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림 (명저)

(명저 소개) 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

필자 (匹子) 2021. 7. 10. 10:38

친애하는 J,

 

비 내리는 저녁 토요일 내 앞에는 한 권의 책이 놓여 있습니다.

 

그것은 하워드 제어의 "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 (손진 역) KAP (쇄) 2015 이라는 책입니다.

 

 

 

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번역서를 간행한 나로서는 보복의 법에 입각한 정의가 얼마나 가진 자의 이데올로기를 대변해 왔는가? 하는 점을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아직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지 못했으나, 이 책이 지향하는 바에 관해서는 이도흠 교수의 책,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에서 접한 바 있습니다. 

 

보복의 정의는 법원 내지 법관에 의한 처벌이라는 점에서 제 3자의 평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회복적 정의는 가해자가 진심 어린 태도로 피해자에게 눈물로 사죄하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이는 과거에 우리 나라의 두레 공동체 내지 북미 인디언들의 양형 서클 Sentencing Circle 에서 이미 나타난 것이기도 합니다.

 

죄는 가해와 피해를 가리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관계 회복을 지향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의 대화와 협심이 무엇보다도 우선시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해와 피해의 관계가 아니라, 두 사람의 신뢰가 돈독하게 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은 다른 한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려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용서를 구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해원의 응어리, 다시 말해서 피해 당한 자신의 가슴속 아픈 응어리를 스스로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법치성 Iustum의 개념이 단순히 죄의 가림이 아니라, 상호 관계 속에서 명확하게 해석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나는 아직도 용서의 말씀을 듣지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정신대에 강제로 끌려간 할머니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J,

 

사랑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함께 나아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함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사고를 공감하고 이를 실천하려는 의지를 지녀야 합니다, 회복적 정의를 읽고 나와 함께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펼치면서 필자 서로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