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나의 시

박설호의 시, '자유는 막힘 없는 꽃이 피는 옥별에서'

필자 (匹子) 2024. 10. 4. 14:42

 

자유는 막힘없는 꽃이 피는 옥별에서

신영복 선생님

 

박설호

 

 

가느다란 은침에 꽂혀

반평생 어두운 골방에서

죽음의 껍질로 박혀 있던

흰나비 한 마리

 

늦여름 사랑의 열기가

벽이랑 기둥이랑 철창이랑

흐물흐물 깡그리 녹일 때

출옥한 잠자리

 

손바닥 위에 그 녀석을

가만히 올려놓으면 다시

태어난 날갯짓으로 그곳

옥별로 향하리

 

 

신영복 선생이 남긴 그림 "기다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