 가지 이유 박설호 1. 바다에서 그물 던지면 작은 고기 모두 빠져나가고 월척들 포획되지만 육지에서 그물 던지면 잡히는 건 기껏해야 송사리들 큰 놈들 잘도 빠지지 2. 망치야 제발 공구 통 속으로 들어가 컴퍼스와 함께 살아라 언젠가는 바깥으로 나와 삶을 망치는 대신 사람을 축조할 테니까 프리메이슨 ........................ (사족의 말씀) 주지하다시피 인류 최초의 법은 로마법이다. 그런데 로마법이 어떠한 계기로 탄생했는지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울피아누스Domitius Ulpianus가 언급한 로마 법의 목표는 만인의 자유와 평등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은 다음의 사실을 이어나가기 위한 허사, 다시 말해 추상적 발언에 불과하다. 즉 로마 법은 채..

20 나의 시 2022.03.09

서로박: 아우구스티누스의 "신의 국가에 관하여" (2)

(앞에서 계속됩니다.) 이 점을 고려하면 로마 제국이 서서히 몰락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하면 기독교 전파에 기인하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나아가 저자는 한 가지 사항을 강조합니다. 즉 로마 제국의 위대성은 이교도의 신들 그리고 그들이 장악한 운명에 의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이교도의 신들은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하면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신적 존재입니다. 그들은 역사적으로 어떠한 실질적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설령 이교도의 신들이 영향을 끼쳤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영향들은 아무런 일관성 없는 신적 권능에 의해서 산만하게 흩어져, 기이하게 서로 대립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의 국가에 대하여』의 마지막 12장을 통하여 천국과 지상..

37 고대 문헌 2022.02.15

서로박: 아우구스티누스의 "신의 국가에 관하여" (1)

친애하는 J,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 (Aurelius Augustin, 354 - 430)와 그의 대표적 저작물 『신의 국가에 관하여 De civitas Dei』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당시는 매우 어수선한 시기였습니다. 비록 기독교가 323년에 공인되었다고 하더라도, 기독교 교회는 작은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기원후 410년에는 이교도 민족인 “서 고트”인들이 로마를 침공하였습니다. 비록 거대한 역사적 사건은 아니었지만, 전쟁은 로마 도시를 어느 정도 황폐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때 로마인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고대의 신들을 더 이상 숭배하지 않고, 기독교 유일신을 신봉했기 때문에 찬란한 영화를 누려온 로마가 몰락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는 것이었지요. 당시의 지식인들은 로..

37 고대 문헌 2022.02.15

서로박: 캄파넬라의 철학시편 (2)

너: 일단 캄파넬라의 시 한 편을 인용하려고 합니다, 제목은 「침대를 불지르고 미쳐버린...Di se stesso, quando, ecc...」이라는 작품입니다. “카이사르를 피해, 그리스와 리비아로 자유를 찾아 떠났다, 독재자의 적 카토는. 도저히 달랠 수 없는 욕망으로 자청해서 죽음 속으로 뛰어들었다. 망각한 권력으로부터 피할 수 없다는 걸 영리한 한니발이 알아차렸을 때, 그는 독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래 클레오파트라 역시 뱀을 움켜쥐었다. 경건한 마카비도 그렇게 행동했다, 브루투스와 솔론도 일순 광증에 사로잡혔고, 다윗 역시, 가트 지역의 왕에 대한 두려움으로. 예언자 요나가 어디론가 잠적한 뒤에 다시 돌아왔듯이, 나 또한 성스러운 마음으로 희생물을 바쳤다, 방화를 저지름으로써.“ (필..

34 이탈스파냐 2021.06.30

서로박: 만인의 자유와 평등. 1

자연법은 만인의 자유와 평등을 지향한다. - “법의 눈은 지배 계급의 얼굴에 박혀 있다.” (블로흐) - “법은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교회 (성당)의 유리창과 같다. (박설호) - “자연법의 정신은 행하는 규범 (norma agendi = 공권력)가 아니라, 행하는 능력 (facultas agendi = 촛불집회)에서 발견된다.” (블로흐) 1. 친애하는 K, 감옥에는 돈 있고, 힘 있는 자들이 거의 없습니다. 부자와 권력자들이 죄 짓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이 복마전에 머무는 경우는 잠깐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신의 국가에 관하여 De civitas Dei』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나는 배 한 척 가지고 도둑질하므로 해적이라 불리지만, 당신은 큰 함대를 가지고 도둑질하므로 황제라고..

27 Bloch 저술 2020.12.03

서로박: 캄파넬라의 옥중 시선 (14)

(앞에서 계속됩니다.) 그렇다면 캄파넬라는 정말 자살하려고 자신의 감방에 불을 질렀을까요, 아니면 광인으로 이해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의도적으로 불을 지른 것일까요? 이에 관해서 우리는 그저 유추할 수밖에 없습니다. 캄파넬라는 기독교 신앙에 대해서, 아니 로마 가톨릭 신앙의 이데올로기에 대해서 처음부터 비판적인 견해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가난 때문에, 배움에 대한 애틋한 열망 때문에 도미니크 사원에 들어갔지만, 교단의 철저한 규정에 대해서 그리고 이를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수사들에 대해서 비판의 칼날을 세우곤 하였습니다. 사실 로마 가톨릭의 계율에 의하면 자살은 그 자체 절대로 행해져서는 안 되는 반윤리적 행위라고 합니다. 언젠가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기실 기독교 역사를..

22 외국시 201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