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아퀴나스 11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 내용 소개 (2)

7. 토마스 아퀴나스의 상대적 자연법 그리고 종교 개혁의 자연법 이 장에서 블로흐가 언급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토마스 아퀴나스 Thmas Aquin는 원죄를 전제로 한 상대적 자연법을 내세움으로써, 수직적 계층사회의 이데올로기를 공고히 하였다. 마르틴 루터 Martin Luther는 보복을 중시하는 법적 견해를 내세움으로써, 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하였다. 칼뱅 Calvin은 십계명을 중시하는 자연법 이론을 완강하게 실천하였다. 예수회 수사 벨라민 Bellarmin과 마리아나 Mariana는 독재에 대한 강력한 저항 운동을 강조하였다. 8. 상대적 자연법에 합당한 이상: 위로부터의 정의 이 장에서 블로흐는 위로부터의 정의를 언급하면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상대적 자연법이 지닌 반동적 특징을 서술하고 있다. 원..

27 Bloch 저술 2023.06.08

서로박: (1) 캄파넬라의 "태양의 나라"

1. 캄파넬라와 『태양의 나라』: 토마소 캄파넬라 (Tommaso Campanella, 1568 - 1639)의 『태양의 나라La citta del sole』 (1602)는 질서 유토피아로 명명될 수 있습니다. 그 까닭은 이 작품 속에 사유재산제도의 철폐, 가족제도의 철폐 등이 설계되어 있으나, 모든 삶이 마치 사원에서의 생활처럼 점성술의 원칙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영위되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의 초안은 처음에는 이탈리아어로 구상되었습니다. 『태양의 나라』는 1602년에 집필되기 시작했으나, 2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 1623년에 비로소 세상에 소개되었습니다. 1612년 겨울 독일의 인문학자 토비아스 아다미는 제자와 함께 그리스 예루살렘 그리고 몰타를 여행한 다음에 나폴리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나폴..

34 이탈스파냐 2023.01.19

서로박: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

토마스 아퀴나스 (1225 - 1274)의 "신학대전 Summa theologia"는 1266년부터 1273년 사이에 집필되었으며, 약 200년 후에야 비로소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등지에서 부분적으로 간행되었다. 토마스의 방대한 문헌 속에는 하나의 폐쇄된 이론으로서의 미학적 테마가 특별히 할애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아름다움의 본질 species sive pulchritudo”에 관한 문제는 그의 사고의 핵을 이루고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를테면 특히 디오니시우스 아레오파기타스의 저작물 「신들의 이름에 관하여 Ρερι ϑειόν ονοματον」 (520년 경)의 주해서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밝혔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의하면 아름다움과 선은 동일하다. 선이란 오직 추구의 대상으로서, 추구의 대상..

24 신학이론 2022.12.14

박설호: (1) 캄파넬라의 옥중 시편

너: 반갑습니다. 오늘은 저항이라는 주제로 토마소 캄파넬라의 철학적 옥중시편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왜 하필이면 저항과 관련하여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캄파넬라의 시문학을 선택하였는지요? 나: 미리 말씀드리지만 캄파넬라의 시작품은 두 가지 사항을 시사해줍니다. 1. “시인과 지식인은 고난의 가시밭길을 자청해서 걸어가는 존재다.” 2. “우리는 걸어가면서 조우하는 생명들에게 머리(首)를 낮추어야 한다. 도(道)의 정신이다.” 너: 멋진 말인데요? 나: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처절한 의미를 담고 있어요. 오늘날 대부분 예술가와 지식인들은 가난과 고독 속에서 살거나, 국가의 검열로 인해서 핍박당하곤 합니다. 시인과 작가는 카산드라의 운명을 안고 있으니까요. 카산드라가 시대의 암운을 예견하면,..

22 외국시 2022.12.14

서로박: (5) 돈 앞에서 공정과 정의는 없다

(앞에서 계속됩니다.) 13. 통치에 유리하게 활용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의 개념: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한 정의의 개념은 처음부터 가부장주의의 사고로부터 한 치도 벗어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인민이 아니라 지배자, 다시 말해서 통치 기관에 유리하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아리스토텔레스에게 개인으로서의 정당성 내지 개개인들의 사적 관계로서의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어떤 (마치 관대한 자선이라든가 고결한 마음씨와 같은) 정서 내지 지조와 관계되는 미덕이 아니라, 처음부터 오로지 외부적으로 드러난 행동으로 국한되어 있을 뿐입니다. 자고로 개인은 스스로 공명정대한 자세를 취하면서 얼마든지 불법적 행위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정의라든가 불의를 허용하거나 허용하지 않..

2 나의 글 2022.12.05

서로박: (1) 돈 앞에서 공정과 정의는 없다.

- “정의는 제반 국가들의 토대이다. Iustitia fundamentum regnorum” (토마스 아퀴나스) - “형벌은 대부에게 적용되지 않으며, 예절은 서인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刑不上大夫 礼不下庶人.” - “급진적 자연법은 만인의 자유와 평등을 요구하는 주체의 저항에서 출발한다.” (블로흐) 1. 친애하는 J, 미국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가 한국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인구의 5%가 남한 토지의 80%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빈부 차이가 심한 나라에서 정의에 대한 관심이 끓어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 모릅니다. 사실 샌델 교수가 바람직한 것으로 지향하는 공동선 사회는 거시적으로 고찰할 때 사회주의 국가에서 추구하던 공동선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

2 나의 글 2022.12.05

서로박: 에코의 장미의 이름 (4)

10. 사건의 기호학: 그렇다면 어째서 에코는 수많은 인용문들을 자신의 작품 속에 삽입했을까요? 이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첫째, 역사적 사실들은 진리의 파편들로서, 이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방법론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나 기호들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논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됩니다. 즉 진리란 인간에게는 다만 기호로서 받아들여질 뿐이고, 사물의 본질은 찾을 수 없다는 결론 말입니다. 진리와 가치에 관한 문제는 기호와 소재라는 구조주의적 관심사에 의해서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에코의 소설은 철학적 존재론에서 말하는 현상과 본질의 구분을 인정하지 않고, 사물의 표피적인 면만 강조하고 있음을 우리는 유추할 수 있습니..

34 이탈스파냐 2020.09.04

서로박: 에코의 장미의 이름 (2)

4. 요한 계시록과 살인 사건 (1): 소설은 일주일 사이에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총 50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에코는 (계절은 다르지만) 아마도 부활절에서 강림절 사이의 기간인 50일을 염두에 둔 것 같다. (Kamper: 434). 사건은 1327년 11월 마지막 주에 북부 이탈리아의 아페닌 언덕에 있는 부유한 클루니아첸저의 수도원에서 발생합니다. 프란체스코 교단의 승려이자 영국 출신의 학자인 윌리엄 바스켈뷜은 제자, 아드손 드 멜크와 함께 이곳으로 당도합니다. 이야기는 늙은 아드손이 지나간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기술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윌리엄은 황제의 특별 사절로서 비밀스러운 임무를 띄고 이곳 수도원에 도착한 것입니다. 윌리엄은 이단의 혐의를 받고 있는 소수파 사람들과 아비뇽에 머..

34 이탈스파냐 2020.09.04

서로박: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

토마스 아퀴나스 (1225 - 1274)의 "신학대전 (Summa theologica)"는 1266년부터 1273년 사이에 씌어졌으며, 약 200년 후에야 비로소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등지에서 부분적으로 간행되었다. 토마스의 방대한 문헌 속에는 하나의 폐쇄된 이론으로서의 미학적 테마가 특별히 할애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아름다움의 본질 (species sive pulchritudo)”에 관한 문제는 그의 사고의 핵을 이루고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특히 디오니시우스 아레오파기타스의 「신들의 이름에 관하여 (Ρερι ϑειόν ονοματον)」 (520년 경)의 주해서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밝혔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의하면 아름다움과 선은 동일하다. 선이란 오직 추구의 대상으로서, 추구의 대상인 사..

24 신학이론 2020.02.27

블로흐: 물질 개념의 역사 (1)

물질을 구명하려는 오랜 (학문적) 과정은 끝난 것 같지만, 완전히 끝났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수많은 난제가 여전히 주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기계주의의 사고는 아직도 오랫동안 더 나은 무엇과 교체되지 않고 있습니다. 엥겔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역사에 나타난 모든 사건은 내적으로 기계주의의 운동을 완전히 멈추도록 작용한다. (...) 이를 위한 첫 번째 과업은, 학문의 첫 번째 과업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우리가 이를 분명하게 인식하는 일이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엥겔스는 루드비히 뷔히너, 그리고 오이겐 뒤링이라든가, 이러한 유형의 자유사상가의 교만하기 이를 데 없는 경박한 사고에 대해 단호한 자세로 어떤 경멸감을 표명하였습니다. 젊은 마르크스 역시 “물질 이론 d..

29 Bloch 번역 2020.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