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스 6

서로박: 뒤러의 '멜랑콜리아 I'

뉘른베르크에 있는 알브레히트 뒤러 하우스 친애하는 J, 알브레히트 뒤러 (1471 - 1528)의 그림에 대해 커다란 애착을 느끼곤 합니다. 그의 그림들은 신에 대한 깊은 신앙심 그리고 변화하는 세계를 진지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나는 유학의 기간 동안 뉘른베르크에 있는 뒤러하우스를 몇 번 찾아 갔습니다. 뒤러는 평생 동안 수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는 가난과 폭정 그리고 종교개혁이 난무하던 시대에 살았습니다. 예컨대 그가 21세가 되던 해에 신대륙이 발견되었으며, 46세가 되던 해에는 마르틴 루터가 종교 개혁을 일으켰고, 54세의 나이에는 독일에서 뮌처에 의해서 농민 혁명이 발발하였습니다. 뒤러는 자신의 개혁적 지조 그리고 세상과 세상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그림으로 표현하였습니다. 그리하..

11 조형 예술 2022.12.19

서로박: 브루시히의 '불빛은 어떻게 비치는가?' (1)

“기억은 인간을 자신의 과거와 함께 살게 하고,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면서 경험한 것들을 소화시킨다.” (Brussig) (1) 거침없는 작가, 토마스 브루시히: 친애하는 B, 오늘은 1965년의 작가 토마스 브루시히 Thomas Brussig의 『불빛은 어떻게 비치는가? Wie es leuchtet?』를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1996년에『우리 같은 영웅들 Helden wie wir』이 발표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놀라운 풍자와 아이러니를 동원하여 구동독의 국가시스템을 적나라하고도 통렬하게 비판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후의 작품에서는 작가의 음색이 비교적 부드럽습니다. 이를테면 『존넨 알레의 무척 짧은 끝에서 Am kürzesten Ende der Sonnenallee』(1999)라는 작품을 예로 들 수 있습..

48 최신독문헌 2021.09.22

서로박: 그라스의 "양철북" (2)

9. 알프레트, 소련군에 의해 총살당하다, 뒤셀도르프로 이주하다: 1944년 겨울 단치히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오스카의 가족들은 가게의 지하실에서 숨어 지내야 했습니다. 알프레트는 나치 당원이었는데, 소련군이 급습해 올까 두려워했습니다. 알프레트는 자신의 유니폼에 부착된 나치 표식을 찢어 바닥에 버렸습니다. 오스카가 무심결에 나치 표식을 건네주자, 알프레트는 몹시 당황하면서 그것을 입안으로 틀어넣었습니다. 주위에는 소련 군인들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뿔싸. 나치 표식이 그의 목에 걸린 게 아니겠습니까? 소련 군인들은 그의 신분을 알아차리고 총으로 쏴죽입니다. 가게는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파인골트씨가 맡게 되었습니다. 파인골트씨는 살아남은 가족들에게 숙식 및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

44 20후독문헌 2021.01.25

서로박: 그라스의 '양철북'

친애하는 F, 귄터 그라스의 『양철 북』은 1959년에 발표되었습니다. 당시까지 그라스는 시, 극작품, 조각 작품 등을 창조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소설가로 변신했습니다. 『양철 북』은 전후 문학에서 커다란 획을 그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작품은 “외설스럽다.”, “허무주의적이다.” 그리고 “신을 모독하고 있다.” 등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비난은 이후에서 그라스 문학의 세 가지 특징으로 부각됩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라스는 거의 병적일 정도로 성을 기괴하게 묘사하고, 인류 발전에 관한 어떠한 이상도 용인하지 않으며, 나아가 신앙 자체를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귄터 그라스 친애하는 F, 『양철 북』의 주인공은 주지하다시피 오스카 마체라트입니다. 그는 소설적 화자로서 어느 병실..

44 20후독문헌 2020.08.04

전환기 소설 (2)

- Kurt Drawert: Spiegelland, 1992. 구동독의 브란덴부르크 출신인 시인 쿠르트 드라베르트 (1956 - )는 1992년에 내적 독백의 소설 『거울 나라』를 발표하였다. “거울 나라”는 시인 자신이 태어난 곳인 구동독을 가리킨다. 작가는 작품을 19개의 장으로 나누면서, “독일의 독백”으로 지칭한다. 그는 자신의 두 아들, 다시 말해서 새롭게 이 땅에서 살아갈 후세 사람들에게 과거에 존재했던, 그러나 조만간 망각의 심연으로 나락할 하나의 나라에 관해서 서술하고 있다. “그럼에도/ 어떤 유산이 있어야 할 거야./ 나 자신 언젠가 (먼 훗날에는 망각이 기억 위에/ 득세하게 되겠지만) 다시 포착할 수 있는 이야기,/ 마치 사진 속의 감정을 담은 모음집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내면의 나..

48 최신독문헌 2017.09.15

서로박: 우베 텔캄프의 탑 (5)

(앞에서 계속됩니다.) (26) 제목의 의미 (1): 친애하는 T, 지금까지 우리는 작품의 주제 및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작품의 제목인 “탑”은 여러 가지의 의미를 지닙니다. 첫째로 그것은 드레스덴의 가상적 도시구역을 가리킵니다. 텔캄프는 집필 당시에 실제로 존재하는 “바이서 히르쉬” 지역을 염두에 두었다고 합니다. 둘째로 제목은 상아탑 내지 동독의 교양 있는 시민계급의 삶의 영역을 지칭합니다. 작가는 작가 그룹 내지 의사들이 살아가는 지역으로서 “탑 속에서”를 설정하였습니다. 학식을 지니고 삶의 모든 측면을 비판적으로 그리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줄 알았던 계급은 1977년 비어만 사건 이후로 더 이상 정치에 관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사회 참여를 거부하고 실내음악에 몰두하는 등 사적인 삶에 몰입..

48 최신독문헌 2012.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