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ques-Émile Blanche가 그린 버지이아 울프
1. 버지니아 울프의 서간체 에세이: 오늘은 영국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 (Virginia Woolf1882 – 1941)의 『3 기니』에 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중수필에 해당하는 산문으로서 1938년에 간행되었는데, 그 내용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페미니즘 운동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울프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시기에 전쟁의 소름 돋는 징후를 감지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지식인과 마찬가지로 그미는 어떻게 하면 유럽에서 군국주의를 도모하는 파시즘이 약화하고, 조만간 도래할 것 같은 전쟁의 참상을 막을 수 있을까 하고 고심했습니다. 전쟁 위기는 근본적으로 가부장적 남성들의 투쟁적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여성들이 평화 운동을 벌이면서 어떤 사회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그미의 지론이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서간체로 모든 것을 서술합니다. 말하자면 어떤 남자에게 보내는 가상적 편지의 형식을 채택한 것입니다. 편지의 수취인은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중년의 부유한 변호사입니다. 예컨대 그미는 중산층의 가정에서 자라는 딸들이 차제에 어떻게 교육을 받아야 하며, 이들이 나중에 성년이 되어 사회적으로 어떠한 놀랍고도 적극적인 과업을 수행해 나가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를 고려한다면 버지니아 울프는 누구보다도 영국의 중산층에 속하는 여성들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2. 울프가 추구하는 세 가지 사업: 제목에서 말하는 “기니”란 영국의 금화를 가리킵니다. “기니”는 원래 1663년에서 1814년까지 주조되던 21실링 가치 금화인데, 우리는 기니를 하나의 “목돈”에 해당하는 금화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세계대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여성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하고 고심했습니다. 어떤 일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영국인들은 세 가지 방식으로 목돈을 기부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여자대학을 바로 세우고 혁신하는 데 기니를 사용하는 일입니다. 두 번째로 사람들은 여성들의 일자리를 알선하고 후원하는 데 기니를 지출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영국인들은 평화 단체의 운영 자금으로 기니를 적립해야 한다고 합니다. 울프는 당면한 절실함의 정도에 따라 세 가지 사업의 순서를 정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정치적으로 사회에 적극적으로 이바지하려면, 일차적으로 자신이 처하고 있는 현실적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독립해 있어야 합니다. 여성은 자기 자신의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려면 스스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이로써 여성은 물질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독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3. 파시즘의 폭력과 가부장 중심주의, 지배와 굴종: 버지니아 울프의 중수필은 여성의 사적인 삶이 공적인 삶과 불가분의 관게에 처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두 가치 측면은 말하자면 역동적으로 상호 작용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가정생활 그리고 공적인 사회 참여의 구조를 서로 연결하려는 까닭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파시즘의 폭력과 전쟁 추구는 가부장 중심의 세계관과 결착되어 있는데, 이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각 계층, 특히 여성들이 이러한 억압 구조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세 가지 대안을 제시하면서, 다음과 같은 주장을 내세웁니다. 즉 현재 사회는 가정, 사회 그리고 독재라는 수직적 계층에 의해 형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계층은 1930년대 영국에서 남성적 폭력을 행사하는 정치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배와 굴종으로 이루어진 사회 구조는 모든 구성원의 심리를 파괴하고 변형시킨다는 게 버지니아 울프의 지론입니다.
4. 누가 누구를 지배하고, 누가 누구에게 복종하는가? 전쟁을 치르려는 파시즘의 공격 성향은 버지니아 울프의 견해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근원을 지닙니다. 즉 혹자는 거의 공격적 자세로 권력을 추구하며, 혹자는 의식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돈과 권력의 권위에 굴복합니다. 남성들의 이러한 권력추구 그리고 여성들의 맹목적인 굴종적 자세는 지금까지 때로는 교육제도 내지는 교육 기관에 의해서, 때로는 사회 경제적 현실적 조건에 의해서 정당화되어 왔습니다.
이로써 가부장 중심의 사회에서 뿌리내린 것은 버지니아 울프에 의하면 경쟁, 전쟁 지향성, 남녀 차별 등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권력을 차지하려는 가부장의 막강한 의지는 구조적으로 고찰할 때 어느 독재자의 무 제한적인 권력 지향성과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왜냐면 이러한 두 가지 의지는 (지배와 복종이라는 의미에서) 어떤 상호 보완적 계급적 서열이라는 토대에 의해 조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배와 복종에 근거하는 계급적 서열은 억압, 강제성 그리고 생소화 등의 방식으로 굳건한 사회적 틀을 갖추고 있습니다.
(계속 이어집니다.)
'36 현대영문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로박: (2) 버지니아 울프의 '3 기니' (0) | 2024.12.12 |
---|---|
서로박: (2) 도널리의 '카이사르의 기둥' (0) | 2024.08.05 |
서로박: (1) 도널리의 '카이사르의 기둥' (0) | 2024.08.05 |
서로박: (3)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심장' (0) | 2023.10.09 |
서로박: (2)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심장' (0) | 2023.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