뮐러 24

서로박: 몸젠과 뮐러 (1)

1. 몸젠의 삶 (1): 테오도르 몸젠은 (1817 – 1913) 1821년부터 북독의 올데스로에 지역의 목사로 일하는 큰아들로 태어나, 다섯 동생들과 함께 자랐습니다. 아이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아버지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주했지만, 테오도르 몸젠은 가톨릭에 대해서 거부감을 지닌 자유로운 프로테스탄트로 고향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비록 가난한 살림이었지만 옌스 몸젠은 자식들을 어릴 때부터 교육을 통해 라틴어, 그리스어 그리고 고전 문학에 눈을 뜨게 하였습니다. 몸젠은 처음에는 1838년 킬 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였습니다. 1839년 그는 킬 대학교에서 나중에 독일의 유명한 작가로 거듭나게 될 테오도르 슈토름을 알게 되었습니다. 몸젠은 슈토름과 자신의 동생 티코 몸젠과 함께 시선집을 간행..

45 동독문학 2021.06.22

마르크스, 뮌처, 혹은 악마의 궁둥이 서문

“사고는 한계를 뛰어넘는 일을 일컫는다.” (Ernst Bloch) “블로흐를 비판하지 않은 채, 그의 문장을 인용하는 것은 하나의 배반이다.” (편역자) "희망은 확신이 아니다. 희망은 위험에 둘러싸여 있다. 그것은 위험에 대한 의식이다.” (Ernst Bloch) 1. 친애하는 B, 블로흐 읽기를 연속으로 간행하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이후의 진행은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유토피아의 역사를 역사적 비판적 관점에서 기술하려는 의도는 세부 사항에 있어서 여러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유토피아의 연구에서 동양의 영역을 제외했음에도, 논의에 대한 고증 작업은 여간 만만치 않았습니다. 자고로 학자는 -소설가와는 달리- 자발적 착상만으로 펜이 굴러 가는대로 글을 쓸 수 없으며, 사고가 하나의 결론에..

2 나의 글 2021.05.08

서로박: 모나리자, 눈부신 현혹 (2)

8. 모나리자는 미소를 짓고 있는가?: 그림 속에서 신비로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모나리자의 눈썹 부분 그리고 입술 부분입니다. 그미의 눈길은 약간 왼쪽으로 향해 있습니다. 입을 다물고 있지만, 왼쪽 입가가 약간 올라가 있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모나리자가 미소를 짓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모나리자의 입은 측면에서, 혹은 정면에서 고찰할 때 약간 달리 보입니다. 과연 그미는 미소를 짓고 있을까요? 이러한 물음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나리자의 미소야 말로 여성의 모든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스푸마토sfumato”라고 하는 기법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 현상일 수 있습니다. 스푸마토는 붓으로 서른 번에 걸쳐 계속 덧칠하여 윤곽이 흐릿하게 변하게 하는 기법으로서 공기원근법..

11 조형 예술 2021.04.28

토마스 브라쉬의 극작품들 (5) 친애하는 게오르크

실험적 극작품 「친애하는 게오르크 Lieber Georg」는 1988년 극작품 모음집 『사랑스러운 리타, 친애하는 게오르크, 메르체데스』으로 베를린에서 간행되었습니다. (Thomas Brasch: Lovely Rita, Lieber Georg, Mercedes. Theaterstücke, Frankfurt a. M. 2008). 여기서 말하는 “게오르크”는 1912년에 독일의 하벨 강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다가, 강물 아래로 빠져 비명횡사한 시인 게오르크 하임 (Georg Heym, 1887 - 1912)을 가리킵니다. 브라쉬는 요절한 게오르크 하임의 짧은 생애를 반추하면서, 시인과 예술가들이 현대의 산업 사회에서 겪어야 하는 냉대 그리고 주위 일상 사람들로부터 얻게 되는 소외감 등을 문학적으로 다루려고 하..

48 최신독문헌 2020.09.29

태극기 부대와 아무개 목사

인간의 본성은 어질고 착하다. 특히 배달민족은 부모를 애틋하게 여기고 가족과 이웃을 위하려는 고결하고 자비로운 심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이를 방해하는 인간군이 존재한다. 바로 이러한 인간군이 선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을 방해하고 이간질 시킨다. 이들이야 말로 악마들이다. 악마는 영어로 “devil”이다. 이 단어는 “절단 기계”라는 뜻을 지닌다. 흔히 사람들은 악마를 신비로운 악령으로 이해하곤 하지만, 사실 악마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특정 인간들이다. 그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어 그들을 분리시키고 이간질시키며 서로 싸우게 조종하는 인간군이다. 광복절 오후 광화문 거리에는 태극기 부대 사람들이 모여서 반정부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그들은 코로나 19의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스크도 착용..

2 나의 글 2020.08.22

서로박: 하이너 뮐러의 연애시 (3)

나: 그런데 하이너 뮐러는 자신의 연애시를 생전에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너: 글쎄요. 어쩌면 순수 극작품을 집필하는 작가로서 사적인 사랑에 관한 작품을 발표하기 꺼렸을 것입니다. 특히 미발표 작품은 포르노 그리고 연애시 사이의 한계가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의 연애시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작품은 인간의 적나라한 성욕을 있는 그대로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 마지막으로 브레히트의 초기 시 「나무 오르기에 관하여 Vom Klettern in Bäumen」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너희가 저녁에 물속에서 올라오면 틀림없이 너흰 벌거벗고, 피부는 부드러울 거야. 또한 잔잔한 바람결에 너희의 커다란 나무로 올라가겠지 하늘 역시 창백해 있을 거야...

21 독일시 2020.08.01

서로박: 하이너 뮐러의 연애시 (1)

나: 오늘은 하이너 뮐러의 연애시에 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뮐러는 인간의 성욕을 소재로 한 문학 작품을 집필하지 않았지요? 너: 네 그렇습니다. 성욕에 관한 문학적 소재는 다른 주제와 뒤섞여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습니다. 사실 문학 작품이 오로지 성만을 묘사하면, 작품의 가치는 반감되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나: 그러면 어떤 예를 들 수 있을까요? 너: 가령 드 라클로의 성 바꾸기를 소재로 한 극작품 「사중주 Quartett」는 그 자체 어떤 혁명과의 관련성 속에서 이해될 수 있지요. 성욕에 관한 소재는 그 자체 인간적 삶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다른 깊이 있는 주제와 무관할 때 이를 다룬 문학작품은 통속성 속에 나락될 수밖에 없습니다. 나: 뮐러는 이 사실을 처..

21 독일시 2020.08.01

마르크스, 뮌처, 혹은 악마의 궁둥이 서문

“사고는 한계를 뛰어넘는 일을 일컫는다.” (Ernst Bloch) “블로흐를 비판하지 않은 채, 그의 문장을 인용하는 것은 하나의 배반이다.” (필자) “희망은 확신이 아니다. 희망은 위험에 둘러싸여 있다. 그것은 위험에 대한 의식이다.” (Ernst Bloch) 1. 친애하는 B, 블로흐 읽기를 연속으로 간행하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이후의 진행은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유토피아의 역사를 역사적 비판적 관점에서 기술하려는 의도는 세부 사항에 있어서 여러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유토피아의 연구에서 동양의 영역을 제외했음에도, 논의에 대한 고증 작업은 여간 만만치 않았습니다. 자고로 학자는 -소설가와는 달리- 자발적 착상만으로 펜이 굴러 가는대로 글을 쓸 수 없으며, 사고가 하나의 결론에 ..

27 Bloch 저술 2019.09.08

노벨 문학상, 혹은 요구르트 Alles Mueller oder was?

친애하는 J, 200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서 루마니아 출신의 소설가 헤르타 뮐러가 선정되었습니다. 뮐러는 흔한 이름입니다. 나는 뮐러라는 이름을 들으면, 독일에서 즐겨 먹던 요구르트가 생각납니다. 노밸상의 수상작은 "Atemschaukel" 이라고 합니다. 이는 직역하자면 "호흡 그네", "(그네처럼) 흔들리는 호흡"으로 번역될 수 있는데, 소련 강제 수용소에서의 각박한 삶의 체험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수많은 루마니아 독일인들이 소련으로 끌려가서 고초를 당했습니다. 왜냐하면 루마니아에는 그곳 출신의 독일인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소련 군인들은 그곳의 독일인들이 과거에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모조리 잡아다가 감옥으로 보내곤 하였습니다. 50년대 초반에는 수많은 루마니아 출신의 독일인들이 소련의..

2 나의 글 2019.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