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367) 누가 A 교수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필자 (匹子) 2017. 6. 17. 18:56

필자는 A 교수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한다. 다만 "법과 문학 사이"라는 책을 통해서 받은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만큼 그는 책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크고 작은 영향력을 끼쳤다. 그분이 법무부 장관 직을 맡지 않겠다고 한다. 그것도 42년 전의 잘못 때문에 말이다. 40여 년 전에 어느 여자와 결혼하기 위하여 공문서 위조라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 그리고 "남자란 무엇인가? 라는 책에서 매춘을 옹호하고 여성을 비하하였다는 점이 문제라고 한다.

 

2007년 이전에 발생한 살인 사건의 공소 시효는 법에 의하면 15년이다. 40년 전 A 교수 사건의 경우 문제되는 것은 법이 아니라, 양심이다. 40여 년 동안 감내해야 했던 비극적 자학 그리고 가슴속 깊이 남아있는 회한을 우리가 모르는 척해주는 게 한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공인이든 무지렁이든 간에 말이다. 매춘은 남한 사회에서 불법으로 인식되지만, 수많은 남자들은 그곳을 들락거리고 있다.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매춘을 합법화시키라고 주장하면, 이는 용납되고, 남성들이 그렇게 주장하면 부도덕하다고 매도되는 까닭은 어디에 있는가? 남한에는 아직 남창이 많지 않기 때문인가? 핍박당하는 여성들의 고통과 애환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페미니즘의 분노가 모든 남자들에게 무차별하게 가해지는 게 과연 올바른 일일까?

 

"남자란 무엇인가"를 아직 읽지 못해서 여성 비하의 의혹에 관해서는 필자는 아직 알지 못한다. A 교수는 책에서 남성의 심리를 나름대로 정리하려 했다고 한다. 어쩌면 저자는 (아직 모르긴 하지만 마치 장님 코끼리 더듬듯이) 당신 자신의 고유한 남성적 심리를 표현하려고 했는지 모를 일이다. 여성도 그러하겠지만, 남성의 심리가 어디 몇몇 특성으로 요약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인가? 세상에는 수많은 35억의 남성과 35억의 여성이 살아가고 있으므로, 이들의 특성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문제는 공인에게서 어떠한 작은 결함도 없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에 있다. 작은 문제, 경미한 잘못을 표독스럽게 물고 늘어지려는 자들의 히스테릭한 반응에 정나미가 떨어진다. 자신의 정치적 반대파를 코너로 몰아붙이기 위하여 온갖 사생활을 들추어 까발리려는 사악한 비아냥거림은 소름끼칠 정도이다. 분명한 것은 다음과 같다. 우리 가운데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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