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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박: 그라스의 "양철북" (2)

필자 (匹子) 2021. 1. 25. 09:48

9. 알프레트, 소련군에 의해 총살당하다, 뒤셀도르프로 이주하다: 1944년 겨울 단치히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오스카의 가족들은 가게의 지하실에서 숨어 지내야 했습니다. 알프레트는 나치 당원이었는데, 소련군이 급습해 올까 두려워했습니다. 알프레트는 자신의 유니폼에 부착된 나치 표식을 찢어 바닥에 버렸습니다. 오스카가 무심결에 나치 표식을 건네주자, 알프레트는 몹시 당황하면서 그것을 입안으로 틀어넣었습니다. 주위에는 소련 군인들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뿔싸. 나치 표식이 그의 목에 걸린 게 아니겠습니까? 소련 군인들은 그의 신분을 알아차리고 총으로 쏴죽입니다.

 

가게는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파인골트씨가 맡게 되었습니다. 파인골트씨는 살아남은 가족들에게 숙식 및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장례식에서 오스카는 자신의 양철 북을 무덤 안으로 던지려고 하다가, 쿠르트가 던진 돌에 맞아서 무덤 아래로 떨어집니다. 이 사건 이후로 오스카는 다시 자라기 시작합니다. 파인골트씨는 오스카를 상점의 조수로 쓰려고 하는 한편, 마리아에게 청혼합니다. 이때 마리아는 청혼을 거절하고, 라인 강 근교에서 살고 있는 누이, 구스테와 함께 생활하려고 합니다.

 

오스카는 심리적 고통으로 뒤셀도르프의 병원에 입원합니다. 마리아는 청소부로 일합니다. 오스카는 자신이 다시 성장을 거듭하는 동안 유리를 깨뜨리는 초능력이 사라진 것을 감지합니다. 그의 크기가 121센티 되었으니 몇 달 동안 무려 27센티 자랐던 것입니다. 그동안 벙어리로 살아왔지만, 이제는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게 되었습니다. 오스카는 석공 코르네프를 만나게 되어, 그에게서 비석 새기는 힘든 일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마리아와 결혼하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힙니다.

 

10. 세 번째 연인, 도로테아, 오스카 밴드 공연하다: 사육제의 기간에 우연히 과거에 만났던 군인 랑케스와 조우합니다. 그는 자신의 여자 친구 울라와 함께 모델이 되어달라고 오스카에게 부탁합니다. 모델이 되어 북을 들고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북을 선물로 받았지만, 더 이상 북을 두드리지 않습니다. 오스카는 대학에서 모델 일자리를 얻었으므로, 이제 방을 구해서 혼자 살아가기로 결심합니다. 그곳 가옥에서는 자이들러 부부와 간호사 한 명이 살고 있었습니다. 간호사의 이름은 도로테아였습니다. 처음 그미를 보는 순간 연정이 끓어올랐습니다. 도로테아는 매일 자신의 집에서 취침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우편함에는 베르너 박사에게서 온 편지가 꽂혀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는 도로테아의 애인인 것 같았습니다. 오스카는 도로테아의 방에 들어가서 그미의 향기를 맡으면서 장롱 속에서 수음합니다. 늦은 밤 집에서 우연히 도로테아와 부딪치게 되는데, 어둠 속에서 서로의 몸을 끌어안게 됩니다. 이때 도로테아는 함께 사랑을 나누자고 요구합니다. 당황한 오스카는 도로테아를 밀치는데, 그미는 쓰러져 정신을 잃습니다. 오스카는 그미의 안위를 확인하지 않고 황급히 자리를 피합니다.

 

오스카는 음악가 클렙을 만나 밴드를 결성합니다. 그렇지만 기타리스트가 없어서 연주 연습을 행할 수 없습니다. 클렙과 오스카는 숄레라는 이름을 지닌 기타리스트를 만나, 연주 활동을 시작합니다. 연주의 호응이 좋아서 그들은 뒤셀도르프의 어느 식당에서 고정 연주가로 일하게 됩니다. 식당의 고객은 사회의 상류층이었습니다.

 

11. 랑케스의 폭력, 서커스 공연, 살인자로 재판에 회부되다.: 친구가 된 랑케스는 오스카와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합니다. 두 사람은 노르망디 해안의 벙커를 다시 찾습니다. 두 사람은 그곳의 들판에서 고기를 구워 먹다가 다시 수녀들을 만납니다., 랑케스는 그들 가운데 가장 나이 어린 수녀를 유혹하여, 끝내 그미의 순결을 빼앗습니다. 나이어린 수녀는 고통에 시달리다가 물에 빠져 자살합니다. 랑케스는 이로 인해 더욱 침울해집니다.

 

오스카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예기치 않게 베브라를 만납니다. 베브라는 휠체어를 타고 있었습니다. 오스카는 그미를 따라 서커스단에 가담합니다. 우연히 오스카는 단치히에서 알던 우체국 직원을 길에서 만납니다. 이자는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오스카의 범법 행위를 기억하고, 경찰에 고발하려 합니다. 오스카로서는 다시 그곳에서 도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향 단치히로 돌아가려고 하니, 철의 장막이 버티고 있습니다.

 

오스카는 미국에 살고 있는 외할아버지 요셉에게 가려고 결심합니다. 오스카는 프랑스에서 요주의인물로 체포됩니다. 오스카는 도로테아의 살인범으로 몰려 제판에 회부됩니다. 그러나 모든 심문의 결과 오스카가 그미를 살해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판명되어 무죄로 풀려납니다. 진범은 함께 일하던 간호사, 베아테로 밝혀집니다. 베아테는 베르너 박사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고, 도로테아를 만나는 데 앙심을 품고, 그미를 살해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베아테는 재판 도중에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됩니다. 즉 베르너 박사는 일 때문에 그미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는 사실 말입니다. 베르너 박사는 이미 육체적으로 병들어 있었습니다. 베아테는 재판이 끝난 다음부터 베르너 박사를 간호하며 지냅니다.

 

12. 그라스의 예술적 언어: 주인공이 사용하는 수많은 언어유희, 은어, 풍자, 암유적인 상 그리고 기발한 유머 등은 상식적인 이데올로기를 배제하기 위함입니다. 다시 말해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는 그라스에 의하면 알게 모르게 권력의 측면에서 일반 사람들을 조종하고 세뇌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언어는 권력을 지닌 자 내지 금력을 지닌 자가 그렇지 않는 자에게 가하는 하나의 폭력과 같습니다. 그렇기에 주인공은 일상적이고 상투적인 표현 대신에 예술적 언어를 사용합니다. 예술적 언어가 언어유희, 은어, 풍자, 얌유적인 상 그리고 기발한 유머를 지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작품 양철 북은 첫째로 모든 역사를 권력자의 눈에서 고찰하는 게 아니라, 인민의 눈으로 고찰하는 작품입니다.

 

둘째로 그라스는 전쟁과 폭력에 처음부터 이의를 제기합니다. 작가는 끔찍한 독일의 역사를 난쟁이 아이의 시각으로 묘사합니다. 이로써 독자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독일 전역에 퍼져나간 나치 범행에 대한 기억 상실증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오로지 한 아이의 시각에 투영된 과거의 체험을 독자들에게 전해줍니다. 이로써 독자는 과거에 무엇이 존재했는가? 하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해내고 끔찍한 나치의 참상 그리고 독일인들의 제국주의적인 만행을 돌이켜보게 됩니다. 한마디로 작품은 50년대 60년대 독일인들의, 특히 서독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잠재적인 기억상실증을 통렬하게 비판하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과거 사실에 관한 단선적인 사실 기록에 대해 반항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13. 여성의 자궁 안으로 돌아가려는 성향: 이 작품에서 세 번째로 강조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주인공 오스카가 여성들을 동경한다는 사실입니다. 두 남자를 사랑하던 어머니, 아그네스, 전쟁 시기에 바닐라 냄새 풍기는 고혹적인 마리아, 풍만하고 선정적인 이웃집 여자, 리나 그레프,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진정으로 이해해주던 난쟁이 여자, 로스비타가 바로 그들입니다.

 

오스카는 라인 지방에 머물 때, 간호원, 도로테아를 찾습니다. 그는 언제나 흑인 여자요리사에 대해서 끔찍한 공포심을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도로테아의 하얀 옷은 그에게 항상 하나의 위안으로 작용했습니다. 여성의 자궁 속으로 기어들어가려는 주인공의 태도, 할머니의 치마폭에 숨으려는 어느 범법자의 도피 - 이것이야 말로 그라스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퇴행 Regression”의 욕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그라스는 외형적으로는 진보적 입장을 드러내지만 (가령 사민당을 위한 정치 참여, 정치 망명객에 대한 동정적 태도 등), 심리적 측면으로 고찰할 때 지극히 반동적 퇴행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라스는 겉으로 는 사민당을 동조하면서 빌리 브란트를 독일 수상으로 선출하는 데 앞장 선 바 있습니다. 그러나 속으로는 동구의 사회주의를 비판해 왔습니다. 어쩌면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은폐시키고 부인하기 위함일까요? 그는 2006년에 비로소 자신이 SS 공병대에 자원했음을 고백하였습니다. 어쩌면 전쟁 당시에 나치를 위해서 일했다는 죄책감이 결국 그로 하여금 반파시즘의 명작을 창조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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