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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 두베의 소설 고상한 식사

필자 (匹子) 2017. 8. 25. 11:54

 

 

 

 

 

"당신은 쇠고기를 좋아하십니까? 아니면 통닭을 즐기신다고요? 기름 흘리면서 꼬치에 꽂혀서 불 위에서 지글지글 돌아가는 닭의 알몸을 바라보면 군침이 고인다고요? 이런 젠장." 

 

 

 

독일의 작가, 카렌 두베 Karen Duve는 "폭우"라는 소설로 우리 나라에도 잘 알려진 바 있지요. 이 소설은 박민수 선생에 의해서 2000년 "비의 소설"이라는 제목으로, 2002년에는 폭우라는 제목으로 책세상 출판사에서 간행되었습니다. 각설, 두베는 재작년에 "고결한 식사"라는 작품을 발표하였습니다. 처음에 그미는 통닭을 제일 좋아했는데, 어느 날 스스로 육고기를 섭취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채식이었지요.

 

 

 

 

채식주의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1. 채식주의 Vegetarismus: 이 경우 동물의 고기를 먹지 않을 뿐입니다. 대신에 생선도 먹고 치즈,우유 등을 섭취합니다. 2. 순수한 채식주의 Veganismus: 동물, 치즈 우유 등 모든 가공품을 전혀 섭취하지 않고, 오로지 식물만을 섭취합니다.  3. 열매 섭취주의 Frutarismus: 식물 가운데에도 열매만을 골라서 섭취합니다. 양배추라든가 무우 등도 먹지 않습니다.

 

카렌 두베는 이 가운데 세 번째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말하자면 식사의 실험을 통해서 작품 하나를 발표하게 된 것입니다. 이 작품은 2010년 라이프치히 도서 전시회에서 우수작으로 천거되었습니다. 그미는 닭 두마리, 당나귀 한마리 고양이들과 시골에서 함께 살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친구 당나귀와 함께 기도하는 카렌 두베

 

 

먹기 위해서 사는 사람들에게 드리는 말씀. 살기 위해서 먹는 사람들은 아래의 글을 읽지 마세요. ^^

 

불혹의 나이에 이르면 끊어야 할 게 한 가지 있습니다. 이성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사랑하는 남편 (혹은 아내) 외에 한 눈 팔면, 가정 파탄이 발생합니다. 지천명의 나이에 이르면 끊어야 할 게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담배입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담에 배우라."를 강조하기 위해서 그것을 담배라고 칭했지요. 담배는 참으로 맛이 있지만, 건강에는 전혀 이롭지 않다고 합니다. 이순의 나이에 이르면 끊어야 할 게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이지요. 술에는 장사 없습니다. 술은 죄를 저지르게 합니다. "술 때문에" 살인까지 저지르지요. 살인을 범한 술꾼이 후회한 들 무얼하겠습니까?종심소욕의 나이에 이르면 끊어야 할 게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일부의 음식이지요. 나이 들어서 함부로 먹을 수 없답니다. 이빨이 약해서, 소화 기능이 떨어져서, 먹고 싶은 것을 못 먹고, 마시고 싶은 것을 마실 수 없습니다. 그러면 사랑도 하지 말고, 술도, 담배도 가까이 하지 말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말라는 것인가요? 이런 젠장. ㅠ C'est la vie. 삶은 나이 들수록 재미 없게 되네. 그렇지만 나이든 사람들에게 남아 있는 것은 추억이며, 현명한 판단력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