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계속됩니다.)
6. 소설의 줄거리 (1): 소설은 찰스 말로가 자신이 어떻게 상아 회사 소속의 증기선의 선장이 되었는지를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어느 날 말로는 회사의 요청으로 강의 상류로 향해 약 50킬로 항해합니다. 그곳에서는 화물 운송을 위한 선로를 건설되고 있었습니다. 좁은 협곡에서는 수많은 노동자가 지치고 병든 몸으로 선로 설치 작업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일하는 도중에서 몇몇 흑인들은 쓰러져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러한 광경을 바라보는 말로 선장은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말로는 열흘 정도 소속 회사의 임시 숙소에서 머물러야 했습니다. 이때 그는 회사의 서기로부터 커츠라는 인물에 관해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커츠는 회사의 중책을 맡은 인물이었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중개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회사의 서기는 때가 되면 커츠를 만날 수 있으리라고 언질을 줍니다.
7. 소설의 줄거리 (2): 말로는 약 60명의 선원 그리고 노동자들과 함께 자신의 증기선이 정박하고 있는 장소로 향합니다. 그런데 그곳에 도착하니 증기선이 사고로 인해 심하게 파손되어 있었습니다. 회사의 대표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로의 도착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말로는 자신의 증기선을 수리하게 하지만, 공구 그리고 부품을 조달하지 못하는 관계로 수선 작업이 신속하게 진척되지 않습니다. 말로는 두 달 동안 강변에 머물러야 하는 것을 몹시 답답해합니다. 그 사이에 회사의 대표는 커츠가 저지른 온갖 악행을 낱낱이 털어놓습니다. 말로 선장은 야밤에 콩고강 상류로 항해합니다. 배가 커츠의 주둔지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 한 사람이 증기선의 갑판으로 뛰어듭니다. 그는 러시아 출신의 일꾼이었습니다. 러시아 일꾼은 두 가지 소식을 전해줍니다. 그 하나는 흑인들이 커츠를 마치 추장처럼 받들어 모신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커츠가 원인 모를 중병에 걸려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8. 소설의 줄거리 (3): 말로 선장은 커츠의 주둔지를 배회합니다. 그곳의 울타리에는 해골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습니다. 커츠는 자신의 추종자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냅니다. 커츠는 탈것에서 내려서 증기선의 선실로 들어섭니다. 이때 회사의 대표는 커츠가 사업에 비협조적으로 처신했으므로 상아 수집을 위한 사업에 커다란 해악을 끼쳤다고 말합니다. 러시아 출신의 일꾼은 커츠가 자신을 죽이려고 했기 때문에 그를 배신할 수밖에 없었다고 실토합니다. 이로써 두 사람 사이의 오해는 어느 정도 풀리게 됩니다. 자정이 넘어선 후에 커츠는 증기선이 있는 곳으로 돌아옵니다. 쿠르츠는 미리 기차역 건물에 미리 잠입하여 숨어 있었습니다. 말로는 만약 비상벨을 누르면 죽여버리겠다고 위협을 가하지만, 쿠르츠는 그럴 힘이 없으며 부탁이 있다고 말합니다. 커츠는 자신의 임무가 소상히 적혀 있는 서류와 사진 등을 선장에게 건네줍니다. 이때 서류가 회사 대표의 수중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당부합니다. 다음 날 두 사람은 강의 하류로 항해할 준비를 마칩니다.
9. 소설의 줄거리 (4): 강의 하류로 귀환하는 동안 커츠의 몸 상태는 현저하게 나빠집니다. 커츠는 힘없이 기이한 표정을 지으면서 ”경악이야, 경악이여“하고 외칩니다. 얼마 되지 않아 커츠는 사망합니다. ”커츠씨 - 그 죽었다.“ 이 구절은 TS. 엘리엇의 시 「투명 인간The Hollow Men」에 나오는 것인데 묘비명으로 채택됩니다. 흑인들이 찾아와서 진창의 구멍에다 무언가를 집어넣는 의식을 벌이는데, 말로 선장은 이러한 예식에 관심을 기울이치 않습니다. 말로 선장은 모든 일을 접고 유럽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칩니다. 문명화된 세계로의 귀환이 크렇게 즐거움을 안겨주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커츠의 유품을 찾으려고 하지만, 커츠는 잠깐 그것을 숨길지 말지를 고민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는 커츠의 유품과 사진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몇몇 개인적인 편지 그리고 사진을 골라내어, 커츠의 약혼녀에게 전해주기로 마음먹습니다. 말로가 그미를 찾았을 때 커츠의 약혼녀는 그가 죽은 지 1년이 넘었지만, 그의 부음 소식에 몹시 슬퍼합니다. 그의 약혼녀는 그가 무슨 말을 남겼는지 알려달라고 애원합니다. 그의 마지막 남긴 말은 그미의 이름이었다고 전합니다.
10. 젊은 선장 말로: 작품은 요셉 콘래드가 평생 추구했던 아프리카 정글의 비의적 핵심 사항을 다루고 있습니다. 『암흑의 심장』에는 작가의 체험 그리고 신화를 병적으로 집착하는 작가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작가는 낯선 지역의 이국적 풍토를 묘사하면서, 여기에 전대미문의 놀라운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젊은 선장, 말로는 배를 타고 아프리카 콩고강의 상류로 나아갑니다. 그는 어쩌면 소설의 등장인물이지만, 모든 것을 논평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강의 길이는 총 만 킬로미터를 넘어설 정도로 기나깁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강줄기는 마치 비틀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광대무변한 뱀처럼 여겨집니다. 뜨거운 열기 그리고 섬뜩한 숲 속의 어두움은 간간이 주인공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드물게 자신의 방향감각을 잃게 할 정도입니다.
11. 콩고강 상류에서의 체험, 선사시대의 상: 콩고강 상류에는 유럽인들이 만든 무역회사의 주둔지가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이른바 돈을 벌기 위해 모여든 유럽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말로 선장의 눈에는 마치 “진보의 순례자들”처럼 비칩니다. 이들은 황금에 눈이 멀어서 아프리카의 원자재를 마구잡이로 끌어모으고 착취하는 부패한 영혼들입니다. 아프리카의 모든 원자재는 그들의 눈에는 재화로 비치고 있습니다. 증기선을 몰면서 아프리카의 상류 지역으로 깊숙이 들어설수록, 말로 선장은 자기 자신이 마치 태초의 캄캄한 밤(夜)으로 깊이 잠입하는 여행자인 것처럼 느낍니다. 말로는 콩고강 상류로 향한 항해를 “마치 이 세상이 처음 시작되던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고 표현합니다.
초목이 어지럽게 자라고, 키가 큰 나무가 마치 왕처럼 행세하고 있었습니다. 상류 지역은 말로 선장에게는 마치 “하나의 텅 빈 강, 거대한 정적 그리고 침투하기 어려운 암흑의 공간”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선사시대는 근거를 찾을 수 없는 깊은 심연의 시간 속에 갇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곳은 영원히 멀리 떨어져 있는 생소함 그리고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심오함을 가져다주고 있었습니다. 밀림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쥐라기의 공룡들이 거대한 몸뚱이를 번득이며 목욕하는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콩고강의 거대한 정적 그리고 간간이 들리는 엄청난 굉음은 한마디로 야생의 실체로서, 수억 년 전의 시대를 섬뜩하게 감지하게 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12 공룡 이크티오사우루스: 『암흑의 심장』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다룬 소설 『로드 짐』과 함께 열대 자연사 그리고 서구의 식민지 정책과의 관련성을 가장 정확하게 고찰하게 하는 문학 작품입니다. 가령 작품에는 쥐라기 시대의 공룡이 등장합니다. 공룡은 물속에서 생활하는 “이크티오사우루스”인데, 특정한 시공간에 살았던 파충류이자, 어류에 속하는 동물입니다. 이 동물은 시간의 화살 개념에 입각한 “상동 관계homology” 그리고 시간의 순환 개념에 해당하는 “상사 관계analogy”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공룡의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는 육상 파충류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점은 상동 관계에 해당합니다. 다른 한편 공룡의 다른 지느러미의 손가락뼈는 파충류와 다른 계열에서 진화했음을 알려줍니다. 이는 상사 관계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스티븐 제이 굴드: 시간의 화살, 시간의 순환. 지질학적 시간의 발견에서 신화와 은유, 아카넷, 281쪽.)
(계속 이어집니다.)
'36 현대영문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로박: (1) 도널리의 '카이사르의 기둥' (0) | 2024.08.05 |
---|---|
서로박: (3)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심장' (0) | 2023.10.09 |
서로박: (1)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심장' (0) | 2023.10.08 |
서로박: 필립 로스의 안녕 콜럼버스 (0) | 2023.08.21 |
서로박: (2) 디킨스의 '두 도시의 이야기' (0) | 2023.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