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트넬 4

서로박: (4) 퐁트넬의 '아자앵 이야기'

(앞에서 계속됩니다.) 17. 재화의 분배 그리고 물물교환: 농업은 국가에서 관리되고, 수공업 제품은 사적인 소유물로 용인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치즈, 호밀, 보리, 우유, 완두, 콩 등을 재배하여 풍족한 수확을 거두어들입니다. 특히 수공업 제품의 경우 얼마든지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국가는 사람들이 농사를 제대로 짓는지 깊이 관여하지는 않고, 그저 재화를 분배하는 일에 골몰합니다. 이를테면 어느 마을에서 과잉 생산된 곡식이나 물품들은 부족한 마을에 충당되곤 합니다. 도시든 시골이든 어디든지 물품 저장소가 있어서, 모든 생산품은 그곳에 보관됩니다. 아자오에서는 화폐가 사용되지 않습니다. 나아가 국가는 어부, 사냥꾼, 백정 그리고 빵 생산자 등을 고용합니다. 이들에 의해서 생산되는 소비제품 역시 물품 저장..

32 근대불문헌 2023.05.04

서로박: (3) 퐁트넬의 '아자앵 이야기'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상호부조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무신론자들의 공화국: 실제로 퐁트넬은 유럽의 사회를 비참하고 혼돈스러운 현실로 규정하고, 낯선 미지의 섬을 갈등이 없는 이상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아자오 사람들은 서로 싸우지 않고, 마치 형제자매들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복수가 무엇인지 알지 못할 정도입니다. 그들은 서로 협동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웃이 어려울 때 도와주고, 타인에게 봉사하는 데 대해 매우 기뻐합니다. 그렇기에 모든 아자오 주민들은 상호부조 협력의 정신을 고수하면서 살아갑니다. 토마스 모어와 베라스는 함께 모여서 살아가는 인간이 도덕적으로 살아가려면, 균등하게 형법을 적용하고 도덕적 규범과 가치를 어긴 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

32 근대불문헌 2023.05.03

서로박: (2) 퐁트넬의 '아자앵 이야기'

(앞에서 계속됩니다.) 6. 퐁트넬의 시대 비판: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퐁트넬은 엄격한 종교적 이데올로기 그리고 절대주의 왕정 체제의 독재 치하에서 살았습니다. 비록 그의 글들이 이러한 사회적 편견과 싸우는 무기로 활용되었지만, 퐁트넬은 힘없는 지식인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저자가 『아자앵의 이야기』의 집필을 통해서 무신론자들의 공화국을 애타게 갈구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생전에 발표될 수 없었습니다. 국가는 교회 세력과 결탁하여 종교적 정신적으로 지식인을 억압하고 있었습니다. 1962년에 당국은 프랑스 프로테스탄트들에게 조직적인 압력을 가했으며, 1685년에는 종교적 관용을 기치로 한 낭트 칙령이 파기되었습니다. 이제 국가는 더 이상 프로테스탄트를 신봉하는 학자들을 지원하지 ..

32 근대불문헌 2023.05.02

서로박: (1) 퐁트넬의 '아자앵 이야기'

1. 계몽주의자, 퐁트넬: 베르나르 르 보비에 드 퐁트넬 (1657 – 1757)은 자신이 처한 시대정신을 예리하게 감지하여, 이를 문학과 학문으로 드러낸 프랑스의 지식인입니다. 그는 17세기 중엽 프랑스를 대표하는 계몽주의자로서 인민의 공공연한 견해의 중요성을 피력하였으며, 이와 병행하여 앙시앵레짐의 불법성을 때로는 은근히 때로는 명시적으로 드러내기도 하였습니다. 볼테르는 그를 “루이 14세의 시대가 만들어낸 우주론적 정신의 소유자”라고 극찬하기도 하였습니다. 퐁트넬은 인민을 계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문의 제반 분야를 체계적으로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었습니다. 이를테면 종교, 문학, 자연과학, 역사, 정치학, 철학, 인류학, 민속학 그리고 미학 등의 구분은 당시의 현실에서는 매우 생소한 것이었..

32 근대불문헌 2023.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