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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박: (1) 하웁트만의 '선로지기 틸'

필자 (匹子) 2024. 5. 27. 11:21

1. 내용

선로지기 틸은 매우 경건하고 양심적인 남자이다. 그는 빈틈없이 자신의 일을 처리한다. 사랑하는 아내 미나가 사망한 1년 후에 틸은 이성적인 이유에서 레네라는 이름을 지닌 하녀 출신의 처녀와 두 번째로 결혼한다. 두 사람 사이에서 두 번째 아이가 태어난다. 이로 인하여 레네는 첫 번째 아이인 토비아스를 등한시한다. 주인공 틸은 죽은 아내를 몹시 그리워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두 번째 부인에게 의존한다. 왜냐하면 두 번째 아내인 레네가 집안의 새로운 여주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계모는 전처의 자식, 토비아스를 몹시 학대한다. 틸은 이 사실을 접하지만, 이를 모른 척 한다. 대신에 시간만 나면, 아들 토비아스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그를 돌본다.

 

그런데 어느 날 주인공의 마음이 몹시 혼란스러워진다. 틸은 죽은 아내에게 토비아스를 잘 키우겠노라고 약속한 바 있다. 레네가 토비아스를 학대하면, 그럴수록 틸의 마음속에서 죽은 부인의 환영이 솟아오르곤 한다. 이는 양심의 가책 때문이었다. 틸은 베를린과 브레슬라우 사이에 이어진 숲 사이의 선로에 혼자 머물면서, 죽은 아내를 그리워한다. 이때 틸의 눈앞에서는 죽은 아내의 놀라운 환영에 떠오르는 게 아닌가? 환시 증세로 인하여 그는 점점 심리적으로 병들어간다. 가령 죽은 아내는 환영 속에 나타나서, 강보에 아기를 싸서 어디론가 사라지는 게 아닌가? 이 순간 주인공은 깊은 수치심에 휩싸인다. 자신의 현재 삶은 레네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는 굴욕적인 것이라고 느낀다. 일이 끝나면, 틸은 쏜살같이 집으로 돌아온다. 아들의 붉은 뺨을 쳐다보면, 기이하게도 자신을 괴롭히던 고통스러운 상들이 사라진다.

 

틸은 선로 옆에 작은 경작지를 레네를 위해서 마련해준다. 틸이 낮에 일하는 동안에 레네는 그의 곁에서 감자를 경작한다. 주인공은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부인을 새로 맞게 되자, 자신의 일마저 방해 받기 시작하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레네는 너무도 많은 것을 요구한다. 주인공은 아무 저항도 하지 않고,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심지어 레네는 아들과 산책하는 일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왜냐하면 시간이 나면 남편이 둘째아이를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토비아스는 아버지의 행동에 대해서 몹시 당황스러워 한다. 토비아스 역시 아버지처럼 선로지기로 살아가고 싶어 한다. 토비아스를 잘 살피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레네는 어깨만 으쓱거릴 뿐이다. 그미는 주인공이 일하는 동안 토비아스를 방치하고 감자 일구는 작업에 몰두할 뿐이다.

 

 

 

선로지기 틸의 배경이되는 어느 간이역의 모습

 

이때 급행열차가 쏜살같이 달려오다가 비상 신호를 보낸 뒤에 멈춰 선다. 열차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틸은 몹시 당황하여, 그곳으로 달려간다. 토비아스가 열차에 치인 것이었다. 토비아스는 다행히 아직 죽지는 않았으나, 사지가 찢겨져서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된다. 마치 마취 당한 듯이 주인공은 절망적인 몰골로 자신의 일터로 돌아간다. 바로 이 순간 죽은 부인이 그의 눈앞에 나타난다. 주인공은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반드시 복수해 주겠다고 그미에게 약속한다. 일순간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분노에 사로잡힌 틸은 그곳으로 다가가서 젖먹이의 목을 조르며, 아기를 교살시키려고 한다.

 

바로 이 순간 열차 신호가 울린다. 틸은 열차 신호 때문에 광증에서 벗어난다. 노동자들을 태운 기차에는 죽은 토비아스의 시체가 실려 있다. 레네는 비명을 지른다. 주인공은 아들의 사망 소식에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는다. 레네는 쓰러진 남편을 집으로 데리고 간다. 그미는 성심을 다해서 남편을 보살핀다. 그미는 틸을 간호하다 피곤을 못 이긴 채 불현듯 잠이 든다. 다음날 아침 사람들은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다. 레네의 시체 그리고 목이 부러진 채 죽어 있는 젖먹이를 발견했던 것이다. 틸은 선로 위에 앉아서 죽음을 맞이하려고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발견하여 감옥으로 이송한다. 나중에 틸은 정신 병원에 수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