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의 글 158

박설호: (1) 윤석열 정권의 10가지 문제점

윤석열 대통령은 몇 표 차이로 당선하여 1년 9개월 동안 한국의 정치를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현 정권은 안타깝게도 무능, 대립과 불통, 독단, 극우, 일방 외교, 전쟁 등의 단어를 연상시킬 정도의 하자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30%의 지지자들은 대통령이 그다지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으니, 퇴진까지 내세울 필요가 있는가? 하고 반문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 영역에서 우후죽순으로 솟아나는 작은 문제점들은 서로 복합적으로 엉킨 채 서서히 위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조만간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를 위협하는 동시다발적 폭탄이 되어 순식간에 한반도를 비극의 땅으로 변화시킬지 모릅니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면 정권 퇴진 운동은 필연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1. 역사의식과 미래에 대한..

2 나의 글 2024.03.04

서로박: (2) 시험은 인성과 창의력을 망친다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서울 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시험이란 교육의 결과에 대한 테스트가 아니라, 교육의 과정에서 필요한 측정 방식입니다. 그렇기에 시험 답안지는 교육의 과정에서 자신의 교육 방법을 수정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자료일 뿐, 학생들의 최종적 능력 평가의 수단으로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교사는 미리 하나의 정답을 사전에 설정해놓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의 유형이 객관식인가, 단답형인가, 주관식인가? 하는 물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시험 답안지는 교육 평가의 유일한 자료로 채택될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시험은 학생들의 욕구, 문제 제기의 능력을 처음부터 무시하거나 좌시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정답을 유도하는 것은 교사의 의도이지 학생들의 관심사를 파악하기 위한 평가 방식..

2 나의 글 2024.03.04

서로박: (1) 시험은 인성과 창의력을 망친다

“카우보이 백인 남성의 물질적 욕망은 끝 간 데를 모른다“ (말론 브란도) 1. 대한민국은 시험 공화국이다.: 말보로를 피우며 광활한 땅에서 소 떼를 모는 카우보이는 미국 삶의 방식The American Way of Life을 대변하는 상징적 상입니다. 카우보이는 수십년 전부터 땅을 짓밟고, 여성을 억압하며, 결투를 당연하게 여기는 무한대의 경쟁의 문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이는 교육의 경쟁에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문제는 교육의 평가를 오로지 시험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학교에 입학한 다음부터 우리는 시험과 부딪치게 됩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입학시험, 대학 수학능력시험, 운전면허 시험, 부동산 자격증 시험, 온갖 자격증 시험, 임용고시, 사법 고시, 행정고시 등을 생각해 보세요. 그렇기..

2 나의 글 2024.03.04

서로박: (2) 몽니의 심리학

(앞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5. 몽니의 성격 구조: 몽니의 성격 구조는 다섯 가지 사항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첫째로 공감 능력이 결핍되어 있으므로, 그에게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가짐이 자리하지 않습니다.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이 현재 어떠한 경제적 심리적 문제로 괴로워하는지에 대해 별반 관심이 없습니다. 몽니의 인간에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연민(憐愍)”의 정이 결핍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외출하기 전에 거울을 쳐다보지만, 그의 앞에는 자신의 사상 감정을 비춰볼 수 있는, 이른바 “성찰이라는 거울”이 놓여있지 않습니다. 둘째로 몽니의 인간은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일을 하나의 치욕이라고 여깁니다. 득히 상대방이 자신을 비난하거나, 비아냥거릴 때 그는 분해서 어쩔 ..

2 나의 글 2024.02.16

서로박: (1) 몽니의 심리학

1. 몽니의 심리학: 친애하는 J, 오늘은 골치 아프고 답답한 정치 이야기 대신에 몽니에 관한 심리학적 사항에 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것은 아집과 편협함의 사회 심리적 배경에 관한 사항입니다. 세심한 독자는 나의 글이 의외로 정치에 관한 은폐된 이야기임을 예리하게 간파할 것입니다. 몽니는 말 그대로 몽짜, 다시 말해서 아집과 독단적인 성향을 일컫는 말입니다. 몽니의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주장을 꺾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고 고집부립니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흔히 “꽉 막힌 인간”, “콘크리트 머리통”이라고 합니다. 이를테면 크리스토프 하인은 「원탁의 기사Die Ritter der Tafelrunde」 (1989)에서 기사, “카이에”를 통해서 이러한 인물을 묘사했습니다. 누구도 ..

2 나의 글 2024.02.16

박설호: "반도여 안녕 유로파" 발문

거의 반세기 동안 시를 써왔지만, 작품을 거의 발표하지 못했다. 젊은 시절에는 수없이 신춘문예에 낙방했고, 나이가 든 다음에는 학문에 몰입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일까? 그동안 연구 논문이 필자의 든든한 아들이었다면, 시작품은 그야말로 예쁘고 귀한 딸이었다. 체질적으로 근엄한 가부장과는 거리가 먼 에코 페미니스트라고 자부하지만, 어리석게도 언제나 아들만 세상에 내보내고, 딸을 서랍 속에 가두어 놓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외국어 번역 시집을 해외에서 간행할까? 하고 생각했지만, 이 역시 부질없는 짓거리라고 판단되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나의 딸들은 갑갑한 공간에서 얼마나 자주 서러움의 눈물을 흘렸을까? 뒤늦게 과년한 딸들에게 예쁜 드레스를 입혀서 처음으로 예식장에 들어선다. 하객들 가운데 누가 내 딸의 아름다..

2 나의 글 2024.01.23

박설호: (4) 흙의 권리. 오르플리트 서한집. 서문

(앞에서 계속됩니다.) 13. 마지막으로 흙의 권리를 재론하려고 합니다. 여기에는 네 가지 함의가 숨어 있습니다. 첫 번째 사항은 유한한 생명의 처절함입니다. 부식질은 토양 유기체의 작용으로 식물을 탄생시키고, 자라게 하며 사멸하게 합니다. 생명의 기운은 봄이면 지상으로 솟구치고, 가을이면 지하로 내려갑니다. 가령 그리스 신화는 하데스의 페르제포네 납치라는 비유로 탄생과 사멸의 순환 과정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식물의 기운은 겨울에는 지하에, 여름에는 지상에 머뭅니다. 생명체의 삶이 슬프고 애틋한 의미를 부여하는 까닭은 그 자체 유한하기 때문입니다. 무기물 그리고 생명의 종(種)은 무한으로 이어지지만, 생명체는 사멸을 전제로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흙의 권리에 관한 두 번째 사항은 자식을 탄생시키는 여성성..

2 나의 글 2024.01.05

박설호: (3) 흙의 권리. 오르플리트 서한집. 서문

(앞에서 계속됩니다.) 9. 상기한 사항이 바로 오르플리트 서한집의 집필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필자의 편지에는 크고 작은 오류가 자리할지 모릅니다. 왜냐면 거기에는 필자의 주관적 판단 내지는 삶에 대한 구체적인 체험이 첨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판과 저항은 –역설적이지만- 어쩌면 부끄러운 체험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통해서 더욱더 커다란 동력을 확보하지 않을까요? 중요한 것은 일방적 비판 대신에 자기비판의 성찰을 견지하는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친애하는 M, 인간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자에 대한 비판적 관심일 것입니다. 여기서 타자란 다른 사람일 수 있으며, 다른 세계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독심술은 주어진 사항을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방식으로 고찰하려는 유연한 탐색의 ..

2 나의 글 2024.01.05

박설호: (2) 흙의 권리. 오프플리트 서한집. 서문

(앞에서 계속됩니다.) 5. 첫 번째는 분단과 불신이라는 폭력의 비합리성입니다. 불과 70년 전에 한반도에서 끔찍한 전쟁이 발생했습니다. 그 후로 우리 전의식의 배후에는 어떤 폭력의 명료한 현재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오늘날 남북한의 긴장 관계 그리고 분단이라는 힘든 고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입니다. 고통과 상처의 아픔은 정치적 영역뿐 아니라, 인간관계의 심리 구조 속에서 두려움과 갈등을 조장하게 합니다. 그리하여 남북한은 물론이고, 사람들끼리 서로 신뢰하지 못하게 작용합니다. 이로 인하여 남한의 반공주의는 우리의 정치적 견해를 공정하게 수용하지 못하게 했으며, 북한의 전체주의 시스템은 개개인의 자유를 옥죄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과 불신의 고리를 끊어내는 일이야말로 ..

2 나의 글 2024.01.05

박설호: (1) 흙의 권리. 오르플리트 서한집. 서문

“흙의 권리는 유한한 생명의 처절함으로, 여성성의 우선권으로, 물질의 중요성으로, 죽음의 소중한 가치로 설명된다.” (필자)(필자) 1. 친애하는 M,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미지의 독자, 당신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대의 상처를 내밀하게 전하는 데에는 서간체가 가장 좋을 것 같았습니다. 내가 청년이었을 때,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 Бедные люди』 (1844/45)을 읽고, 깊은 감동에 사로잡힌 적이 있었습니다. 비록 찢어지게 가난하지만, 상대방을 깊이 애호하는 마카르 제브시킨 그리고 경제적 이유로 돈 많은 다른 사내를 선택해야 하는 바바라 도브로요브스카 사이의 이별은 참으로 애절한 것이었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 가난한 사람들, 석영중 역, 열린책들 2010.) 그래, 편지는 ..

2 나의 글 2024.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