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2 4

서로박: '페르실레스와 시히스문다의 고행' (4)

7. 소설은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로마에 도착하기 전에 순례자들은 야영하기로 결정합니다. 이때 세르반테스는 스스로 잘못 살아온 자신의 삶에 대해 냉소적인 비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소설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자신의 삶의 방황에 대한 참회록이라는 느낌을 드러내는데, 이는 작가의 자기비판에 바탕을 둔 냉소적 풍자에 기인합니다. 페리안드로와 아우리스텔라는 달콤한 사랑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손목을 잡은 채 밤을 지새웁니다. 다음날 아침에 또 다른 순례자들이 합류하게 됩니다. 그들 가운데에는 아르날도와 데무르 공작이 순례자의 복장 차림으로 끼여 있었습니다. 아르날도 왕자는 여전히 아우리스텔라와의 결혼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으며, 데무르 공작 역시 첫눈에 그미에게 반하게 됩니다. (이렇게 말해도 좋을지 모르지..

34 이탈스파냐 2022.12.02

서로박: '페르실레스와 시히스문다의 고행' (3)

5. 항구는 알고 보니 폴리카르포 왕이 다스리는 나라의 수도였습니다. 부둣가에는 수많은 물품들이 높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것들은 부분적으로는 난파된 배에서 구출한 물품이었고, 부분적으로는 해적들이 팔아넘긴 물품들이었습니다. 왕국은 처음에는 난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베풉니다. 순례자들은 이곳에 머물면서 기력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며칠 후에 페리안드로는 다시 아우리스텔라와 재회합니다. 그동안 페리안드로는 해적의 포로가 되어 힘든 삶을 영위해 왔습니다. 처음에 그는 폴리카르포 왕의 노예로 이곳에 팔려 왔는데, 공주, 신포로자의 도움으로 궁궐의 손님으로 대접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신포로자 공주는 주인공의 고결한 눈빛, 늠름한 풍모 그리고 깊은 신앙심에 탄복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고결한 주인공에게 서..

34 이탈스파냐 2022.12.02

서로박: '페르실레스와 사히스문다의 고행' (2)

3. 안토니오는 자신의 가족과 세 사람의 이방인들과 함께 인접한 섬으로 도주합니다. 인접한 섬에는 이탈리아 춤꾼인 루틸리오가 살고 있었습니다. 루틸리오는 자신이 어째서 북구의 추운 섬으로 이주하여 살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해줍니다. 그는 이탈리아 전역을 돌아다니며 춤추면서 살았는데, 북구 출신의 어느 여자에게 반하여 부모와 고향을 저버리고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루틸리오는 자신의 고향 이탈리아로 돌아가는 것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섬에 모인 사람들은 합심하여 로마로 순례의 길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안토니오는 인접한 다른 섬으로 가서 포르투갈 출신의 가수를 데리고 옵니다, 왜냐하면 그 역시 남유럽으로 떠나기를 애타게 고대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이름은 소사 코틴호였는데, 오랫동안 사랑의 열병을 ..

34 이탈스파냐 2022.12.02

서로박: '페르실레스와 시히스문다의 고행' (1)

1. 친애하는 C, 오늘은 세르반테스의 유작 『페르실레스와 시히스문다 Los trabajos de Persiles y Sigismunda』에 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흔히 세르반테스 하면, 돈키호테를 연상하는데, 문학연구가들은 진정한 명작으로서 세르반테스의 유작을 거론하곤 합니다. 작품은 헬레니즘의 연애 소설 내지는 모험 소설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세르반테스 (1547 - 1616)가 죽기 나흘 전에 완성된 것입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세르반테스는 1599년에 이 작품의 집필을 착수하였는데, 죽기 직전에 마지막 힘을 쏟으면서 탈고했다고 합니다. 그는 탈고 후에 다음과 같은 시구를 남겼습니다. “나의 발은 이미 죽음의 바람을/ 맞으며 저세상 난간에 섰는데/ 주여 나는 이제 글을 쓰고 있습니다.” ..

34 이탈스파냐 2022.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