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416)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필자 (匹子) 2019. 2. 10. 11:17

친애하는 L, 김수영 시인은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습니다.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작은 일에 분개하고 살면, 우리는 큰 일에 분개할 기회를 상실하게 됩니다.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참회의 제단에 세울수 없습니다. 이 경우 부활과 신생은 결코 생겨나지 않습니다.

 

부활 (Resurrektion)이란 무엇인가요? 그것은 죽은 뒤에 다시 생명을 얻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하나의 비유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부활이란 이전과는 다른 삶을 새롭게 살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그것은 갱생의 삶입니다. 부활의 의지란 절망에 사로잡힌 한 인간이 자신의 과거의 끔찍한 괴로움과 어리석음을 박차고 새롭게 살아가는 결심을 뜻합니다. 

 

벙이리 삼룡이를 생각해 보세요. 사랑하는 마음은 그로 하여근 살신성인의 의지를 실천하게 하지 않습니까? 말콤 엑스가 일라이자 무하마드의 가르침을 받고, 과거의 깡패의 삶을 청산하고, 이전과는 다른 혁명가의 길을 걸어갑니다. 감옥에 수감된 어느 남자는 자신의 과거 삶을 떨치고, 가족과 이웃을 위해서 자신을 바치려고 마음 먹습니다. 그게 독립 운동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삶으로 향하는 변신은 참으로 멋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친애하는 L, 당신은 동료와의 작은 마찰로 그를 고소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당신의 일이 독립 운동인가요? 의혈단 김원봉의 무력 테러는 최소한 고결한 명분이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경우는 그것과는 다릅니다. 당신이 스스로 자기 반성과 부활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도와드릴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