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의 잡글

서로박: (1) 국짐은 망할 것이다. 보수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가?

필자 (匹子) 2024. 9. 29. 09:25

관습은 보수주의의 수행원으로서사회의 속도를 조절하는 바퀴와 같다.“ (William J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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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으로 답답한정치적 현실이다. 석열은 무수한 거짓으로 사람들을 속이고 자신의 상부 지향적 야욕을 드러내면서 국가의 수반이 되었다. 그의 정치적 목표는 처음부터 대통령의 권좌를 차지하는 것이었다. 대통령이 되어 어떻게 정책을 펼칠까 하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기는커녕 왕으로 군림하려는 게 그가 의도한 마지막 목표였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국민을 속이고 전 정권을 기만했으며, 심지어는 자신을 밀어준 "국민의 힘"을 배반했다. 목표 다음에는 어떠한 무엇도 없다. 지금은 배우자가 시키는 대로 행동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에 그토록 굥석열의 치명적인 하자를 지적했지만, 많은 사람은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그런데도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은 굥석열과 김건희 수호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2. 국민의 힘은 시종일관 정권의 꼭두각시로 기능했으며, 지금도 그렇게 기능하려 하는가? 2024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 당이 다시 소수당으로 전락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 하나는 석열이 민심을 추호도 헤아리지 못했다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용산 대통령이 검찰이라는 칼을 휘둘렀음에도, 국민의 힘 당원과 국회의원들은 어떠한 비판 없이 무조건 굥심에 맹종하였다는 사실이다. 국민의 힘은 여당으로서 당 내부적으로 스스로 토론하고 굥석열의 잘못에 과감하게 지적하고 비판해야 하는데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준석 등이 토사구팽당하는 데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우리 편 나쁜 놈은 언제 어디서나 공개적으로 비판당해야 마땅한데도 국민의 힘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당원들 사이에는 치열한 토론이 없다. 국민의 애물단지, 그야말로 짐이다.

 

3. 그렇다면 국민의 힘은 붕괴해야 하는가? 한국의 정치를 위해서 보수가 궤멸하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단 두 가지 사항을 지적하려고 한다. 첫째로 굥석열의 검찰 독재는 조만간 어떠한 방식으로든 종결되어야 할 것이다. 3년 동안 지켜보기에는 국민의 피해가 너무나 크다.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거머쥐고 있는 한, 국민 가운데 누구도 가택 수색과 세무 조사를 피할 수가 없다. 레거시 미디어는 통제당하여 언론의 자유로운 기능이 마비되어 있다. 경제는 폭망이다. 굥석열을 탄핵하는 일만이 이러한 검찰 독재와 언론 통제의 횡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둘째로 국민의 힘은 몰락하고 새로운 보수 정당이 탄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보수에 관해서 성찰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보수는 차제에 어떠한 길을 걸어야 하는가? 이를 묻기 전에 한반도의 정세를 고려하면서 보수의 세계관을 비판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4. 혹자는 보수가 고리타분하고, 진보는 진취적이라고 규정한다. 혹자는 보수는 안정을 추구하고, 진보는 유행 따라 조변석개하는 기회주의라고 평하기도 한다. 이러한 양측의 흑백 논리적인 판단은 장님 코끼리 더듬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각자 절대적이 아니며, 그 자체 편협하다. 보수의 사고에 관해서 일차적으로 숙고해 보기로 하자. 보수의 사고는 라틴어 conservare 보존하다에서 유래한 것이다. 통조림 깡통을 Konserven이라 하듯이, “오래된 좋은 것das Gute-Alte을 보존하여 고수하라는 게 보수주의의 핵심 사항이다. 그런데 오늘날 보수는 오래된 좋은 것, 우리의 문화 속에 자리한 미풍양속 가운데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유교적 전통에는 장단점이 뒤섞여 있다.  우리 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는 유교적 잔재는 무엇인가? 가령 삼강오륜은 오늘날 어떻게 수용되어야 하는가?

 

5. 새 술은 새 부대라고 우리는 전통적 관습 가운데 옥석을 가려내는 혜안을 필요로 한다. 삼강오륜 가운데 다섯 가지 도덕적 명제를 생각해 보자.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미리 한 가지 사항을 언급해두기로 한다. 여기서 말하는 삼강(三綱) 사상은  중국의 진한시대에 유래한 것을 가리킨다. 그것은 단군 시대부터 내려온 한 사상의 삼강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중국의 삼강 사상은 수직적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반면에, 한 사상은 효()와 자()를 강조하는  수평적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삼강은 충(), 효() 열()이라는 상향적 종속 윤리에 근거하고 있다. ( 다음의 책을 참고하라. 이을호: 한 사상의 묘맥, 사사연 1986, 46쪽)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는 정조 21년 (1797년)에 간행되었는데, 중국의 삼강오륜을 다루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중국의 삼강 오륜은 맹자의 사상에 근거한다. 여기에는 오래 전의 단군 사상이 뒤섞여 있다. 오륜 가운데 오늘날 유효한 것은 필자의 견해에 의하면 부자유친 그리고 붕우유신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부자유친 그리고 붕우유신 속에는 인간이 지켜야 하는 사랑과 우정의 핵심 사항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 사상에서 분명히 드러나는- 나는 너다라는 구분없는 자의식, "너"에 대한 "나"의 희생정신을 가리킨다.  (1) 군신유의(君臣有義)는 수직적 위계질서를 공고히 한다는 점에서 오늘날 만인 평등과는 어긋나는 사항이다. 애국심은 아름다운 마음이지만, 국가가 개인에게 죄를 짓는 경우가 더러 있다. (2) 부부유별(夫婦有別)은 남녀평등을 추구하는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고찰할 때 시대착오적이고 전근대적인 강령이다. 남자와 여자는 동등한 존재다. (3) 장유유서(長幼有序)는 나이를 따지며, 수직적 서열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보존될 가치는 그리 크지 않다.

 

(4) 부자유친(父子有親)은 오늘날 세상이 변한다고 하더라도 유효한 강령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어떠한 구분도 없다. 부모와 자식은 전체적 하나, 즉 일자상(一者像)이다. 반복해서 말씀드리건대 한 민족의 효는 중국의 효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효의 정신은 중국에서 유래한 게 아니다. 한국인의 전신이었던 동이족은 중국인들에게 효 사상을 전해주었다. (최민홍: 한철학과 현대사회, 성문사, 1988, 41쪽) 오죽하면 공자가 자신의 제자들에게 동이족의 효를 답습하라고 일갈했을까?  (5) 붕우유신(朋友有信)은 진정한 우정을 강조하고 있으므로 우리가 답습해야 하는 사항이다. 부모와 자식 그리고 친구 사이의 끈끈한 정은 시대의 변화와 무관한, 불변하는 훌륭한 계명이 아닌가? 그 외에 오래된 나쁜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이에 관한 네 가지 사항을 지적하려고 한다.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