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3

블로흐: 문의 모티프 (2)

그렇지만 문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것은 결코 여러 가지 구상적인 상을 통해서 드러나지도 않으며,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한다. 세계는 언제 어디서든 간에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말없이 나타나 것은 오로지 아주 드문 행복의 감정일 뿐이다. 그렇지만 행복의 감정은 외부로 향해서 확장되고 넓게 퍼져나가는 게 아니라, 대부분 신앙에서 나타나듯이 기껏해야 “상부”로 향해 방향을 설정할 뿐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사라지는 장소 또한 행복의 신들이 자리하는 공간이 아니라, 끔찍한 경악으로 가득 찬 공간으로 인지될 수 있다. 문의 배후가 어떠한지를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추론하고 예견하는 방식으로 유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경악이나 희열을 안겨주는 현실적인 영역을 뛰어넘는, ..

28 Bloch 흔적들 2021.04.19

서로박: 블로흐의 '유토피아의 정신' (1)

블로흐 (1885 - 1972)는 1918년에 뮌헨/ 라이프치히에서 제 1고를 발표하였다. "유토피아의 정신"에서 유토피아의 개념은 한마디로 이상 사회 내지 이상 국가에 대한 설계를 고려한 게 아니라, 하나의 원칙으로 이해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모든 개인 그리고 모든 존재의 근원 속에는 유토피아의 정신적 그리고 형이상학적 면모가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질풍과 노도”의 문체를 담은 이 책을 통해 에른스트 블로흐는 유토피아의 철학을 개진하였으며, 이는 나중에 (40년대 미국에서 집필되어 1959년에서 1959년 라이프치히에서 완결된) "희망의 원리"에서 완전한 사상적 형태를 갖추게 된다. 그는 동시에 “미적 체험”에 어떤 유토피아의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30년대 중엽에 불붙었던 모더니즘 논쟁에 상당하게 ..

27 Bloch 저술 2017.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