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a Lacan

자크 라캉: 거울 단계 (3)

필자 (匹子) 2017. 7. 17. 09:35

(2에서 계속됩니다.)

 

상기한 사항에서 우리는 이질적 유형의 동물이 무엇보다도 자신과 유사한 개체를 모방하고 답습하려는 특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적어도 생명을 지닌 조직체에게 어떤 공간의 의미에 관한 문제를 시사해주기 때문에 우리의 관심사를 끌기에 충분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생물학적 실험을 참고하여 심리적 개념에다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이 경우 매우 적절하다고 여겨집니다. 가령 우리는 비둘기 그리고 메뚜기 등과 같은 동물에게 나타나는 유유상종의 생활 방식을 이른바 새로운 공간에서의 적응할 수 있는가? 하는 법칙에 적용시켜볼 수 있습니다. 이는 일견 우스꽝스러운 시도지만, 때로는 여기서 어떤 놀라운 은폐된 진리를 발견해낼 수 있습니다.

 

한 번 다음과 같은 놀라운 이론을 기억해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학교 수업을 받을 당시에는 사회학과의 단절을 지적한다는 점에서 무척 참신한 사고로 여겨졌는데, 지금도 기발한 착상을 담은 것인데) 프랑스의 철학자, 사회학자 그리고 문학 비평가로 활약했던 로저 카유아Roger Caillois에 의해 제기되었습니다. 카유아는 자신의 생각을 전설적인 신경쇠약이라고 명명한 바 있는데, 이러한 용어로써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습니다. 즉 누군가 어떤 공간을 병적으로 집착하여, 이를 형태론적으로 모방하게 되면, 이는 결국 당사자로 하여금 현실감각을 상실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전설적인 신경쇠약lgendäre Psychasthenie”은 약간의 설명을 요한다. 곤충 가운데에는 나무의 잎사귀, 꽃 혹은 가지에 숨어서 자신을 보호하는 게 있다. 그러나 많은 육식동물은 냄새로 먹잇감을 찾기 때문에 공충들은 목숨을 잃는다. 인간 가운데도 곤충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장소 속에서 자신을 해체시키려는 욕구를 지닌다. 이들의 자아의 의지는 너무나 미약하기 때문에 주어진 공간의 무언의 요구 사항에 완전히 지배당하게 된다. Vgl. Roger Caillois (2007): Meduse & Die Gottesanbeterin. Mimese und legendäre Psychasthenie,

Berlin 32.

 

사실 변증법적으로 변화되는 사회는 인간의 인식을 제한하고, 거의 편집적인 방식으로 그것을 구조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우리, 정신분석학자들은 지금까지 동물들이 느끼고 행하는 성적 열망의 에너지의 범위보다도 인간의 그것을 더 자생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타당한 이유를 제시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성적 열망을 해소하는 일은 실제 현실에서 극소수의 인간에 의해 행해질 뿐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성적 열망의 에너지 영역과 관련하여 오로지 심리적 질병을 통해서 그나마 초현실적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데, 우리는 이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공격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거울 단계를 통해서 장소가 얼마나 공개적으로 악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증법에 의하면 만약 자연적 현실이 특정 인간에게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도록 작용한다면, 이는 특정 인간에게 항구적으로 끔찍한 결과를 안겨주게 될 것입니다. 적어도 우리가 자연이라는 표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면 더욱 그러합니다.

 

상기한 이유로 인하여 거울 단계의 기능은 우리에게 이마고의 기능이라는 어떤 특수한 경우로서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생명을 지닌 조직체가 자신의 현실에 대해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 하는 물음과 관련됩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주어진 환경에 대한 인간의 내면세계의 관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연에 대한 이러한 관계는 인간의 경우 몸속 조직체의 어떤 유연화 현상dehiscence”을 통해서, 다시 말해서 어떤 세포들의 근원적 분화를 통해서 현저하게 방해받게 됩니다. 우리는 이를테면 생후 1개월의 아이가 감지하는 불안감에서 이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갓 태어난 영아의 이러한 불안감은 무엇보다도 운동 근육이 상호 작용하지 못하는 데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젖먹이동물의 운동 신경조직체에 해당하는 대뇌 속에 자리하는 추 체계Pyramidalsystem은 아직도 해부학적으로 완전무결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젖먹이동물의 태 () 조직 내에서 액체의 흐름은 기능상으로 원활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객관적인 인식은 다음의 가설을 확증하게 합니다. 즉 인간은 어쩌면 태어나기 이전의 어떤 특수한 상태에 처해 있으리라는 가설 말입니다. 거울 단계를 연구하면 우리는 출생 이전의 인간 조직의 상태를 표현해낼 수 있을지 모릅니다.

 

이러한 경우는 특히 태아 연구의 영역에서 한마디로 “(태어난) 아기의 성격적 저항foetalisation이라는 표현으로 해명되고 잇습니다. 만약 중앙 신경 조직체 시스템이라든가 특히 대뇌의 외피 조직이라는 이른바 보다 상층의 기관의 강력한 기능 내지 이로 인한 질병의 발발 현상을 찾아내려고 한다면, 우리는 일시적으로 신경 조직의 변화하는 기능이라든가 태아에 느슨하게 공급되는 특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러한 신경 조직은 마치 조직체 내부에서 하나의 거울처럼 기능한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심리적 문제를 외과 기술과 접목 가능하다고 여기게 됩니다.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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