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ques-Émile Blanche가 그린 버지니아 울프
(앞에서 이어집니다.)
5. 문제는 무의식적 히틀러주의에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파시즘이라는 끔찍한 테러에 완강하게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여성들이 가장 먼저 행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가부장 중심의 세계관에 대항하는 투쟁이어야 합니다. 가령 잔인한 가부장 중심의 의식은 “무의식적 히틀러주의unconscious Hitlerism“라고 합니다. 무의식적 히틀러주의는 여성에 대한 차별, 권력 의지 그리고 남성적 의향을 방해에는 모든 것에 대한 선전포고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개개인의 의식 속에 이미 사도마조히즘적 특징이 도사리고 있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바꾸어 말해 지배 그리고 굴종은 버지니아 울프에 의하면 개인의 의식 속에 하나의 특성으로 일원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입장에 근거하여 버지니아 울프는 교육에 있어서 새로운 급진적인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것은 특히 여성들이 가정과 공적인 삶에서 사회적 공존을 위한 새로운 도덕적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인간은 권력추구, 경쟁, 적대적 투쟁 그리고 타인을 자기 뜻대로 조종하려는 지배의 의향 등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거입니다.
6. 작가의 서술 방식 그리고 영향: 작가는 여러 가지 다양한 글을 참고하면서 마치 몽타주 방식의 논평으로 자신의 견해를 개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학자의 예리한 분석을 읽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버지니아 울프는 자신의 글에 유명인의 전기(傳記)라든가, 편지 내용, 공개적 칼럼, 영국의 유명한 대학의 연감이라든가 신문 시가 등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이로써 작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질적인 견해를 인용하면서, 관점의 다양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개별 여성들의 개인적 견해는 가부장 중심주의자들의 전체적 견해와 대비되고 있으며, 간간이 정치가, 고등 판사 그리고 대주교 등의 발언이 비판적인 관점에서 인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논쟁적 문헌에서 명징하게 드러나는 것은 개별적 삶 그리고 여기서 태동하는 견해들은 궁극적으로 공공의 삶과 여기서 태동하는 견해들과 직접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3 기니』를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울프의 문헌을 1930년대 영국에서 발표된 가장 탁월하고 놀라운 논쟁서라고 격찬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문헌은 다른 한편으로는 남성이 아니라, 여성의 관점에서 다른 일방적인 세계관에 근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비판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비평가는 파시즘과 가부장 사이의 상관관계를 거론한 버지니아 울프의 입장에 이의를 제기하였습니다. 말하자면 파시즘의 문제는 오로지 페미니즘의 관점에 국한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오늘날 제반 전쟁을 이끈 사람들 그리고 전쟁을 논의하고 이를 합리적 방안이라고 주장한 사람들은 대부분 백인 남자들이었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 버지니아 울프의 문헌은 페미니즘 운동의 핵심적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7. 지배와 복종은 인간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상호 영향력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주장은 오늘날 페미니스트라면 별로 놀랄 수 없는 당연한 견해로 이해되지만, 1930년대 유럽에서는 놀라움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으로 수용되었습니다. 여성의 지위는 오늘날과 비교할 때 형편이 없었고, 여성의 사회 참여는 여러 범위에서 제한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여성들의 경제적 활동은 주로 공장의 종업원, 비서 등의 일감으로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역사적 비판적 관점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문헌적 가치를 고찰해야 할 것입니다.
누군가 복종하지 않으면, 누구도 타인을 지배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사회 내의 수직적 지배 구도를 차단하면, 개개인은 누구로부터 어떠한 기관으로부터 억압당하지 않게 됩니다. 여성이 가정 내에서 그리고 사회적으로 이러한 지배와 복종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면, 어떠한 남녀 사이의 크고 작은 갈등이 사라지게 되리라는 게 버지니아 울프의 입장이었습니다. 여성 차별을 종결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남성과 여성을 일도양단하는 식의 구분이 사라져야 합니다.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이라는 선입견을 깨뜨리려면, 버지니아 울프의 견헤에 의하면 일단 여성들이 계몽되어야 하고, 스스로 비판 의식을 가꾸어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그들은 가정으로부터, 사회로부터 그리고 국가 정책으로부터 세뇌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여성들은 첫째로 남성들과 동등한 교육을 받아야 하고, 자신의 고유한 직장에 근무함으로써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하며, 나아가 평화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다고 울프는 주장했습니다.
(끝 감사합니다.)
한국어 문헌
1. 버지니아 울프의 3 기니, 태혜숙 역, 이후 2007
2. 버지니아 울프의 3 기니 이미애 역, 민음사 2008.
3. 버지니아 울프의 3 기니, 오진숙 역, 솔 2019.
4. 버지니아 울프의 3 기니, 김정아 역, 문학과 지성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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