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의 글 158

미국의 칼렉시트 가능한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선거를 의식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업적을 선전하고 다닙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가 추구했던 정책은 강력한 미국의 경제 부흥으로 요약됩니다. 이러한 정책은 신흥 재벌 내지 자유 가업가의 부를 축적하는 데 기여했을 뿐,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으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특히 멕시코와의 국경 차단으로 인해서 난민 문제에 상당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요약하건대 트럼프는 경제 부흥이라는 미명 하에 묵시적으로 인종을 분할시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많은 미국인들은 트럼프의 정책에 동조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의 일환으로 나타난 것이 칼렉시트입니다. "칼렉시트Calexit"람 말 그대로 캘리포니아를 독립 국가로 만들자는 슬로건입니다.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만약 트럼프..

2 나의 글 2019.06.24

노벨 문학상, 혹은 요구르트 Alles Mueller oder was?

친애하는 J, 200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서 루마니아 출신의 소설가 헤르타 뮐러가 선정되었습니다. 뮐러는 흔한 이름입니다. 나는 뮐러라는 이름을 들으면, 독일에서 즐겨 먹던 요구르트가 생각납니다. 노밸상의 수상작은 "Atemschaukel" 이라고 합니다. 이는 직역하자면 "호흡 그네", "(그네처럼) 흔들리는 호흡"으로 번역될 수 있는데, 소련 강제 수용소에서의 각박한 삶의 체험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수많은 루마니아 독일인들이 소련으로 끌려가서 고초를 당했습니다. 왜냐하면 루마니아에는 그곳 출신의 독일인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소련 군인들은 그곳의 독일인들이 과거에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모조리 잡아다가 감옥으로 보내곤 하였습니다. 50년대 초반에는 수많은 루마니아 출신의 독일인들이 소련의..

2 나의 글 2019.03.31

타키투스의 명언

Quo magis socordiam eorum irridere libet, qui praesenti potentia credunt extingui posse etiam sequentis aevi memoriam. 우리는 순간적인 권력으로 도래할 세대들에 관한 생각 (기억 혹은 기대감)을 모조리 지울 수 있다고 믿는 자들의 옹졸한 견해에 대해서 얼마든지 조소를 터뜨릴 수 있다. (권력자는 현재의 현실에 비중을 두고 살아가지만, 지식인은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며 깊이 사고한다. 그 때문에 권력이 유한하고 올바른 사고가 천년 이상 살아남는 것일까.) Nam contra, punitis ingeniis, gliscit auctoritas, neque aliud externi reges aut qui eadem s..

2 나의 글 2018.12.26

K에게 보내는 편지

10년 전에 쓴 글인데, 지금 읽어도 별반 바뀐 게 없다. 필자의 할 일이 아직도 많은 것 같아 즐겁지만, 세상이 좋은 쪽으로 변화되지 않는 게 나를 슬프게 한다. ................................. 친애하는 K, 당신과 같은 젊은 사람들은 언제나 "어째서 Wozu?" "어디로 향해서 Wohin?"하고 물어야 합니다. "어째서 그러한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야 말로 삶에서 매우 중요한 물음입니다. 전자는 가장 중요한 사회과학적 질문이며, 후자는 가장 중요한 인문학적 질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째서?"라는 질문은 현재의 현실에 대한 분명한 인식에서 비롯하는 질문입니다. 우리는 안개의 나라, 참으로 요상한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선조들이 청동의 강점을 이해하지..

2 나의 글 2018.10.09

장학금 유감

교육 재정을 담당하는 주체는 마땅히 국가여야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남한 정부는 많은 세금을 징수하지만, 정작 교육을 위해 최소한의 경비만을 지출하고 있다. 코끼리 비스킷이다. 사정이 그러하니, 젊은이들의 교육 재정을 담당하는 자는 오로지 부모들이다. 이로써 남한의 교육적 효과는 국제 경쟁력을 고려할 때 처음부터 서구의 국가들을 따라 잡을 수 없다. 왜냐하면 탁월한 지적 능력을 지닌 어느 젊은이가 가난한 부모를 만났을 경우, 그는 제대로 교육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남한에서 제 아무리 영리해도 가난하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 없으면 공부 못한다고 자조적으로 말한다. 재벌들은 유독 자기 자식들을 외국까지 보내서 유학하게 한다. 하기야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것을 우리가..

2 나의 글 2018.08.05

베를린 통신 (4)

1. 올해의 B는 이전의 B가 아니다. 다시 찾은 M이 과거의 M이 아니듯이. 검은 옷으로 알몸 가린 이슬람 출신의 여인은 거대한 암까마귀처럼 보인다. 2. 장님 코끼리 더듬기. 물론 베를린은 너무나 넓어서 몇몇 구역을 돌아다녔다 해서 모든 면모를 바라보았다 말할 수는 없다. 올해의 B는 이전의 B가 아니었다. 3. Zoologischer Garten - Tiergarten. 중앙역 주위에는 거지들이 많다. 복지의 체제가 있지만, 놀고먹는 사람들의 숫자는 너무 많다. 소수가 다수를 먹여살려야 할 판국이다. 4. 유럽은 더 이상 호황을 누리지 못할 것 같다. 단기적으로 유럽인들은 유로 위기를 극복할지 모른다. 장기적으로는? 독일에는 올바른 투자가, 우리에겐 복지가 중요하다. 5. 일간 신문을 파는 가난한 ..

2 나의 글 2018.07.08

영어사냥, 가자, 어서 가자 플로리다 해안으로

“가자, 어서 가자, 동해안으로” (송창식의 고래 사냥) 1. 오늘 나는 이명박 대통령의 영어에 관한 발언을 생각합니다. 안 그래도 한반도에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영어 때문에 광분하기 일보 직전에 처해 있는데, 그의 발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서 너무도 안쓰럽습니다. 강대국의 경제 논리는 얼마나 오랫동안 우리를 그러한 식으로 편협하게 몰아붙일까요? 언제까지 우리는 강대국의 언어와 문화를 무조건 배워야 하고, 약소민족의 언어와 문화를 무조건 배척해야 하는가요? 어느 베트남 신부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에 시달리다가 결국 자살로 삶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는 몇 년 전에 영어를 모르는 자와는 대화를 나눌 수 없다고 믿으면서, 북한과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습니다. 차라리 베트남..

2 나의 글 2017.08.19

(서평) 원시사회는 암반 위에 있고, 문명 사회는 절벽을 기어오르는가?

다음의 글은 황해 문화 2012년 봄호 (통권 74호) 414 - 418 페이지에 실린 것이다. - 김유동 저: 『충적세 문명』 - 박 설 호 (한신대) 1. 김유동 교수의 『충적세 문명』은 학계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가치를 지닌 문헌이다. 이 책은 만년을 거슬러 올라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문명사를 천착하고 있다. 이로써 저자는 여러 문화 구조의 특성을 도출해내어 서로 비교하려고 한다. 연구에서 저자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은 “사실에 대한 역사학의 고증 작업” 뿐 아니라, “인간의 상상을 동원한 고대 문화의 흔적 내지는 징후 읽기”이다. 왜냐하면 선사 시대의 문화에 대한 검증은 문헌 연구 작업으로서는 무척 힘들고, 게다가 자료 선택의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리 말하건대 김..

2 나의 글 201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