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로마사 제 4권은 결본이다. 테오도르 몸젠은 역사 연구가로서 오랫동안 활약하다가, 1902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노벨 문학상이 음악 미술 문학의 차원에서 이해되는 예술로서의 “문학”이 아니라, 문헌학으로서의 문학 (文学)임을 자명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독어독문학은 독일어와 독문학을 지칭하는 게 아니라, 독일어로 구성된 문헌학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수상작은 그의 평생의 역작 『로마사』였습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다섯 권으로 집필될 예정이었는데, 제 4권의 작품 소재는 로마 황제의 시대에서 로마의 몰락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1권부터 3권까지의 내용은 로마의 건국부터 공화정이 끝날 때까지의 역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 5권의 작품 소재는 로마의 속국과 인접 국가에 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몸젠의 『로마사』는 5권으로 구상되었지만, 간행된 것은 4권에 불과합니다. 도서관에 가면 우리는 4권의 책만을 발견할 수 있으며, 제 4권이 “결본 ein Desiderat”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몸젠의 로마사의 제 4권은 어떠한 이유에서 간행되지 않았을까요?
5. 몸젠이 『로마사』: 테오도르 몸젠은 거의 30년에 걸쳐 로마의 역사를 집필하였습니다. 1854년부터 1885년 사이에 그의 작품이 모조리 발표되었습니다. 이 책은 에드워드 기번 (Edward Gibbon, 1737 - 1794)의 약 3200 페어지에 달하는 『로마 쇠망사 History of the Decline and Fall of the Roman Empire』와 함께 현대에서 가장 중요한 로마 역사서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 1권과 제 3권은 1854년에서 1856년 사이에 간행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책을 집필하지 못하다가, 몸젠은 1885년에 『로마사』의 마지막 부분을 제 5권으로 간행하게 했습니다. 그것은 로마의 식민지, 다시 말해서 속국이 된 나라의 역사를 다룬 것이었습니다.
몸젠은 처음에는 이 책을 제 8권으로 간행하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4권, 5권, 6권 그리고 7권 속에 약 500년에 달하는 로마 황제 치하의 역사 부분이 수록될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로마 황제의 역사 대목은 끝내 책으로 간행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우리는 몸젠의 로마사 제 4권 결본을 통하여 지식인으로서 끝내 권력에 몸을 굽히지 않는 기개 내지는 놀라운 비판의 자세를 읽을 수 있습니다.
6. 몸젠의 『로마사』의 특징: 몸젠의 로마사에서 한 가지 중요한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몸젠이 마르쿠스 키케로를 처음으로 부정적인 인물로 평가했다는 사실입니다. 키케로는 몸젠에 의하면 국가의 수상으로서 아무런 신념도 정치적 의도도 지니지 않았으며,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관료주의를 표방하며 군주의 개로 살다가 비참하게 삶을 마감한 지식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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