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컨 6

박설호: (2) 미국 문명 비판과 흙의 권리

(앞에서 계속됩니다.) 8. 인간중심주의는 자연에 대한 폭력을 아름답게 수식한 비인간적인 용어와 다름이 없습니다. 신화학자, 카를 케레니는 휴머니즘이 바로 18, 19세기의 유럽에서 기본적인 교육 강령으로 채택되어, 종국에는 파시즘을 잉태시켰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부를 축적하라!Bereichert euch!”는 요구 사항은 루터와 칼뱅의 계명으로서 오로지 “부지런함, 금욕, 훈련”만을 강조하였습니다. 남성적 수직적인 요소론은 르네상스 이후에 인간을 자연의 우위에 설정하게 하였습니다. 이로써 사람들은 권력 그리고 금력의 확장을 통해서 지상의 행복이 이룩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를 고려할 때 서구인의 사고에는 언제나 부정적 의미로서의 “물신 숭배의 사고”가 잠재하고 있음을 우리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2 나의 글 2023.12.08

블로흐: 유토피아의 의미에 관하여 (2)

(앞에서 이어집니다.) 또한 동화들은 여러 과학 기술에 대한 가상적 기구들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동화 작가들은 마치 마술의 도구처럼 이러한 자연과학의 기구들을 그야말로 마력적으로 동화에 도입했던 것입니다. 「열려라, 식탁 Tischlein, deck dich」이라든가 진실로 지레에 의해 작동되는 요술 말 (馬) 그리고 날아가는 양탄자를 생각해 보세요. 알라딘의 소도구들은 인간의 욕망을 놀라울 정도로 성취시켜주고 있습니다 그것들은 “우리가 그것을 실제로 작동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오랫동안 이어온 소망을 충족시켜주지 않았습니까? 그래,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발명품의 목록은 자세히 언급된 과학 기술의 유토피아로서, 바로 지금까지 간행된 동화 속에 이미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습니다. 가령 베이컨의..

29 Bloch 번역 2021.11.27

서로박: (4)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

17. 사유재산제도의 용인과 가부장주의의 일부일처제: 도시국가에서는 사유재산제도가 용인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임스 해링턴 J. Harrington의 「오세아나 공화국 The Commonwealth of Oceana」의 경우가 그러하듯이, 사유재산 제도를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정책 역시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과학 기술을 이용하여 생산력을 증대시키려고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나아가 새로운 아틀란티스에서는 가부장적 가족 구조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티르자누스 Tirsanus”라고 명명되는 가장이 개별적 가정을 이끌고 있습니다. 세 살 이상의 후손을 거느린 가장만이 이틀동안의 가족 축제를 개최할 수 있습니다. 모든 가족 축제는 법에 따라 국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습니다. 티르자누스는 가정 내의 다툼을 조..

38 중세 문헌 2019.06.08

서로박: (3)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

(앞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11. 과학 기술을 중요시했지만, 기술 유토피아로 못박을 수는 없다: 흔히 말하기를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는 정치적 의미의 유토피아가 아니라, 과학 기술 유토피아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엄밀히 말하자면 사실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베이컨은 과학 기술의 영역 뿐 아니라, 새로운 삶의 사회적 형태를 서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베이컨의 작품에서는 일반 대중의 바람직한 사회적 삶이 상세하게 언급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관심사는 일견 오로지 상류층의 바람직한 삶으로 향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베이컨은 학문 공동체로서의 “솔로몬 연구소”에 관해서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베이컨은 전문 과학자로서의 엘리트의 연구에 상세하게 서술하..

38 중세 문헌 2019.06.08

서로박: (2)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

(앞에서 계속됩니다.) 5. 베이컨 사상의 토대 (1): 베이컨의 사상의 토대는 우리가 살펴보려고 하는 『새로운 아틀란티스』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베이컨의 사상은 거시적으로 고찰할 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 하나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잘못된 견해 내지 오류를 폭로하는 일이며, 다른 하나는 자연의 연구를 통한 새로운 학문을 발전시키는 일이었습니다. 베이컨이 자연과학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믿은 까닭은 자연 연구를 통해서 자연의 지배권이 전지전능한 신으로부터 인류에게 되돌려져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아담의 타락으로 인하여 자연에 대한 지배권을 상실했습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이를 되찾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연이 불가해의 특징을 지닌 복잡한 객체..

38 중세 문헌 2019.06.08

서로박: (1)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

1. 프랜시스 베이컨, 정치가 그리고 자연과학자: 프랜시스 베이컨 (1561 – 1626)은 평생을 자연과학에 전념한 게 아니라,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한 다음에 오랫동안 영국의 정치가로서 활약했습니다. 그는 안드레애와 캄파넬라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들과 같은 시대에 살았습니다. 물론 간간이 경험철학과 자연과학의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기는 하였지만, 그의 임무는 오랫동안 정치에 국한되었고, 1618년 대영제국의 엘리자베스 1세의 치하에서 대법관의 영예를 누렸습니다. 이 점은 토마스 모어의 경우와 매우 흡사합니다. 베이컨은 토마스 모어와 마찬가지로 왕족들의 사생활에서 기인하는 여러 가지 암투와 권력 투쟁과 관련된 갈등에 시달렸고, 정적과의 헤게모니 싸움에 연루되었습니다. 1620년에 베이컨은..

38 중세 문헌 2019.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