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규 7

서로박: 블로흐와 아도르노

아도르노는 호르크하이머가 부분적으로 용인했던 유토피아의 이데올로기 비판이라는 기능마저 부인한다. 아직 존재하지 않은 미래를 선취하는 태도는 아도르노에 의하면 주어진 현실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전체로 매도하는 자세와 다를 바 없다. 어떤 다른 현실은 미래의 선취하는 의식에서 파생되는 게 아니라, 과거에 이미 주어졌던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재현되는 것이라고 한다. 현실의 모순은 그 과정에 있어서 언제나 계획이나 진단에 의해서 전개될 뿐, 일반 사람들이 갈구하는 바는 결코 현실로 나타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실의 모순은 변증법적으로 발전되거나, 사회적 진보를 추동하는 게 아니라, 영원히 모순 상태로 남아 있을 뿐이다. (Hermand: 109). 그것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주어진 현실에서 해결되거나, 극복될 ..

27 Bloch 저술 2025.01.04

박설호의 시, '뮌헨을 떠나며'

뮌헨을 떠나며박설호- “나는 이제 너희를 떠난다./ 우리는 오랫동안 함께 지냈다.” (Oskar Panizza) * - 잘 있어 뮌헨이여차갑게 보이는 높새바람빙하기에도 침식하지 않을삼각 집 겨울 내내 쌓인눈이여 안녕 잘 있어 베네딕트너무나 맑지기 때문에믿음이 흐릿한 성당구름에 가려 그림자 잃은하늘이여 안녕 잘 있어 법(法)이여죄 저지르면돈으로 보상하면 그만지폐 들고 파출소 옆에서 갈긴소피여 안녕 잘 있어 너무 호듯한푸른 눈의 노랑머리 여자여그대는 겉만 눈부실 뿐안아도 안아도 정(情)을 모르는서러움이여 안녕 잘 있어 시간이여언제 떠날 텐가 하고다그치며 유예된 일 년을비자 속에 가두어버리던관청이여 안녕 잘 있어 나의 복마전내가 설 땅은 어디인가새내기 배움터 방 구하려고수요일마다 뒤적거렸던신문 광고여 안녕 잘..

20 나의 시 2024.10.10

서로박: (7) 벤야민의 '역사 철학 테제'

참고 문헌 김남시: 역사의 기관차. 역사를 보는 발터 벤야민의 시각, in: 비교문학, 2013, 60권, 183 – 209.김영룡: ”지금 이때“와 남은 시간. 발터 벤야민의 「역사의 개념에 관하여」에 나타난 성스러운 구원의 시간 연구, 실린 곳: 카프카 연구 34권 2015, 168 – 187.마르크스, 뮌처: 박설호 편역, 마르크스, 뮌처, 혹은 악마의 궁둥이, 에른스트 블로흐 읽기 2, 울력 2012.박설호 2: 박설호, 자연법과 유토피아, 에른스트 블로흐 읽기 3, 울력 2014.벤야민, 발터: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외, 최성만 역, 길 2008, 327 – 350.아도르노, 호르크하이머: 계몽의 변증법, 김유동 역, 문학과 지성사 2001.윤미애: 벤야민의 아우라에 관한 연구, 독일문학, 71..

25 문학 이론 2024.09.04

(명저 소개) 최문규 교수의 '파편과 형세'

이 책은 세부적 사항을 치밀하게 분석한다는 점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책의 제목은 저자인 최문규가 추구하는 연구 방향 그리고 근본적 성향을 분명하게 간파하게 합니다. “파편”은 특수한 부분, 미완성의 단장 등을 가리키는 단어인데, 전체, 객관 그리고 보편성과 반대되는 특징을 드러냅니다. 그것은 예술과 역사에서 나타나는 특수한 부분품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역사의 불연속성과 관련되는 단어입니다.  “형세Konstellation”는 별자리의 박힌 형태 내지는 짜임 관계를 지칭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최문규의 벤야민 연구가 불변하는 상태 내지는 순간, 어떠한 변화를 용인하지 않는 파르메니데스의 불변성을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 만물은 변한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시간적 변화라든가..

1 알림 (명저) 2024.04.24

(명저 소개) 최문규의 '죽음의 얼굴'

최문규 교수는 2014년에 죽음의 얼굴을 간행하였다. (21세기 북스) 과문한 탓에 필자는 이제야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죽음의 얼굴은 거의 600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문헌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 언급되는 작가와 이론가는 다음과 같다. 프로이트 (19 페이지), 엘리아스 (20 페이지) 셀리, 케이건 (21 페이지), 비트겐슈타인 (30), 에피쿠로스 (31 페이지), 볼테르 (32 페이지), 셰익스피어 (33 페이지), 노발리스, 에드워드 영 (33 페이지), 키르케고르 (33 페이지), 소크라테스 (44 페이지), 데카르트 (45 페이지), 메리 셸리 (46 페이지), 괴테 (46 페이지), 장자 (47 페이지), 바타유 (48 페이지), 플라톤 (51 페이지), 루돌프 아이슬러 (51 페이지 ..

1 알림 (명저) 2017.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