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 43

서로박: (1) 하인제의 아르딩겔로

1. 하인제의 아름다운 소설: 오늘은 횔덜린의 친구 가운데 한 사람인 작가 요한 야콥 빌헬름 하인제 (1746 - 1803)의 소설 한 편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하인제는 횔덜린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가정교사 그리고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면서 작품을 집필하였습니다. 오늘 다루려는 소설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르딩겔로 그리고 축복 가득한 섬들. 16세기에서 비롯한 이탈리아의 이야기 Ardinghello und die glückseeligen Inseln. Eine Italiänische Geschichte aus dem sechzehnten Jahrhundert』 (1787). 이 작품은 1785년 작가의 이탈리아 체류 후에 집필되었는데 1787년 발표되었습니다. 초고는 이전에 이미 세 차례에 걸쳐..

40 근대독문헌 2023.03.03

(명시 소개) 전홍준의 시, "금정산"

"난바다를 헤쳐 온 늙은 고래 한 마리 심해에서 건져 올린 지혜를 잘게 부숴 등뼈에다 풀과 나무를 기르고 내 친구 동식이 한숨도 품어주고 막노동 김씨의 술자리에서 말씀으로 훈제한 안주가 되어주기도 하는 언제나 그대가 던져주는 아삭아삭한 꼴 때문에 사하촌의 뭇 생명들 시퍼런 작두날 같은 세상에 베이고도 아직도 미간을 펴고 사는 것이다." (전홍준: 흔적, 전망 2020, 59쪽.) 나: 금정산이 고래로 비유되고 있군요. 그것도 “난바다를 헤쳐 온 늙은 고래”라고 말입니다. 이로써 시인의 섬망 속에는 바다와 땅이 뒤집힌 채 투영되는 것일까요? 너: 산이 고래라면, 인간은 거대한 생명체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작은 난쟁이 릴리푸트와 같을까요? 바다가 늙은 고래에게 험난한 장소였다면, 땅은 우리에게 “시퍼런 작두..

19 한국 문학 2023.03.02

서로박: 어떤 의사

대부분 의대생들이 의대를 지망하는 이유는 병든 사람을 고쳐주려는 따뜻한 마음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의사가 되면, 돈의 필요성을 알게 됩니다.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초심을 잃고, 부자가 되려고 합니다. 의사 면허증은 어떠한 경우에도 박탈당하지 않습니다. 한 번 의사는 영원한 의사라고 합니다. 법 규정에 의하면 시술하다가 환자를 실수로 살해하거나, 환자를 성폭행한 의사는 몇 년 감옥살이한 뒤에 다시 병원을 개업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판사와 변호사의 경우는 다릅니다. 형법에 저촉되어 일정액의 벌금형 내지 구금형을 살게 되면 그들의 면허증은 박탈된다고 합니다. 그들에 비하면 의사 면허증은 박탈당하지 않습니다. 이는 평형성에 어긋납니다. 다..

2 나의 글 2023.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