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 7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사회의 이슈 그리고 문제점을 예리하게 통찰하여 이를 언급하는 작가 - 그는 바로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1929 - )입니다. 그의 삶은 전형적인 지식인이자 비판적인 예술가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말년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독일 철학자 하버마스는 그의 시대적 감각을 높이 평가한 것은 사실입니다. "Er hat die Nase im Wind." (Habermas) 그렇지만 엔첸스베르거의 발언이 모조리 타당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서양의 작가 가운데에서 1929년 생은 참 많습니다. 철학자 하버마스, 엔첸스베르거, 하이너 뮐러, 크리스타 볼프, 밀란 쿤데라, 귄터 쿠네르트 등이 1929년생입니다. 시인,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는 1929년 남쪽 독일의 소..

9 문학 이야기 2022.09.01

(명시 소개) (3) 타향에서 고향 찾기, 이교상의 연작시 "담양에서 쓰는 편지"

(앞에서 계속됩니다.) 4. 고향의 지리적 의미 (공간) 너: 이어지는 시편들은 한결같이 놀라운 시적 상상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기회에 다루어볼까 합니다. 일단 시작품에 나타난 고향의 의미에 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선생님은 서두에서 고향의 1. 지리적 의미 (장소로서의 공간), 2. 문학적 의미 (세계), 3. 심리학적 의미 (자아) 4. 철학적 의미 (두 개의 시간) 등을 말씀하셨지요? 나: 네. 고향이란 흔히 “한 인간이 태어나 자란 곳”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이 과거에 체험한 안온한 공간을 떠올리고 이를 고향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향수 역시 자신이 살았던 과거의 공간으로 돌아가려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고향이 내재하는 지리적 의미가 도사리고 있습니..

19 한국 문학 2022.07.08

서로박: 만델스탐의 시, 「살아있는 우리는」

흔히 침묵은 금이라고 하지요. 폭정과 독재의 치하에서는 바른 말과 올바른 글이 오히려 작가에게 위험을 안겨줍니다. 그런데 자신의 발등을 찍기 위해서 창작에 임하는 예술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예술적 창조물은 때로는 당사자의 목숨을 앗아갑니다. 시 한 편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잃게 되면, 이 얼마나 통탄할 일일까요? 실제로 필화사건에 연루되어 죽음을 맞이한 시인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오시프 만델스탐 (Ossip Mandelstam, 1891 - 1938))이 바로 그 시인입니다. 오시프 만델스탐은 유대인 피혁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일찍이 시적 재능을 드러내었습니다. 16세의 나이에 서유럽으로 여행하여, 소르본 대학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강의를 들을 정도로 조숙해 있었습니다. 만델스탐은 1..

22 외국시 2021.11.14

서로박: 라인하르트 이르글의 '미완성의 사람들' (1)

이제 작품 『미완성의 사람들』에 관해서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2003년에 뮌헨에서 간행되었습니다. 작품은 핍박당하는 체코 독일인의 애환을 주제화하고 있습니다. 체코는 원래 세 개의 지역을 부분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보헤미아 Böhmen, 모라비아 Mähren그리고 슐레지엔 Schlesien의 일부를 가리킵니다. 독일은 오래 전부터 정치적으로 동쪽으로 세력을 확장하여 그곳의 땅을 정복하려는 정책을 추진하였습니다. 그래서 독일 사람들은 동쪽 유럽에서 자신의 근거지를 마련하곤 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독일인들 역시 토속인종에 의해서 박해당한 적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독일이 정치적으로 자신의 세력을 잃게 되었을 때 폴란드, 체코, 슬로베니아 그리고 소련 등에 거주하던 ..

48 최신독문헌 2021.06.03

(명시 소개) 이동순의 시,「눈물의 세월」 (2)

(앞의 내용을 계속 이어갑니다.) 나: 그래서 그들은 한인들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경계했군요. 너: 1930년대 후반 유럽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극동지역에서는 1936년부터 일본 관동군과 소련군 사이에 흑룡강과 우수리강 유역에서 군사 충돌이 빈번했습니다. 1937년 일본이 중일전쟁을 일으켜 중국 본토를 침략하자 일본과 소련 간에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도 있었습니다. 내전을 겪은 뒤에 기사회생한 스탈린 입장에서 극동 지역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했지요. 스탈린은 시베리아에서 전개되는 한인들의 항일 독립운동이 일제를 자극, 이를 빌미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몹시 우려했습니다. 나: 1937년 7월 7일, 중일전쟁에 발발하자 소련 인민위원회와 볼세비키 중앙위원회는 「극동지역 국경부근에..

19 한국 문학 2021.04.23

영화: 유로파, 유로파

Trailer Hitlerjunge Salomon (2분 4초) https://www.youtube.com/watch?v=hkR-jC6wdHM Ich war Hitlerjung Salomon (독문: 1시간 27분 54초) https://www.youtube.com/watch?v=sEPPW8uuusA 친애하는 Y, 오늘은 당신과 함께 감상한 영화 『유로파 유로파』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유대인의 작가 살리 페렐 (Sally Perel)의 소설 『나는 히틀러 소년 솔로몬이었다.』라는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작품은 아그니츠카 홀란트 (Agnieszka Holland)라는 감독에 의해서 1991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아그니츠카 홀란트는 1948년 폴란드 바르샤바 출생의 여성 감독으로서, 체..

16 독일 영화 2019.04.29

서로박: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

친애하는 B, 오늘은 밀란 쿤데라 (Milan Kundera, 1929 - )의 베스트셀러,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Nesnesitelná Lehkost Bytí』(1984)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체코어로 집필되었지만, 1984년에 프랑스어로 간행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송동준 교수에 의해 번역되어, 한국에서도 상당히 많이 팔린 바 있습니다. 쿤데라는 피아니스트이자 음악이론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체코 출신의 작가입니다. 그렇기에 쿤데라의 문학성이 상당 부분 음악과 결부되어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예컨대 그의 작품들은 마치 악보처럼 정교한 구도에 의해서 직조되어 있습니다. 작품의 전체적 분위기는 항상 어떤 멜로디와 결부되어 있지요. 이 점에 관해서는 아마도 ..

31 동구러문헌 201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