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흠 3

박설호: 강덕경, 혹은 알렉산더 미처리히 (5)

(앞에서 계속됩니다.) 23. 국화와 칼: 지금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은 과거의 참상에 관해서 거의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관동 대지진 당시의 학살 사건을 잘 모르고, 정신대에 끌려간 한국 처녀들의 평생 지속되는 저주와 치욕을 잘 알지 못합니다. 젊은 일본인들은 과거사가 자신과 관련되지 않으므로 책임 없다고 여기고 있으며, 전쟁에 참가한 나이든 일본인들 역시 아예 자신의 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죄에 대한 최소한의 공공연한 반성이 출현하지 않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일본 사회에서 비판적 자아보다는, 전체주의적이고 군국주의의 생활관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일본이 고립된 섬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오래 전부터 대륙과는 차단된 환경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적의 공격으..

2 나의 글 2022.05.11

(명저 소개) 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

친애하는 J, 비 내리는 저녁 토요일 내 앞에는 한 권의 책이 놓여 있습니다. 그것은 하워드 제어의 "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 (손진 역) KAP (쇄) 2015 이라는 책입니다.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번역서를 간행한 나로서는 보복의 법에 입각한 정의가 얼마나 가진 자의 이데올로기를 대변해 왔는가? 하는 점을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아직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지 못했으나, 이 책이 지향하는 바에 관해서는 이도흠 교수의 책,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에서 접한 바 있습니다. 보복의 정의는 법원 내지 법관에 의한 처벌이라는 점에서 제 3자의 평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회복적 정의는 가해자가 진심 어린 태도로 피해자에게 눈물로 사죄하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이는 과거에 우리 나라의 두레 ..

1 알림 (명저) 2021.07.10

(명저) 이도흠 저: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 (1)

명저를 소개합니다. 이도흠 교수의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가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간행되었습니다. 837페이지가 되는 대작이라서 나는 아직 끝까지 책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서문만 읽고도 이 책의 깊이와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40 페이지를 읽었지만, 많은 사항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이도흠 교수는 오래 전부터 거리의 인문학자로서 가난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세상의 아픔 속에서 진리를 찾던 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록 40페이지밖에 읽지 않았지만, 정갈하고도 힘찬 문장 속에 놀라울 정도로 번득이는 사상적 성찰이 담겨 있었습니다. 40페이지를 읽어내려가는 순간 불현듯 나 자신이 절름박이 학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부끄러웠습니다. 서양은 알지만 동양을 보르는 절름발..

1 알림 (명저) 201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