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6 2

서로박: 바타이유의 C 신부 (2)

(앞에서 계속됩니다.) (8) 헐떡 수캐의 일기: 로베르의 방황은 이제 시작됩니다. 낮이면 그는 “지킬 박사”로, 밤이면 “하이드 씨”로 변신하여 살아갑니다. 땅거미가 내리면, 로베르는 몰래 성당을 빠져나와, 밤길을 마치 헐떡 수캐처럼 싸돌아다닙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 밤 그는 드디어 용기를 내어서, 에포닌을 찾아갑니다. 샤를르와 함께 있던 에포닌은 초인종 소리에 바깥을 내다봅니다. 어느 성직자가 “물 쥐” 한 마리가 되어, 문 앞에서 서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에포닌은 몹시 기뻐합니다. 자신의 유혹이 드디어 성공을 거두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미는 샤를을 떠나보낸 뒤에, 로베르를 들어오게 하여 정을 통합니다. 그날 밤 로베르는 그미의 고객이 아니라, 하룻밤의 연인이었습니다. (8) 바람난 성직자: 친..

33 현대불문헌 2022.12.06

서로박: 바타이유의 C 신부 (1)

(1) 포르노인가 예술 누드인가?: 친애하는 R, 오늘은 프랑스의 전위 작가이자 문화 비평가로 활약했던 조르주 바타이유 (Georges Bataille, 1897 - 1962)의 장편 소설 “C. 신부(L'abbé C.)”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바타이유의 작품들은 생전에 많은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죽기 전에 바타이유는 “나의 작품들은 추잡한 상업적 포르노”가 아니라, “겉으로는 음탕한,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예술 누드이다”라고 항변한 바 있습니다. 소설의 발표 시점이 1950년인 것을 고려한다면, 작품은 제 2차 세계대전 직후에 작성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소설의 줄거리는 어떤 흥미진진한 심리적 투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친애하는 R, 소설을 읽는 독자는 극단으로 치닫는 이야기에 가슴 설레지..

33 현대불문헌 2022.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