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여 너와 헤어진 나는
박설호
뮌헨의 재벌 투른 운트 탁시스(Thurn und Taxis)의 네 번째 마누라는 “가장 아끼는 게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다이아몬드”라고 답했다
일순 개탄스러웠다
그미의 남편은 탄자니아와 토고에서 목화를 수입하여 아프리카 일꾼들에게 질감 좋은 청바지를 되팔아 떼돈 벌었다 흑인들의 피가 채 마르지 않은 다이아몬드 그러나 보석 자체가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의 감옥살이에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
그들에 대한 자닝한 마음 어떻게 달랠까
아니면 나 혼자 모든 걸 차지하는 게 부끄럽지 않을까 잠 못 이루면서
젠장 재벌 되기는 글렀다
실린 곳: 박설호 시집, "반도여 안녕 유로파", 울력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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