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권 8

서로박: (5) 유렉 베커의 '브론슈타인의 자식들'

(앞에서 계속됩니다.) 8. 나오는 말 자아의 고유한 핵심으로 향하는 여행은 얼마나 어려운가? 그것은 마치 “보덴 호수 위의 말달리기 ein Ritt über den Bodensee”처럼 죽음을 각오하는 처절한 자기반성의 과정을 거쳐야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공개적 사죄를 거부하는 자의 얄팍한 자존심은 공개적으로 용서를 구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주인공, 한스 브론슈타인이 아버지의 행위에 대해 심리적으로 저항하는 이유 역시 바로 그 때문이다. 어쩌면 작가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기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서 자신을 성찰하도록 의도했는지 모른다. 나아가 자발적 자기반성은 궁극적으로 독일인들뿐만 아니라, 다원화된 사회에 살아가는 모든 인종들에게 공히 유효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문화 사회에서 ..

45 동독문학 2023.05.17

서로박: 란스마이어의 "키타하라 눈병" (1)

크리스토프 란스마이어 (Christoph Ransmayr, 1954 - )의 『키타하라 눈병』은 1995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자신을 “절반의 유목인”이라고 칭한 바 있는 소설가 란스마이어는 오스트리아와 아일랜드를 오가면서 거주하며 살았습니다. 작품 『키타라 눈병』은 유년의 기억을 바탕으로 집필되었는데, 그의 유년은 결코 밝고 찬란한 분위로 착색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지금까지 란스마이아는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 기억과 망각 등의 주제를 즐겨 다루었습니다. 작품 『최후의 세계』는 흑해로 망명을 떠난 오비디우스의 마지막 삶을 조명하고 있는데, 장희권 교수의 번역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간행된 바 있습니다. 그의 소설 『빙하와 어둠의 공포』 또한 우리에게 소게된 바 있지요. 작가는 역사적 사건..

44 20후독문헌 2022.06.23

(명시 소개) (4) 아홉 구름 속의 변주곡, 박미소의 "보리암 시편"

너: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어째서 허상이 아름답고, 실상이 초라하게 느껴지는지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허상 속에는 갈망, 즉 미래를 촉구하는 희망이 도사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두 번째로 정치적 관점에 관해서 말씀해주시지요. 나: 앞에서 박미소 시인은 “그” 그리고 “나”가 살아가는 공간을 적소라고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좋은 곳에 사는 자는 좋은 삶을 사는 자 bene qui latuit bene vixit”이지요. 이 시구는 오비디우스의 『고독 (Tristia)』에 실려 있습니다. (Y. S. Tsybulnik. Eingängige lateinische Ausdrücke. 2003. S. 113). 시구에는 고통을 감추고 외로운 자신을 위로하려는 흔적이 역력합니다. 너: 세상은 ..

19 한국 문학 2021.12.21

희망의 원리 수정사항 (6)

3034 페이지 단행본 추가 사항 김진: 살고 있는 순간의 어두움, 세종출판사 2001. 김진: 퓌지스와 존재 사유. 자연 철학과 존재론의 문제들, 문예 출판사 2003 김진: 에른스트 블로흐와 희망의 원리, 울산대 출판부 2006. 박설호: 꿈과 저항을 위하여, 에른스트 블로흐 읽기 I, 울력 2011. 박설호 편역: 마르크스, 뮌처, 혹은 악마의 궁둥이, 에른스트 블로흐 읽기 II, 울력 2012. 박설호: 자연법과 유토피아, 에른스트 블로흐 읽기 III, 울력 2014. 장일조: 인간 삶과 해방의 논리, 한길사 1982. 3035페이지 논문 추가 사항: 김진: 에른스트 블로흐와 중국철학, in: 동서 철학 연구, 44집, 2007, (167 - 187). 김진: 에른스트 블로흐와 불교 철학, in:..

27 Bloch 저술 2021.10.28

희망의 원리 수정 사항 (2)

675페이지 12행: 신의 인식Gnosis -> 신비적 직관Gnosis 822페이지 15행: 자 계속하자ça ira -> 성공하리라ça ira 882페이지 10행: 스페인 -> 에스파냐 917페이지 3행: -> 924페이지 아래 6행: -> 931페이지 아래 4행: -> 939페이지 아래에서 5행: -> 940페이지 각주 30: 그렇지만 그것은 때로는 응유치즈를 음복함으로써 모든 것을 다 치료하겠다는 사이비치유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 (삭제해야 함) 951페이지 18행: (오역입니다.) -> 966페이지 아래에서 5행: -> 967페이지 12행: 신대륙 -> 새로운 아틀란티스 991페이지 아래에서 7행, 아래에서 3행: 에우에메로스 -> 에우헤메로스 992페이지 8행, 10행, 17행, 에우에메로..

27 Bloch 저술 2021.10.28

서로박: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친애하는 O, 오늘은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Metamorphoseon Libri』에 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오비디우스의 본명은 푸블리우스 오비디우스 나조 (Publius Ovidius Naso)이며, 기원전 43년에 태어나 기원후 17년, 혹은 18년에 사망하였습니다. 오비디우스의 아버지는 기사 출신으로서 나라에 공헌한 사람이었습니다. 오비디우스는 아버지의 뜻대로 관리의 길을 걸으려고 하였으나, 도중에 시인으로서의 뜻을 굳혔습니다. 오비디우스는 두 번 결혼했으나 실패하고, 망명을 떠날 때까지 세 번째 아내와 다정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그가 일찍 여러 번 결혼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시와 음악을 사랑하는 천성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름다운 연애시를 작사하여 노래 부르는 시인은 한 마리의 꿀벌이..

37 고대 문헌 2019.01.08

아르준 아파두라이: 소수에 대한 두려움

아르준 아파두라이: 소수에 대한 두려움, 장희권 역 에코 리브르 2011 간행 지구는 하나이되 여러 조각이다. 지구가 하나라는 논리를 따르면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는 인적·물적 교류는 조화와 융합을 꾀한다. 그러나 더 깊은 속을 들여다보면 융합의 방향은 일방적이다. 크고 힘센 국가(다수)가 작고 약한 국가(소수)를 억압하는 식이다. 인류는 지구화(세계화)를 표방하면서도 여전히 인종·민족·종교 등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분쟁·테러·갈등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다수와 소수의 관계를 통해 지구화의 작동 방식을 들여다봤다.

1 알림 (명저) 2012.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