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망상증 환자의 눈은 언제나 앞으로만 향한다. 내란수괴 굥석열은 탄핵 심판의 법정에 나와서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이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국회의원 체포) 지시를 내렸다니, 마치 호수 위에 떠있는 달그림자 같은 걸 쫓는 것 같다.” 그는 국회의원의 체포를 명령하지 않았는데, 자신에 대한 탄핵이 마치 달그림자 쫓는 모습처럼 비친다는 말이다. 달그림자 쫓는 자의 비유는 -굥석열의 거짓말은 여기서 논외로 하더라도- 지금까지 굥이 품어온 망상의 특징을 정확히 꿰뚫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2. 일일삼성(一日三省)은 없다. 굥석열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처럼 지금까지 호수 위에 떠있는 달그림자를 쫓으며 좌충우돌 뛰어다니지 않았는가? 골목대장에서 과 대표에 이르기까지, 말단 검새에서 검찰총장에 이르기까지 "석열이 형"은 자랑스러운 마피아 보스로 군림해 왔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찾는 과정에서 그는 언제나 자신만이 옳았고, 주위에는 어떠한 장애물도 없었다. 자기 반성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고, 보스라는 망상은 자신의 아집을 더욱더 튼실하게 만들었다.
3. 나는 왕이로소이다.: 그래, 굥석열은 호수 위에 떠있는 달그림자를 적으로 생각하면서 천방지축 활보했다. 돈키호테에게 거대한 풍차가 적으로 인지되었듯이,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자는 누구든 처단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 후보가 되었을 때 술친구들과 무속인들은 그의 존재를 왕으로 부추겼다. 손바닥에 왕(王) 자를 새기고 인터뷰에 응한 것은 단순히 하나의 해프닝으로 이해될 수는 없다. 김건희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그가 조만간 한 나라의 임금이 될 수 있다고 행가래를 쳤던 것이다.
4. 판검사의 인성(人性)은? 흔히 자식이 판사 혹은 검사가 되면, 주위 사람들은 집안의 경사라고 축하한다. 판검사는 돈과 권력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판검사들은 조금만 방심하면, 나락의 길을 걸을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직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기반성의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한다. 검사는 남의 죄를 추궁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돌이켜볼 기회가 거의 없다. 판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독재 사회에서는 판결이 상부에서 하달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판결은 오로지 판사의 몫이다. 말하자면 그는 재판정의 임금으로 행세한다. 판검사 가운데 교만한 외골수 내지는 깍두기들이 많은 까닭은 그 때문이다.
5. 찌른 다음에 비틀지 말라.: 굥석열은 회의석상에서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 왜냐면 자신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스스로 왕이라고 착각한다. 자신과는 다른 논리를 펼치는 이재명이 가증스럽기 이를 데 없다. 때로는 격노로 분통을 터뜨리지만, 그자에게 검찰의 칼로 상처입혀야 한다. 숨통을 끊어놓으려면, 찌른 다음에 칼을 비틀어야 한다. 그는 이재명을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고 360번 압수수색하게 했다. 이재명의 범죄를 다섯 가지로 나누어 검사들에게 마치 눈 먼 황새가 미꾸라지 사냥하듯이 계속 그를 쪼으라고 시행령을 하달한다. 수없이 물어 뜯게 되면, 한 번은 된통 당하게 될 것이다.
6. 망상은 소라고동 속으로 파고들다가, 막힘으로 끝난다.: 이태원 사건은 청와대 이전에서 비롯한 인재(人災)인데, 굥석열은 음모의 망상만 떠올렸다. 유튜브 방송의 여론 조사는 총선의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라고 했는데, 국민의 힘 정당은 총선의 패배를 맛보고 말았다. 그런데 그의 마음속에서 의혹의 불쏘시개가 피어오른다. 선거 부정에 관한 음모론이 그것이다. 야당은 연속적으로 김건희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시시콜콜 자신의 발목을 잡는다. 양평고속도로 사건 그리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등등. 왕비의 과거 잘못을 가지고 불법을 운운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야당 그리고 사회의 곳곳에서 암약하는 반국가적 파괴 세력을 어떻게 하면 모조리 쓸어버릴 수 있을까?
7. 과대망상 혹은 피해 망상의 환자. 사실 망상은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증상이다. 살다 보면, 남들보다 우월해지고 싶은 마음이 솟구칠 때가 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당하면, 어떻게 해서든 앙갚음을 하고 싶다. 전자는 과대망상을 부추기고, 후자는 피해 망상을 부추긴다. 마치 돈키호테가 기사 소설을 읽고 슬픈 아마디스 기사를 답습하려는 망상에 사로잡혔듯이, 굥석열 역시 극우 유튜브 방송을 청취하면서, 자신의 망상을 사실이라고 재확인하기에 이른다. 야당과 "공산 전체주의 세력 (?)"을 일거에 쓸어버릴 수 있는 방법은 아무래도 계엄령의 발동일 것 같다.
8. 계엄을 막은 사람들이 영웅이다.: 국가의 비상상태도 아닌데, 계엄이 발동되었다. 굥의 눈에는 북한의 오물 풍선이 비친다. 오물 풍선은 전시체제를 갖추기 위한 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국회의원들과 시민은 놀라운 기지를 발휘하여 계엄을 해제하였다. 젊은이들과 40대 장년들은 계엄군에게 맞섰다. 군인들은 전시 상태도 아닌데,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라는 명령에 대해 의혹을 품으며 머뭇거렸다. 야당 국회의원, 10여명의 여당 국회의원, 시민 그리고 소극적으로 처신한 군인들이 계엄을 해제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이들의 행동에 끝없는 박수를 보내야 한다.
9. "나에게는 잘못이 없다.Il n'y a rien de mal avec moi." 굥석열은 내란수괴의 혐의를 받게 되었다.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그냥 자리에서 물러나면 될 텐데, 끝까지 관저에서 숨어서 버텼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스스로 아무런 잘못이 없으며, 자신의 계엄령 선포에 어떠한 하자가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공수처와 법원이 작성한 체포 영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무시해버린다. 한 나라의 왕에게 잡다한 규정과 서류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는 관저에 숨어서 극우 세력을 자극하며, “함께 싸워나가자”고 선동했다. 그의 선동은 나라를 온통 혼란에 사로잡히게 했다.
10. 그의 뇌피셜은 현실을 착각하게 만든다. 혹자는 굥석열이 치졸하다고 비난한다. 하야하면서, 모든 것을 훌훌 털면 되지 왜 지저분하게 발악하는가? 하고 말이다. 그냥 물러나면 될 텐데, 수많은 젊은이들이 추운 겨울에 키세스 초콜렛으로 밤을 꼬박 지새우게 하다니. 그러나 굥에게서는 그런 식의 미안함은 추호도 발견되지 않는다. 굥석열은 사회의 비판 세력과 공산 전체주의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성스러운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믿는다. 극우 유튜브, 전광훈 목사 등의 선동 선전은 2030 젊은이들을 폭도로 돌변하게 했다. 하마터면 서울의 법원 건물이 온통 화염에 휩싸일 뻔했다. 그런데도 자신과 김건희의 안녕이 우선이다. 전한길이라는 듣보잡이 나타나, 친일 반공주의가 전한 길을 허둥지둥 걸어가고 있다.
11. 자기 인식이 중요하다: 굥은 이번에는 헌법 재판소까지 왕림했다.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려 하지 않는다. 혹자는 이를 인지 장애라고 진단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편집적인 망상 장애라고 여겨진다. 계엄령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압박에 대한 "반동 형성Reaktionsbildung"의 발로가 아닌가? 상대방의 비판을 새겨듣지 않고, 거부하는 것은 환자의 심리적 저항과 다름이 없다. 굥은 국민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고 궁금해 하지 않는다. 내 코가 석자인데, 어찌 다른 사람의 형편을 헤아리겠는가? 편집적 망상 장애자에게 필요한 것은 자발적인 자기반성밖에 없다. 어째서 자신이 그토록 달그림자를 쫓으면서 살아왔는가? 이를 성찰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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