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요성 9

서로박: (2) 괴테의 '타우리스의 이피게니에'

(앞에서 계속됩니다.) 다시 극작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이피게니에는 섬에서 남동생, 오레스테스와 극적으로 재회합니다. 이때 오레스테스는 지금까지 경험한 모든 사실을 그미에게 털어놓습니다. 동시에 그는 비밀리에 토아스 왕을 죽인 뒤 타우리스 섬을 탈출하자고 제안합니다. 오빠의 말을 들은 이피게니에는 오랫동안 고심합니다. 결국 그미의 고결한 성품은 오빠의 음모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피게니에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토아스에게 이실직고하면서, 자신이 남동생과 함께 그리스로 떠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청합니다. “만약/ 당신이 올바른 왕으로서 사람들로부터 찬양을 받고 싶다면/ 진리는 그대의 도움으로 그리고 나에 의해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토아스 왕은 거사를 일으키지 않고 모든 사실을 말해준 이피게니에의 ..

40 근대독문헌 2025.02.01

서로박: 프로이트의 '시인과 상상행위'

지그문트 프로이트 (S. Freud, 1856 - 1939)의 「시인과 상상 행위 (Der Dichter und das Phantasieren)」는 1908년 베를린에서 발표되었다. 프로이트는 이 글을 통하여 문학에 대한 정신 분석 이론을 처음으로 집중적으로 규명하려고 한다. 그는 창작 행위를 무엇보다도 예술적 행위와 유년의 유희 사이의 유사성으로 규정한다. 이에 관해 구조적으로 숙고할 때 떠오르는 것은 다음과 같다. 즉 어른은 현실 원칙의 요구에 따라 유년기에 품었던 경험을 체계화시킨다. 이로써 어릴 때 유희속에서 얻은 쾌락의 경험은 나중에 판타지 그리고 낮꿈으로 대치된다. 프로이트는 포에지의 생산을 낮꿈에 대한 일치로 파악하고, 포에지와 낮꿈을 성적인 그리고 나르시스적인 충동으로 귀결시킨다. 모든 예..

25 문학 이론 2023.12.07

서로박: 크라카우어의 영화 이론

지크프리트 크라카우어 (S. Kracauer, 1889 - 1966)의 "영화의 이론. 물리적 현실의 구조 (Theory of Film. The Redemption of Physical Reality)"는 1960년 뉴욕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그의 영화 이론은 이상주의적 미학 및 형식주의적 미학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다. 크라카우어는 필름을 (어떤 가시적인, 물질적으로 구체화된 관련성을 밝히는) 매개체로 규정한다. 이러한 “물질적” 영화 이론은 20세기 영화 비판 및 영화에 관한 수많은 에세이 등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인데, 그의 글들은 "영화관(1974)", "대중의 장식품"(1963) 등의 책에 수록되어 있다. 크라카우어는 시대의 스쳐 지나가는 이데올로기적으로 왜곡되지 않은 표면적 현상을 포착하려 한다..

16 독일 영화 2023.10.31

서로박: 브레히트의 '갈릴레이의 삶' (2)

(앞에서 계속됩니다.) 10. 천체 물리학 연구의 위험성: 그런데 문제는 다음의 사실에 있었습니다. 이성에 대한 신념 내지 대단한 학문적 열정은 역설적으로 주인공의 정치적 감각을 무디게 만든다는 사실 말입니다. 갈릴레이는 보다 많은 수입 때문에 베네치아 공화국을 떠나, 피렌체로 거주지를 옮깁니다. 갈릴레이는 수학자였습니다. 그러나 수학의 원리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고 학문에 몰두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래서 그는 응용학문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것은 천체물리학으로의 방향 전환이었습니다. 가끔 물 펌프를 생산하고 망원경을 제조하여, 그게 자신의 발명이라고 공언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세요.  그런데 갈릴레이는 천체 물리학의 연구가 궁극적으로 체제의 전복을 낳게 되는 뜨거운 감자라는 사실을 사전에 간파하지 ..

46 Brecht 2023.02.20

서로박: 하이너 뮐러의 피록테트

뮐러는 주로 60년대 후반부터 신화적 소재를 다루었습니다. 그는 「건설」 그리고 「농부들」 등의 작품으로 인하여 당 문화 관료로부터 신랄하게 비판당했습니다. 구동독의 현실을 직접 다루려는 극작가의 의지는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친 셈입니다. 뮐러는 「피록테트」를 1958년 1964년 사이에 집필, 1968년에 서독에서 발표하게 했습니다. 작품은 1977년 라이프치히의 사설 극단에서 초연, 1977년 구동독에서 공식적으로 공연되었습니다. 「피록테트」는 맨 처음 소포클레스에 의해 집필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뮐러는 소포클레스의 작품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습니다. 그리스인 오디세우스와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는 무인도 섬인 렘노스로 향합니다. 그곳에서는 나이든 장수, 피록테트가 수년전부터 은거하고 있..

45 동독문학 2022.04.12

하이너 뮐러의 문학

하이너 뮐러의 문학을 이해하려면 다음의 책을 참고하세요.한국 브레히트 학회 편: 하이너 뮐러의 연극세계, 연극과 인간 2006. 필자: 하재철, 박설호, 이정린,서요성,손양근,장혜순,송희영,김명찬,이준서,임미오,이상복,김맹하,윤시향,왕치현,장은수,정민영,   위의 사진은 오동식 교수님의 박사학위 논문집 "하이너 뮐러에게 나타난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의 모티프에 관하여"입니다. 실제로 유년의 경험은 평생 기억됩니다. 하이너 뮐러의 아버지는 시청 공무원이었는데, 1933년 사민당을 지지하여 일시적으로 감옥에 수감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나치의 돌격대원 두 사람은 사민당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뮐러의 아버지를 구타한 다음에 어디론가 끌고 갑니다. 어린 뮐러는 이러한 장면을 열쇠 구멍으로 바라보면서 경악에 사로잡혔..

9 문학 이야기 2021.09.24

서로박: 쥐스킨트의 '향수' (2)

(9) 향기를 위하여 연쇄 살인을 저지르다.: 마침내 주인공은 그라스로 향하게 됩니다. 그 지역에서 아눌피 여사와 하인들는 그들의 독특한 향수 제조하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이들에게서 독특한 향수 제조법을 배웁니다. 어느 날 산책하다가 장 밥티스트는 놀라운 냄새를 맡게 됩니다. 그것은 로르라는 소녀가 풍기는 냄새였습니다. 주인공은 이 냄새를 어떻게 해서든 소유하고 싶어 합니다. 로르가 여인으로 성장하자, 장 밥티스트는 그미의 향기에 얼을 빼앗깁니다. 로르는 향수 제작을 위한 최상의 정수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그라스에서 살고 있는 25명의 가장 아름답고도 고귀한 여자들을 차례로 살해한 것입니다. 이는 오로지 여자들의 몸에서 제각기 달리 풍겨 나오는 암내들을 밀폐된 병 속에 오래 보존하기..

44 20후독문헌 2020.08.17

(명저 소개) 빌헬름 텔 인 마닐라

아테네 훅: 빌헬름 텔 인 마닐라, 산지니, 2018. 9. 스위스의 작가 아네테 훅은 실존 인물, 호세 리살 (혹은 호세 리잘이라고 표기되기도 합니다.)의 삶을 추적하여, 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집필하였는데, 이 책은 대구대학교 서요성 교수에 의해서 번역이 되었습니다. 호세 리살의 책은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바 있는데, 그의 시집 "꽃 중의 꽃"은 김달진 역으로 2017년 동안에서 간행되었고, 그의 소설 "나를 만지지 마라"는 김동엽 역으로 2015년 눌민에서 두 권으로 간행되었습니다. (여기서 "나를 만지지 마라."는 라틴어로 Noli me tangere를 번역한 것인데, 예수 그리스도가 죽기 전에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남긴 말이기도 합니다. 호세 리살은 필리핀의 시인이며, 의사, 혁명가로 알려져 ..

1 알림 (명저) 2018.10.27

(명저) 서요성: 가상 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대구대학교 서요성 교수님이 "가상 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이라는 명저를 간행하였습니다. 산지니 2015년. 놀라운 것은 서교수님은 독문학자인데도 뇌과학 연구에 인문학적 사유를 첨부시켰다는 사실입니다. 책은 크라테스의 철학적 이원론을 언급하고 있으며, 아리스토텔레스의 물질론에서 현대의 양자 물리학의 내용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데카르트와 헤겔이 언급한 뇌와 신체, 물리학과 스피노자의 신체적 일원론을 거론합니다. 가상 현실 그리고 매트릭스와 정신의 초월적 특성 등은 마지막으로 개진되는 내용입니다. 요약하건대 책의 중요성은 뇌과학의 분야를 인문과학의 논의에 의해서 체계화한다는 데 있습니다. 뇌와 정신의 상관성은 지금까지 지엽적인 테마로 간주되어 왔는데, 이 책은 지금까지의 편견을 떨치고 중요한 테마를 세밀하게 ..

1 알림 (명저) 201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