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이탈스파냐

서로박: '페르실레스와 사히스문다의 고행' (2)

필자 (匹子) 2022. 12. 2. 10:43

   3.

안토니오는 자신의 가족과 세 사람의 이방인들과 함께 인접한 섬으로 도주합니다. 인접한 섬에는 이탈리아 춤꾼인 루틸리오가 살고 있었습니다. 루틸리오는 자신이 어째서 북구의 추운 섬으로 이주하여 살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해줍니다. 그는 이탈리아 전역을 돌아다니며 춤추면서 살았는데, 북구 출신의 어느 여자에게 반하여 부모와 고향을 저버리고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루틸리오는 자신의 고향 이탈리아로 돌아가는 것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섬에 모인 사람들은 합심하여 로마로 순례의 길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안토니오는 인접한 다른 섬으로 가서 포르투갈 출신의 가수를 데리고 옵니다, 왜냐하면 그 역시 남유럽으로 떠나기를 애타게 고대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이름은 소사 코틴호였는데, 오랫동안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는 고열과 기침으로 인해 안타깝게도 급사하고 맙니다.

 

어느 날 큰 범선 한 척이 섬에 도착하게 됩니다. 범선에는 폴란드의 귀족 부인 트란실라, 그미의 남편, 라디슬라우, 그미의 아버지 마우리치오 그리고 약간 정신 나간 쳐녀 로자문다가 타고 있었습니다. 트란실라클로엘라 사이의 뜻밖의 재회는 두 사람의 주인공에게 미래의 행복을 기약해주는 조짐처럼 보입니다. 항해 도중에 이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회포를 풉니다. 춥고 위험한 북유럽을 벗어나 따뜻하고 평온한 남유럽으로 향하기로 결심합니다. 사랑에 미쳐버린, 제어할 수 없는 로자문다를 제외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안온하고 경건한 신앙심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일주일 후에 아르날도 왕자의 배 역시 페리안드로아우리스텔라가 머물고 있는 섬에 당도합니다. 아르날도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게 되자 기뻐서 어쩔 줄 모릅니다. 그래서 그는 가급적이면 빨리 그미를 데리고 덴마크로 가서 결혼식을 올리려고 합니다. 이때 페리안드로는 당혹감을 감추면서, 그미와의 결혼을 연기해달라고 왕자에게 청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여동생과 로마로 순례 여행을 떠나기로 맹세했기 때문에, 이 일이 끝나기 전에는 어떠한 혼인도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아르날도 왕자는 그의 언변에 설득당하면서, 순례 후에 반드시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합니다.

 

 

 

 

 

4.

순례자들은 드디어 범선을 타고 대서양 해안의 남쪽 바다로 향해 순례 여행을 떠납니다. 모두가 로마에 도착하기를 애타게 고대합니다. 그들 가운데에는 페리안드로, 아우리스텔라, 폴란드 출신의 통역사인 클로엘라, 에스파냐 출신의 멋진 사내 안토니오와 그의 가족, 폴란드 출신인 트란실라 부인과 그미의 가족, 정신 나간 처녀인 로자문다, 춤꾼인 루틸리오 등이 끼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범선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범선 바닥에 의도적으로 구멍을 뚫어놓았던 것입니다. 어느 사악한 인간의 앙심 내지는 시기와 질투심 때문이었습니다. 출항한지 몇 시간 후에 범선 바닥은 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승객들은 꼼짝없이 바다에 수장될 지경이었습니다. 배가 가라앉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혼비백산 흩어져 뗏목을 붙잡고 바다 위를 표류하게 됩니다. 이로써 페리안드로아우리스텔라는 다시 헤어지게 됩니다.

 

아우리스텔라, 트란실라, 로자문다 그리고 마우리치오 그리고 젊은 안토니오는 어느 작은 무인도에 당도합니다. 해안 가에 모인 그들은 각자 가족 걱정에 눈물을 흘립니다. 아우리스텔라페리안드로의 안위가 걱정되어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애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무인도는 거의 눈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식량을 조달하기가 어렵거니와 추위에 떨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무인도에서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아야 한다고 믿으면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립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지만, 이는 로자문다에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힘든 환경 속에서 그미는 안토니오를 유혹하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합니다. 안토니오는 아내와 딸을 먼저 생각하며 로자문다의 유혹을 뿌리칩니다.

 

어느 날 무인도에 거주하던 순례자들은 해적선 한 척을 발견합니다. 해적들은 그들을 배에 태워서 항해를 계속합니다. 약 3개월의 항해 끝에 배는 어느 항구에 도착합니다. 그 항구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이 곳을 다스리는 왕은 폴리카르포라고 했습니다. 폴리카르포 왕은 고결하며 교양이 넘치는 군주로서 그의 명성은 국내외에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순례자들은 이곳에서 하산합니다. 그들은 낯선 지역에서 고난을 극복하려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그곳에 정박 중인 어느 배의 선장은 순례자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줍니다. 페리안드로가 해적에게 끌려가서 어느 군주의 소유물로 낙찰되어 팔려갔는데, 지금 이곳에서 폴리카르포 궁궐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우리스텔라는 사랑하는 임이 살아있다는 소식에 기뻐서 어쩔 줄 모릅니다.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