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359) 성 단상 (7)

필자 (匹子) 2017. 4. 21. 11:35

60: 아무리 반성하더라도 가해자는 결국 피해자가 겪은 고통의 10분의 1도 채워주지 못한다. , 어째서 가해자가 감지하는 양심의 가책은 그토록 경미한 것일까?

 

61: 인간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동식물에게 죄를 짓는다. 생태계 파괴 현상을 고려할 때 차제에는 인간 본위주의는 비난당해야 마땅하다. 성공의 기준 역시 바뀌어져야 할 것이다. 가령 사대부, 말보로를 물고 있는 미국의 카우보이, 혼자 성공을 거둔 석유 회사 재벌 등은 더 이상 호모 아만스가 추구해야 할 성공한 인간형이 아니다. 21세기에 이르러 성공의 개념은 변화되었다. 자신의 사랑을 부끄러움 없이 실천하며, 만인의 평등에 근거한 협동심, 배려를 실천하는 자가 성공을 거둔 자이다.

 

62: 윤노빈의 말대로 사유 (思惟)는 사유 (私有)가 아니듯이, 사유하는 인간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다. 호모 아만스는 자신과 동일한 존재를 소유할 수 없고, 그에 의해서 소유당할 수도 없다.

 

63: 여성 혐오는 오랜 역사를 지닌다. 그것은 예컨대 조신한 여성을 무조건 좋게 생각하고 이른바 고삐 풀린 계집을 마치 화장실 변기통처럼 생각하는 남성 중심적 사회 풍토의 결과이다. 여성 혐오는 여성의 성기에 대한 증오 내지 매춘부에 대한 멸시에서 극에 달하고 있다.

 

64: 나를 건드리지 마라.Noli me tangere.” 부활한 예수는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는 다석 류영모의 표현에 의하면 그리스도의 정신으로서의 얼나를 단순한 육신으로서의 몸나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다석 류영모의 사고는 오늘날의 기준으로 고찰할 때 무조건 타당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호모 아만스의 경우 얼나몸나는 공히 소중하기 때문이다. 육체와 정신은 서로 관여하고 생명과 직결되어 있다.

 

65: 혹자는 누군가를 사랑하면, 반드시 사랑을 쟁취하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인간은 인간에 대한 소유물이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대부분의 성도착자는 인간을 소유물로 간주한다. 사랑의 뒤를 쫓는 파파라치는 자신의 애틋한 연정을 마치 물건처럼 숭배한다. “물신주의Fetischismus” - 이것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집착Obsession에 대한 물적 증거이기도 하다.

 

66: 매일 신문에는 치정 살인이 보도된다. 진정한 사랑이란 사랑하는 임을 쟁취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사랑하는 임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다가, 임이 다가올 때 이에 대해 화답하는 행위이다. 이를 깨닫는 자는 아마 소유욕과 집착으로 인한 살인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67: 미셸 푸코도 언급한 바 있듯이, 유대인, 집시, 성도착자 그리고 동성연애자 등에 대한 탄압은 성적 무질서에 대한 기득권의 두려움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수직적 가부장주의의 틀을 고수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는 권력/ 지식의 장치Power/Knowdge Dispositif로써 현대인들의 성을 차단시키고 묶어버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68: 서구의 역사는 -고대 사회를 제외한다면- 근엄한 관습 도덕 그리고 법의 완화 과정으로 설명될 수 있다. 물론 그 발전 과정에서 지그재그 식으로 방향 감각을 일시적으로 상실할 때도 있다. 그래도 역사의 방향은 인간이 자신의 자유를 구가할 수 있도록 주어진 관습, 도덕 그리고 법을 완화시켜나갔다.

 

69: 중세에 아벨라르Abälard는 자신의 제자, 엘로이즈를 임신시켜 아들을 낳게 했다는 이유로 잔악하게 거세를 당했다. 오늘날 더러의 사람들은 -비록 동성이라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다. 레즈비언들이 딜도 (인공 페니스)를 사용하든, 게이들이 손가락 성교를 즐기든 간에 그들이 자청해서 이를 행한다면, 어찌 불법으로 매도될 수 있는가?

 

70: 21세기에 이르러 사회적 금기 조항은 나라마다 다르게 되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길가에서 대마초를 구매할 수 있지만, 인도네시아에서 그것을 소지하면 사형 선고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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