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나의 시

박설호의 시, '베드란 스마일로비치'

필자 (匹子) 2024. 7. 22. 12:04

베드란 스마일로비치

- 윤봉길 선생님을 생각하며 -

박설호

 

 

일천구백구십이년 어느

봄날 그는 총탄이 빗발치는

사라예보 거리의 한복판에서

22일간 첼로를 연주했어요

 

그의 아리아는 발포를

잠시 멈추게 하고 죄 없이

살해당한 22인들의 목숨을

오래 기억하게 했지요

 

그건 하나의 제스처일 뿐

용기가 아니라네요 연주만으로

살육을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모두 무기를 놓았겠지요

 

세계화의 전쟁 끝내려고

단 한 번의 테러로 명예롭게

살고 싶지만 살상해야할 대상은

아쉽게도 돈다발이네요

 

...............

 

출전: 박설호 시집 "반도여 안녕 유로파", 울력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