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삼환 3

정지창: 안삼환의 소설 『도동 사람』을 읽고

경애하는 정지창 교수님의 글을 허락 없이 함부로 퍼왔습니다. 이해 부탁드리면서 OTL .................. 안삼환 교수의 『도동 사람』을 이틀에 걸쳐 다 읽었다. 6백 30쪽에 이르는 두툼한 소설을 이렇게 빨리 읽은 것은 나로서도 놀라운 일이다. 어금니가 탈이 나 치과에 다니느라 오른쪽 볼이 무지근하게 부어오르고 “멀리서 들리는 은은한 포성처럼”(염무웅 선생의 표현) 치통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염천에 머리는 지끈거리고 눈은 침침한데 이 두꺼운 책을 독파하다니! “진정한 학자, 위대한 학자는 그 학술이 반드시 ‘학술의 틀’을 깨고 나와 시적 정취와 통해야 한다.”(真学者、大学者,其学术必能突破“学术套子”,打通诗意。) 『시간의 압력』이라는 에세이로 유명한 중국의 소설가이자 ..

2a 남의 글 2023.02.04

(명저 소개) 안삼환의 화해 소설 "도동 사람"

안삼환 선생님의 장편 소설 "도동 사람"이 2021년에 부북스 출판사에서 간행되었습니다. 일주일 전에 구해 놓았지만 아직 끝까지 독파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섣불리 서평을 쓴다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도동 사람을 "교양 소설" 내지 "발전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언 50년 이상을 독일 소설을 연구해온 안삼환 선생님의 이력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필자는 작품을 독일 소설의 모방이 아니라, 인 (仁)의 자세를 담고 있는 "화해 소설 ein Versöhnungsroman"이라고 명명하고 싶습니다. 경북 영천 출신의 "선비"이자 "셰계 시민Weltbürger"인- 작가, 안삼환이 추구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키움 그리고 화해이기 때문입니다. 작..

1 알림 (명저) 2021.11.07

(단상. 446) 번역자의 비애, 혹은 번역 예찬

1. 훌륭한 번역일 경우 역자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이는 마치 야구 경기에 심판이 눈에 띄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입니다. 사람들은 글을 읽으면서 저자의 탁월한 식견에 무릎을 칠 뿐, 역자를 의식하지는 않습니다. 2. 역자는 저자보다도 학문과 어학의 능력에 있어서 뛰어나야 훌륭한 번역을 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문과 어학에 있어서 저자보다 뛰어난 자는 번역에 신명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 점이야 말로 저자와 번역자 사이에 도사린 영원한 갈등 내지 모순입니다 3. 책 한 권 저술하는 것보다 명저 한 권 탁월하게 번역하는 게 더 어렵습니다. 명저 1권 번역하는 여력으로 역자는 저서 두어 권을 얼마든지 충분히 집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역자를 그저 "서자" 취급합니다. 4. 훌륭한 번역에 대해..

3 내 단상 2020.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