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02 2

(명시 소개) 전홍준의 시, "금정산"

"난바다를 헤쳐 온 늙은 고래 한 마리 심해에서 건져 올린 지혜를 잘게 부숴 등뼈에다 풀과 나무를 기르고 내 친구 동식이 한숨도 품어주고 막노동 김씨의 술자리에서 말씀으로 훈제한 안주가 되어주기도 하는 언제나 그대가 던져주는 아삭아삭한 꼴 때문에 사하촌의 뭇 생명들 시퍼런 작두날 같은 세상에 베이고도 아직도 미간을 펴고 사는 것이다." (전홍준: 흔적, 전망 2020, 59쪽.) 나: 금정산이 고래로 비유되고 있군요. 그것도 “난바다를 헤쳐 온 늙은 고래”라고 말입니다. 이로써 시인의 섬망 속에는 바다와 땅이 뒤집힌 채 투영되는 것일까요? 너: 산이 고래라면, 인간은 거대한 생명체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작은 난쟁이 릴리푸트와 같을까요? 바다가 늙은 고래에게 험난한 장소였다면, 땅은 우리에게 “시퍼런 작두..

19 한국 문학 2023.03.02

서로박: 어떤 의사

대부분 의대생들이 의대를 지망하는 이유는 병든 사람을 고쳐주려는 따뜻한 마음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의사가 되면, 돈의 필요성을 알게 됩니다.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초심을 잃고, 부자가 되려고 합니다. 의사 면허증은 어떠한 경우에도 박탈당하지 않습니다. 한 번 의사는 영원한 의사라고 합니다. 법 규정에 의하면 시술하다가 환자를 실수로 살해하거나, 환자를 성폭행한 의사는 몇 년 감옥살이한 뒤에 다시 병원을 개업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판사와 변호사의 경우는 다릅니다. 형법에 저촉되어 일정액의 벌금형 내지 구금형을 살게 되면 그들의 면허증은 박탈된다고 합니다. 그들에 비하면 의사 면허증은 박탈당하지 않습니다. 이는 평형성에 어긋납니다. 다..

2 나의 글 2023.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