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오펜 5

서로박: 바흐오펜의 '모권'

요한 야콥 바흐오펜 (1815 - 1887)의 "모권 Das Materiarchat"은 철학 내지 종교사를 다룬 작품으로서 1861년에 발표되었다. 바흐오펜은 고대 그리스 이전의 선사 시대 및 고대사 연구에 있어서 로마 역사 연구가 테오도르 몸젠 (Th. Mommsen)의 이른바 직관적인 것을 중시하는 문헌학 역사 연구 방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였다. 몸젠에 의하면 서양 역사는 가부장적 수직 구조의 연속선상에서 파악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바흐오펜은 이러한 견해를 반박하고, 가부장주의의 사회 구조 이전에 이미 모권 사회가 존재했다는 것을 주장했다. 이로써 나중에 이어지는 역사적 발전은 과거의 어느 시점에 부권주의의 구도로부터 교체되었다는 것이다. 바흐오펜은 이러한 견해에 바탕을 두어 다음과 같이 주장..

23 철학 이론 2023.12.26

(명시 소개) (4) 문창길 시인이 보내는 "북국독립서신"

7. 너: 그래서 남녀 모두 당하는 객체에서 행하는 주체로 변해야 한다는 말씀이로군요. 「조선처녀 옥주뎐 2」그리고「샨족 처녀 메이저의 미소 2」의 주제도 이와 관련되겠군요. 나: 네, 첫 번째 작품은 국가의 폭력과 남성적 억압에 의한 강제적 욕구를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반면에, 두 번째 작품은 자연스러운 사랑의 유희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시인은 여성 중심의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운 사랑이 만개하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희적인 삶이 모계 중심의 문화 내지는 여성의 권한이 향상된 모권이 확립된 상황 속에서 가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너: 엥겔스는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Der Ursprung der Familie, des Privateigenthums und des Staats』 (..

19 한국 문학 2022.07.19

서로박: 볼프의 "카산드라" (3)

(앞에서 계속됩니다.) 카산드라는 안치세스를 찾아가서 자신의 심정을 하소연합니다. 안치세스는 몇몇의 트로이 여인들 그리고 그리스의 노예들을 돌봐주고 있었습니다. 카산드라의 여동생, 폴릭세나는 에우멜로스의 부하로 근무하는 장교 안드론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트로이 왕궁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지만, 두 연인은 어느새 살을 섞어 임신해 있었습니다. 불행하게도 폴릭세나는 전쟁의 난리 통에 태아를 사산하고 맙니다. 카산드라는 더 이상 안치세스에게 가지 않고, 사원에 머물면서 은신합니다. 아버지 프리아모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쇠약해집니다. 어느 날 카산드라는 적장인 아가멤논과 조우합니다. 아가멤논은 그미에게 보석을 선물합니다. 왜냐하면 주인공이 이피게니에와 많이 닮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언젠가 아가멤논은 아우리스 섬에..

47 Wolf 2022.02.05

서로박: 만인의 자유와 평등. 2.

3. 블로흐는 바흐오펜 의 『모권 Das Meteriarchat』을 언급합니다. 모권 속에 담긴 고대의 자연법의 요소는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습니다. 엘레우시스 축제를 치르던 혼음 사회에서는 (아프로디테 여신으로 암시되는) 무녀들의 자유로운 사랑의 삶이, 태초의 농경 사회에 이르러서는 (데메터 여신으로 암시되는) 수확하고 포용하는 모성의 삶이 구현되고 있습니다. 이는 가부장주의 사회 이전의 삶의 패턴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블로흐는 계급 없는 사회에서의 진정한 평등 사회의 조건을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남녀평등에 바탕을 둔 삶입니다. 블로흐는 실정법이 계급 이데올로기를 공고히 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음을 지적합니다. 법은 권력”으로서, 지금까지 권력자와 가진 자의 이권을 옹호해 왔습니다..

27 Bloch 저술 2020.12.03

(서평) 원시사회는 암반 위에 있고, 문명 사회는 절벽을 기어오르는가?

다음의 글은 황해 문화 2012년 봄호 (통권 74호) 414 - 418 페이지에 실린 것이다. - 김유동 저: 『충적세 문명』 - 박 설 호 (한신대) 1. 김유동 교수의 『충적세 문명』은 학계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가치를 지닌 문헌이다. 이 책은 만년을 거슬러 올라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문명사를 천착하고 있다. 이로써 저자는 여러 문화 구조의 특성을 도출해내어 서로 비교하려고 한다. 연구에서 저자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은 “사실에 대한 역사학의 고증 작업” 뿐 아니라, “인간의 상상을 동원한 고대 문화의 흔적 내지는 징후 읽기”이다. 왜냐하면 선사 시대의 문화에 대한 검증은 문헌 연구 작업으로서는 무척 힘들고, 게다가 자료 선택의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리 말하건대 김..

2 나의 글 201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