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계속됩니다.) 13. 마지막으로 흙의 권리를 재론하려고 합니다. 여기에는 네 가지 함의가 숨어 있습니다. 첫 번째 사항은 유한한 생명의 처절함입니다. 부식질은 토양 유기체의 작용으로 식물을 탄생시키고, 자라게 하며 사멸하게 합니다. 생명의 기운은 봄이면 지상으로 솟구치고, 가을이면 지하로 내려갑니다. 가령 그리스 신화는 하데스의 페르제포네 납치라는 비유로 탄생과 사멸의 순환 과정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식물의 기운은 겨울에는 지하에, 여름에는 지상에 머뭅니다. 생명체의 삶이 슬프고 애틋한 의미를 부여하는 까닭은 그 자체 유한하기 때문입니다. 무기물 그리고 생명의 종(種)은 무한으로 이어지지만, 생명체는 사멸을 전제로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흙의 권리에 관한 두 번째 사항은 자식을 탄생시키는 여성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