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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박: (3)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

(앞에서 계속됩니다.)  작품 돈키호테는 문학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를 주제화하고 있습니다. 돈키호테는 거룩한 이상을 실현하려는 꿈을 꾸고 있는데, 일반 사람들은 그를 미치광이로 간주하고 조소를 터뜨립니다. 세상에 이다지도 어처구니 없는 오해가 있을 수 있는지요? 김지하의 『밥』에 언급되는 에피소드입니다. 어느 봄날 광대부부는 이 마을 저 마을로 유랑하고 있었습니다. 강물이 녹아서 강가에는 얼음이 녹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강을 건넜을 때, 뒤따라오던 아내가 그만 강에 빠진 게 아니겠습니까? 광대는 아내를 구할 밧줄도 없고, 발만 동동 굴렸습니다. 그러다가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위험을 알리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춤을 추었습니다. 그러자 행인들은 광대가 춤을 잘 춘다고 박수만 치고 있었습니다. 세상의 위..

9 문학 이야기 2025.03.13

서로박: (2)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

(앞에서 계속됩니다.) 임을 애타게 갈구하면, 만남은 성급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법인가요? 사랑을 애타게 갈구하는 남자는 그미를 사랑하는 대신에, 스스로 갈구하는 임의 상만을 사랑합니다. 돈키호테는 (비록 착각 속에서 살아가지만) 자신의 행위를 필요로 하는 현실과 직접 부딪칩니다. 현실 속에는 자신의 갈망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나 돈키호테가 둘시네아를 생각할 때는 이와는 다릅니다. 그미는 하나의 명상으로서 돈키호테의 뇌리 속에서만 출현할 뿐입니다. 친애하는 T, 언젠가 독일의 작가 투콜스키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키 크고 날씬한 분을 갈구하지만, 작고 뚱뚱한 분을 얻는다. 그게 삶 C'est la vie”이라고 말입니다. 둘시네아는 아주 가까운 곳, 토보소에 살고 있는, ..

9 문학 이야기 2025.03.13

서로박: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

친애하는 K, 오늘은 토마스 만 (1875 - 1955)의 중편 소설 「토니오 크뢰거」를 다루기로 합니다. 사실 토마스만의 문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문장은 복합적으로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힘든 독서의 과정을 요하지만, 작품의 주제는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예술성과 시민성의 대비만 내세웁니다. 작품의 형식은 까다롭고 접근하기 어렵지만, 주제에 있어서는 처음부터 확정되어 있는 게 토마스만의 문학세계이지요. 그래도 토마스만을 애호하는 분들은 의외로 많으며, 그의 문학세계는 나름대로의 독창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작가는 김나지움 시절의 나쁜 학업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습니다. 오늘날 대학에서 최고의 학점을 받은 교수들이 토마스만을 연구하느라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인간의 창의..

43 20전독문헌 2025.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