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한국 문학 143

이은봉: 시 쓰기와 자아 찾기

아래의 글은 이은봉 시인의 시쓰기와 자아 찾기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실린 곳: 김은교 외, 유쾌한 시학 강의 아인북스 2013, 278쪽 이하. ............... "시쓰는 사람이라면 저 자신을 이렇게 수식하고 위장하는 '나'를 결코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삶의 본질, 아니 '나'의 본질이 원래 그렇기 때문이다. 시 안에서의 '나'는 더욱 그렇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때의 '나'는 언제나 내가 생각하는 진실, 곧 참된 가치, 진선미를 위해 희생되는, 아니 가공되는 '나'일 수밖에 없다." 위의 글은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은봉 시인에게 시인에게 시쓰기란 자아를 추구하고 자아를 절차탁마하는 작업인 것 같습니다. 위의 글은 이에 대한 핵심적 부분을 인용한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우리는 다..

19 한국 문학 2018.10.13

(명시 소개) 이명기의 시, "병이 떠나는 아침"

병이 떠나는 아침 이명기 밖에서 부르는 소리, 내게서 먹고 마시고 뚱땅거리며 드러누워 기숙하던 것이 부스스 일어나 걸어나간다 병이 떠나는 아침 오래 앓은 것이 떠나는 아침, 부스스한 몰골로 문을 열듯 몸을 열고 나가 댓돌 아래서 돌아보는 저 눈빛에도 정이 들었는가, 한여름 풀밭처럼 들끓던 소란이여 가서 다신 오지 말아라 돌아누울 때마다 나는 비좁은 몸이었으니 나는 삐걱거리는 잠이었으니, 누군가 밖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 홀연히 떠나는 아침, 텅 빈 몸으로 몇 걸음 걸어가 밖을 본다 아무도 없다. 이명기: 허공을 밀고 가는 것들, 천년의 시작 2018. ........................... 회복기에 느끼는 아련함 속에서 인간은 누구든 간에 죽음의 흔적을 감지합니다. 그것은 내 몸 속에"먹고 마..

19 한국 문학 2018.04.22

(명시 소개) 최종천의 시 "파업 보름째"

최종천: 파업 보름째 우리 공돌이만 파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일하다 말고 그대로 놓아둔 우리 배속처럼 꼬인 산소 호스와 작업 선들 널브러진 공구들은 우리에게 파업을 하고 있었다. 사람이야 구호를 외치고 하늘을 쳐다본다지만 말도 못하는 저것들은 속이 어떨까? 어둠 속에서 저마다 간절한 눈빛이다. 망치자루를 쥐어본다. 어깨가 뻐근해지면서 콧등이 시큰거린다. 희박해지는 공기와 더러워지는 물은 인간에게 파업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최종천 시집, 고양이의 마술 2011 최종철 시인의 시를 읽으면, 내 자신은 왜 한없이 초라해지고 부끄러워지는 것일까? 최 시인은 오랫동안 노동하면서 시를 써온, 얼핏 보기에는 시인 답지 않은, 그러나 시인 중의 참 시인이다. 그의 글은 어떠한 미사여구도 허용하지 않는 가장 ..

19 한국 문학 2018.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