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5 3

서로박: (5) 돈 앞에서 공정과 정의는 없다

(앞에서 계속됩니다.) 13. 통치에 유리하게 활용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의 개념: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한 정의의 개념은 처음부터 가부장주의의 사고로부터 한 치도 벗어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인민이 아니라 지배자, 다시 말해서 통치 기관에 유리하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아리스토텔레스에게 개인으로서의 정당성 내지 개개인들의 사적 관계로서의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어떤 (마치 관대한 자선이라든가 고결한 마음씨와 같은) 정서 내지 지조와 관계되는 미덕이 아니라, 처음부터 오로지 외부적으로 드러난 행동으로 국한되어 있을 뿐입니다. 자고로 개인은 스스로 공명정대한 자세를 취하면서 얼마든지 불법적 행위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정의라든가 불의를 허용하거나 허용하지 않..

2 나의 글 2022.12.05

서로박: (2) 돈 앞에서 공정과 정의는 없다

(앞에서 계속됩니다.) 일단 서양의 역사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인간은 예외 없이 자유롭게 태어난 존재이다.” 이는 고대 로마 시대에 이미 하나의 국법의 기초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토대는 법의 제정 과정에서 본래의 의미와는 전혀 다르게 기술되었습니다. 예컨대 울피아누스는 “모든 인간은 자연법에 의하면 자유롭고 평등하다.”라는 문장을 맨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이어지는 문장을 위해서 끌어들인 하나의 허사에 불과합니다. 즉 노예 제도는 시민의 권한을 보충해주는 수단이 된다는 것입니다. 한 인간이 얼마만큼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한 인간이 주어진 국가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가? 하는 물음과 직결됩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 ..

2 나의 글 2022.12.05

서로박: (1) 돈 앞에서 공정과 정의는 없다.

- “정의는 제반 국가들의 토대이다. Iustitia fundamentum regnorum” (토마스 아퀴나스) - “형벌은 대부에게 적용되지 않으며, 예절은 서인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刑不上大夫 礼不下庶人.” - “급진적 자연법은 만인의 자유와 평등을 요구하는 주체의 저항에서 출발한다.” (블로흐) 1. 친애하는 J, 미국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가 한국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인구의 5%가 남한 토지의 80%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빈부 차이가 심한 나라에서 정의에 대한 관심이 끓어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 모릅니다. 사실 샌델 교수가 바람직한 것으로 지향하는 공동선 사회는 거시적으로 고찰할 때 사회주의 국가에서 추구하던 공동선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

2 나의 글 2022.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